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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어버이연합 게이트 논란

중앙일보 <2016년 4월 22일 30면>
전경련 어버이연합 뒷돈 의혹의 진상을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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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어버이연합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앞서 어버이연합이 탈북자들에게 일당을 주고 각종 집회에 동원한 정황이 나온 마당에 전경련 지원 의혹까지 제기됨에 따라 그 배경과 배후가 주목되고 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어버이연합 차명계좌로 보이는 계좌에 2014년 9월부터 넉 달간 세 차례에 걸쳐 전경련 명의로 1억2000만원이 입금됐다. 해당 계좌엔 탈북자단체 대표에게 2900만원이 송금된 기록이 있고, 어버이연합 사무총장과 또 다른 보수단체 등으로 돈이 건너간 흔적도 나왔다는 것이다. 탈북자단체 대표에게 전달된 돈은 집회 참가 대가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전경련이 4000만원을 입금한 다음 날 전경련이 요구해 온 노동 관련 법 등 민생법안 처리 촉구집회가 열렸다는 점에서 그 관련성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헌법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건 집단적 의사 표현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만약 그 과정이 왜곡될 경우 민주주의 시스템은 망가지게 된다. 더욱이 국내 대기업들을 회원사로 둔 전경련이 세월호 진상 규명 반대,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성,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지지 등 집회를 해온 보수단체에 뒷돈을 대온 게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다. 일각에서 청와대 개입설이 제기되자 청와대 대변인이 부인하고 나서는 등 파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전경련에서 “일상적인 기부일 뿐이다” “어버이연합인지 몰랐다”는 뒷얘기만 흘러나올 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온당한 처사로 보기 어렵다.

시민단체의 수사 의뢰에 이어 국회 국정조사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전경련과 어버이연합은 자금 지원 사실이 있는지, 지원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정부와 연관이 있는지 등을 밝혀야 할 것이다. 검찰과 국세청 역시 조세 포탈과 금융실명제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에 나서야 한다. 보수단체든, 진보단체든 ‘수상한 돈’에 움직여선 안 된다. 이번 일은 어물쩍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한겨례 <2016년 4월 21일 31면>
‘탈북자 알바’ 동원한 보수단체의 돈줄과 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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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들이 탈북자들에게 일당을 주고 각종 친정부 집회에 동원한 것으로 드러난 데 이어, 그 돈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퇴직 경찰관 단체인 재향경우회에서 나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자발적인 참여가 아니라 돈으로 사람을 사서 만든 집회는 여론 조작의 명백한 폭력이다. 집회·결사의 자유를 왜곡하고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짓이다. 그 돈을 전경련이 댔다면 경제권력의 노골적인 정치개입이다.

보수단체들이 연일 벌이는 집회에 대해선 진작부터 의구심이 있었다. 세월호 유족들을 조롱하고 공격하는 집회부터 경제활성화법 제정 촉구 집회,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비판 집회 등 각종 시국현안마다 발빠르게 연 수백 차례의 집회는 하나같이 박근혜 정부, 특히 청와대의 입장을 대놓고 편드는 것이었다. 자발적인 참여라기엔 믿기지 않는 집회 내용이나 시기, 방식도 의문이었거니와 그 비용이 어디서 나왔는지도 알 수 없었다.

예상대로 수상한 커넥션이 있었다. <시사저널>이 확보한 어버이연합의 집회 회계장부에는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102차례 연 세월호 반대 집회에 7618만원의 알바비를 들여 모두 3809명의 탈북자를 고용한 것으로 돼 있다. 엄마부대라는 단체도 탈북자들에게 돈을 주고 집회를 열었다는 증언이 있다. 돈의 출처도 나왔다.

<제이티비시>(JTBC) 보도에 따르면, 어버이연합 차명계좌로 보이는 계좌에 2014년 9월부터 넉달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전경련 이름으로 1억2000만원이 입금됐다.

계좌에는 어버이연합 사무실 임대료 등이 나간 흔적이 있고, 탈북자단체에 2900만원이 송금된 기록도 있다. 동원된 탈북자들의 알바비로 보인다. 어버이연합은 계좌에 4000만원이 입금된 다음날인 9월6일 전경련이 강하게 요구하는 법안처리 촉구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인위적인 여론몰이의 명백한 정황이다.

돈줄이 드러났다면 그 배후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어버이연합이 탈북자들을 동원해 연 집회는 대부분 그때그때 박근혜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옹호하는 것이었다. 집회가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를 보면 그 윗선이 어디인지도 드러날 터이다.

의혹의 음습한 실체가 확연해졌으니 검찰 수사나 국회 국정조사를 통한 진상 규명을 서두르는 것은 당연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논리 vs 논리
“전경련 등 지원 사실 밝혀야”…“정부 대변한 집회 배후 따져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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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탈북자를 알바로 동원했다’는 보도 내용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11일,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이 세월호 반대집회에 일당을 주고 1200명의 알바를 동원했다는 기사가 최초 보도되었다.

