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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 없이 복종 ‘적자생존’ 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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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부터 4·25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노동당 7차 대회에 참석한 대표자들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사업총화 보고(연설) 중 사전에 배포된 연설문으로 추정되는 유인물을 보며 노트에 메모를 하고 있다. 이전 당 행사 때는 가끔씩 졸고 있는 참석자들의 모습이 보였지만 이번에는 찾기 어렵다. [사진 노동신문]


지난 6일과 7일, 노동당대회가 열린 평양의 4·25문화회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3467명의 각 지역 대표자와 1387명의 방청객들은 책상이나 무릎 위에 노트를 펴놓고 깨알같이 글씨를 적어 내려갔다.

3시간 넘게 이어진 김정은의 연설이 TV를 통해 중계되는 동안 화면에서 조는 사람을 발견할 수 없었다.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이른바 ‘적자생존’의 풍경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9일 북한이 공개한 당대회 ‘결정서’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전체 5만4000여 자(字)에 달하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결정서는 김정은의 사업총화 보고를 사실상 반복한 축약본이었다.

“책임 있는 핵보유국으로서 적대 세력이 핵으로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핵 전파 방지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세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김정은 연설 내용이 고스란히 재등장했다. 결정서엔 “조선노동당은 김정은 동지를 주체혁명의 최고 수위에 높이 모시고…”라는 표현도 들어갔다.

그러면서 김정은의 연설에 대해 “혁명과 건설에서 나서는 이론실천적 문제들에 완벽한 해답을 준 백과전서적인 정치 대강(大綱)”이라며 “자주시대의 사상이론적 보물고를 더욱 풍부히 한 고귀한 혁명적 재보(財寶)”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의 연설에 대한 7일 노동당 토론회 순서 때도 칭송과 절대적인 복종 맹세 일색이었다. 김기남 당 선전비서는 “우리 당과 혁명의 백년대계의 진로를 환히 밝혀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역사적인 보고를 전폭적으로 지지찬동한다”며 “7차 대회 결정을 관철하기 위한 당사상 사업에서 새로운 혁명적 전환이 일어나도록 하겠다는 것을 굳게 결의한다”고 말했다.

김기남을 포함해 이날 토론에는 모두 40명이 참가했다. 내각 총리부터 일반 노동자, 군 최고지휘관부터 부대 소속원까지 각 기관과 지역을 대표한 이들은 대부분 “(김정은의) 보고를 지지찬동한다”로 시작해 “(연설 내용을) 관철하겠다”로 마무리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36년 만에 열린 최고의 정치행사인 당대회가 최고지도자를 향한 충성경쟁의 장이 되고 말았다”며 “노동당대회의 토론은 반론은 없고 복종과 찬동만 있었다”고 평했다.

국민대 정창현(북한학) 겸임교수는 “일각에선 북한을 종교주의 국가로 보는 견해가 있다”며 “‘수령(최고지도자)은 신성하고 무오류’라는 북한에서 최고지도자가 언급한 내용을 비판하거나 거부하는 건 최고의 불경죄”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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