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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의 야구노트] FA 영입 신의 한 수…NC ‘박보검’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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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지난해 11월, 프로야구 몇몇 구단은 자유계약선수(FA) 박석민(31)이 원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 가운데 하나였던 NC 다이노스는 발빠르게 김택진 구단주(엔씨소프트 대표)로부터 박석민과의 계약을 허락받았다. 4년 최대 96억원. 프로야구 사상 최고액 FA 계약이 이뤄졌다.

FA는 양날의 검(劍)이다. 잘 쓰면 상대에게 가장 위협적인 무기가 되고, 잘못 쓰면 사장·단장·감독의 목을 겨눈다. 최근 특급 FA의 몸값은 연평균 20억원을 돌파했다. 큰 돈을 쓰고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만큼의 책임을 져야 한다. 게임회사가 모기업인 NC 구단의 ‘FA 리스크’는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다른 구단의 위험보다 컸을 것이다.

최근 8연승을 달린 NC는 9일 현재 2위(18승11패, 승률 0.621)에 올라있다. 선두 두산과는 불과 1경기 차. 앞으로 수차례 위기가 있겠지만 NC가 강력한 우승 후보인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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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석민의 활약이 특히 눈에 띈다. 27경기에 나선 그는 타율 0.304(25위), 5홈런(14위), 23타점(8위)을 기록 중이다. 지난 겨울 배석현 NC 단장은 박석민을 영입하며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분석 결과 박석민은 국내 야수 중 최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다. 해마다 팀에 4~5승을 더 안길 수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박석민은 예상대로 해주고 있다.

박석민의 가치는 데이터로 나타나는 것 이상이다. NC의 취약 포지션이었던 3루수를 리그 최고의 선수가 맡게 됐다. 박승호 NC 타격코치는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가 중심타선에 있는 건 엄청난 효과를 만들어낸다. 그런 면에서 박석민은 우리 팀과 잘 맞는 타자”라고 말했다.

NC 타선은 3번 나성범(왼손)-4번 테임즈(왼손)-5번 박석민(오른손)-6번 이호준(오른손)으로 이어지면서 좌·우 균형을 맞추게 됐다. NC의 약점이었던 좌투수 공략이 수월해진 것이다. 또한 지난해까지 5번을 주로 맡았던 이호준이 6번으로 내려가면서 중심타선이 확장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덕분에 NC는 팀 홈런(32개)과 팀 장타율(0.441) 1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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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구단이 FA를 영입하면 기존 선수는 잉여 전력이 되기 쉽다. ‘굴러온 돌’과 ‘박힌 돌’이 경쟁하다가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박석민은 지난해 삼성에서 타율 0.321, 26홈런, 116타점을 기록한 강타자다. 박석민은 NC에 연착륙했고, NC의 3루를 맡았던 지석훈(32)은 전천후 백업요원으로 활약 중이다.

NC가 박석민 효과를 누리는 만큼 삼성은 전력손실을 입었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외국인 3루수 발디리스를 영입했지만 박석민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발디리스는 지난 5일 2군으로 내려갔고 삼성은 7위에 머물러있다.

NC와 박석민은 기계적 결합뿐 아니라 화학적 융합에도 성공했다. 김택진 구단주는 박석민 영입에 앞서 “박 선수가 오면 팀워크에는 문제가 없을지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배석현 단장은 “밖에서 보면 재미있는 선수이지만 만나보니 진중한 면이 있더라. 기존 선수들과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박석민 영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NC의 최선참 이호준은 “박석민이 정말 성실하더라. 몇 년 후에는 NC의 좋은 리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3년 1군에 진입한 NC는 14·15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치밀한 계획을 세웠고, 뚜렷한 성과를 냈지만 가을야구 할 때는 힘을 쓰지 못했다. 큰 무대에서 쓸 수 있는 무기가 절실했던 것이다. NC가 우승을 노릴 수 있을 때, 최고의 3루수가 시장에 나왔다. NC는 몇 년치 투자역량을 박석민에게 집중했다. 기대대로 박석민은 NC에 최적화한 ‘박보검(寶劍)’이 됐다.

김식 야구팀장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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