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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김정은 당 위원장” 먼저 보도…극적효과 노리다 물먹은 북한 언론

북한 언론들은 9일 하루 종일 “김정은 동지를 ‘최고 수위’로 모셨다”고 보도했다. 새로 추대된 그의 직책을 밝히지 않은 채였다. 그러나 이날 오후 7시30분을 전후해 평양에서 당대회를 취재하던 일본 NHK와 지지통신을 통해 김정은의 새 직책에 관한 긴급 속보가 타전됐다. 북한은 당 대회 개최 나흘 만인 9일 처음으로 100여명의 취재진 가운데 30명가량을 대회장에 입장시켰다.

NHK는 “북한의 조선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이 새로 마련된 ‘당 위원장에 취임했다”며 “이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발표한 것으로 평양에 있던 NHK 기자들이 당대회의 취재를 허용받고 현장(4·25문화회관)에서 취재한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신변이나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 긴급히 알려야 할 경우엔 ‘특별보도’ 형식으로 정규 방송을 끊고 보도해 왔다. 전날인 8일 오후에도 특별보도를 통해 사업총화(결산) 보고를 단독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이날 김정은의 새 직책 관련 보도는 외신보다 한참 늦었다. 북한에도 긴급 속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선중앙통신이 있지만 선수를 빼앗겼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은 “북한이 뜸들이기를 하면서 국제적 관심을 한껏 고조시킨 뒤 발표하는 극적 효과를 노렸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장 취재를 허용하면서 일본 언론들이 먼저 보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국대 전영선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는 “북한 언론은 선전선동부의 철저한 통제를 받기 때문인데 이번에도 보도 시간과 내용을 검토하는 사이 일본 언론이 선수를 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북한이 공항에서 휴대전화를 수거한 탓에 통신 상황이 여의치 않았지만 최근엔 외국인들에게 이를 허용해 기자들의 긴급 타전이 가능하다. 북한 당국이 당대회장 취재를 허용한 것은 100여 명의 기자를 불러놓고 외부만 촬영하게 한다는 불만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이 때문에 외신에 첫 보도 기회를 내주게 됐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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