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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틀 자체를 넓혀가는 것, 그게 바로 창조”

| 사회발전부문 이세돌 9단
바둑 통해 창의적 메시지 던질 것
상금은 좋은 곳에 쓰이도록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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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의 본질은 사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한다’는 것입니다. 또 무엇보다 최선을 다한다는 정신이고요. 알파고와의 대국을 통해 많은 분들이 방금 제가 말한 바둑의 본질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셨는데, 그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3월, 구글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국을 치른 이세돌(33) 9단은 ‘과정’을 강조했다. 9일 서울 중구 서소문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제 7회 홍진기 창조인상’ 수상소감에서다.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고전을 거듭했던 이 9단은 치열한 복기와 수 읽기를 통해 3연패 뒤 극적인 1승을 거뒀다. 스스로는 알파고와의 대국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창의력은 무엇인가’에 대해 큰 메시지를 던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과정을 중시하고 창의적인 메시지를 던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상자의 과거 업적뿐 아니라 그 속에 담긴 미래 지향적 가치를 주목하는 홍진기 창조인상의 정신과 맞닿아있는 얘기다. 한편 이 9단은 상금 5000만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이 9단은 "상금이 더 좋은 곳에 쓰일 수 있도록 기부처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 과학기술부문 한미약품 연구센터
바이오 의약품 지속력 연장한 건
실패 두려워하지 않은 연구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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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유민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을 기리는 제7회 홍진기 창조인상 시상식이 9일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수상자 3명은 각각 상금 5000만원을 받았다. 왼쪽부터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 이홍구 유민문화재단 이사장, 과학기술부문 수상자 한미약품연구센터(정성엽 이사 대표 수상), 사회발전부문 수상자 이세돌 9단, 문화예술부문 수상자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관장, 사공일 중앙일보 고문. [사진 김성룡 기자]

과학기술부문 수상자인 한미약품 연구센터를 대표해 상을 받은 정성엽(47) 이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10여 년 간 연구개발에 몰두한 선후배 연구원들, 그리고 15년간 9000억원을 투자하며 연구팀을 믿어준 임성기 회장님 덕에 성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연구센터는 약효가 짧은 바이오 의약품의 지속력을 늘린 특허 기술 ‘랩스커버리(LAPSCOVERY)’를 개발했다. 이 기술이 적용된 바이오 의약품은 투약 주기가 기존 하루 1회에서 월 1회 정도로 늘어 환자들의 투약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그는 “지금 이 시간에도 연구실에서 DNA와 단백질, 세포를 연구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연구원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도 했다.

| 문화예술부문 김달진 관장
주목받지 못했던 미술가들 기록해
더 풍성한 한국 미술사 남기고 싶어


김달진(61)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관장은 45년간 한국의 근현대미술 자료를 수집, 정리하고 연구한 공을 인정받아 문화예술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주요 미술전시가 있는 금요일마다 자료 수집을 위해 천가방을 메고 나타나 미술계에선 일명 ‘금요일의 사나이’로 불린다고 한다.

김 관장은 “좋아서 하던 일이 발전해 사명감이 생기고 직업이 됐는데, 또 사회에서 인정을 받아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주목받지 못했던 미술가들을 기록해 더 풍성한 한국 미술사를 기록하겠다”며 “아날로그 자료의 디지털화, 이용자 서비스 개선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관장은 수상 소감 뒤 무대에서 팔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청중들에게 인사했다. 덕분에 엄숙했던 시상식장은 잠시 웃음바다가 됐다.

창조인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홍구 유민(維民)문화재단 이사장은 “올해는 유민 홍진기 선생이 타계하신 지 30주년이 되는데, 유민 선생께서 생전에 강조하셨던 ‘창조’란 없던 걸 새로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틀 자체를 넓혀가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은 “한미약품은 저성장 시대에도 지적자산을 통해 선진국으로부터 조 단위의 매출을 올렸고, 이세돌 9단은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이 무엇인지 전세계에 보여줬으며, 김달진 관장은 한국민의 DNA에 새겨있는 기록의 역사를 빅데이터 시대에 새롭게 구현했다”고 말했다.

글=조혜경 기자 wiselie@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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