어버이연합 회계장부에는 어떤 집회에 누가, 얼마를 받고 참여했는지 자세히 기록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후 여러 언론의 집중 취재 결과 어버이연합·탈북자단체·전경련·재향경우회·국정원 및 청와대에 이르는 커넥션 의혹이 제기되었다. 일명 ‘어버이연합 게이트’다. 불과 10여 일 만에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어버이연합 핵심 관계자가 지난 22일 이후 잠적했고, 관련 기관들은 침묵을 유지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하나같이 국가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도 막강하고 권력과 자금력을 갖춘 위풍당당한 기관들이 어버이연합과 연루된 것은 아무리 보아도 부자연스럽다. 청와대는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기관이고, 국정원은 막강한 정보기관이며, 전경련은 국내 대표기업 523개 사의 연합체이고, 재향경우회는 150여 만 명의 회원 수를 가진 퇴직 경찰관 단체다. 이에 비해 어버이연합은 매월 2만5000원 정도의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이 100여 명 정도에 불과하고, 주로 노인과 탈북자로 구성된 단체(추정 회원 수는 1700명)다. 이 어색한 조합의 실마리는 어버이연합의 활동반경에서 풀린 듯하다. 그동안 이 단체는 경제·민생·외교·안보·인권·교육·선거 분야를 망라하고 현안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나 나타나 친정부적 입장을 내걸고 반대편을 종북·빨갱이라 비판하며 시위를 벌여왔기 때문이다.

여러 언론이 제기한 의혹 보도를 종합해 보면, 친정부적 여론 조성을 위해 청와대는 지시를 했고 국정원은 기획과 관리를 했으며 행정자치부·전경련·경우회가 자금을 대었고 어버이연합과 탈북자단체는 집회를 열어 행동으로 옮겼다. 그리고 방송사들은 이 단체를 비중 있게 보도함으로써 홍보의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실로 믿기 어려운 일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각계 권력기관이 여론을 조작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에 앞장서고 협조한 것이 된다. 이번 사건은 그 규모와 파장, 심각성이 매우 크다. 차제에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시스템과 작동 방식을 재점검하고 후퇴를 막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 그 추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겨레와 중앙은 어버이연합 차명계좌에서 전경련의 입금 사실이 밝혀지자 즉각 비판의 사설을 실었다. 두 신문 모두 일당을 주고 사람을 동원하는 것은 여론을 조작하고 집회의 자유를 왜곡하는 것이라 질타하면서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했다. 실제로 어버이연합은 세월호 참사, 국정교과서 문제, 한·일 위안부 협상 등 각종 시국 현안마다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적극적 시위를 벌였다. 또한 나경원 의원 편파보도 규탄,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규탄, 천안함 추모, 세월호 특조위 해체, JTBC 규탄, 경제활성화법 촉구 등 분야와 주제를 가리지 않고 수백 차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렇게 발 빠르게 현안에 대처할 수 있는 기동력과 조직력은 고도의 전문가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참여한 집회라 하더라도 최소경비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 비용의 출처가 궁금하던 차에 전경련의 이름이 등장했으나 전경련은 “확인해 줄 수 없다” “일상적인 기부일 뿐이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전경련 누리집에 따르면, 전경련은 ‘민간경제인들의 자발적인 의지에 의해 설립된 순수민간 경제단체’이며 ‘자유시장경제의 창달과 건전한 국민경제의 발전’을 목적으로 한 단체이다. 불법적 자금지원은 스스로의 정체성에도 위배되고 공익에도 맞지 않는다. 경제권력이 정치문제에 개입하고 권력과 결탁하면 민주주의도 자본주의도 왜곡될 수밖에 없다. 강자들끼리의 연합은 약자들의 희생을 가볍게 여기기 쉬우며 감시의 힘이 약할 경우 공익보다는 사익을, 법치보다는 편법을 도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겨레와 중앙은 한목소리로 전경련의 뒷돈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검찰과 국회, 국세청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실을 밝히고 법적으로 책임질 부분에 대해 엄중히 다루도록 요구했다. 한겨레는 박근혜 정부가 입은 혜택을, 중앙은 청와대 개입설을 다루면서 정권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이번 어버이연합 게이트에 대한 두 신문의 차이는 특이하게도 사설의 양에서 드러났다. 두 신문 모두 후속 사설이 이어졌다. 한겨레는 국정원 배후설(4월 22일), 청와대 지시설(4월 26일), 전경련 해체 여론(4월 26일)을 각각 다루었고, 중앙은 청와대의 허 행정관 관여설(4월 25일)을 추가로 다루었다. 여러 건의 사설을 실은 까닭은 그 중요성과 파장이 클 뿐 아니라, 후속 취재에 따라 새로운 증언과 증거들이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한겨레는 각 권력기관을 하나씩 대상으로 삼아 더 깊이 파고들어 비판의 강도를 높인 반면, 중앙은 청와대에 집중하면서 소극적 부인으로 끝날 상황이 아니므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요구했다.

어버이연합 게이트를 들여다볼수록 민주주의 문란에 대한 냉정한 분노와 약자들의 삶에 대한 서글픈 마음이 공존한다. 시민단체는 공익과 보편적 가치를 목적으로 하고, 깨끗한 자금 운영을 통해 신뢰를 얻어야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 어버이연합은 벧엘선교복지재단, 비전코리아, 희망나눔 등 위장 단체를 만들어 계좌를 관리하면서 전경련의 뒷돈과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왔다고 한다. 이렇게 조성된 돈으로 정권 옹호 집회를 열었고, 그 방식은 매우 폭력적이었다. 그들은 자식을 잃은 세월호 부모와 위안부 할머니 인권보호에 앞장서 온 정대협 간사에게 종북이라고 호통을 쳤다. 위안부 할머니들에게는 위로금 받고 이제 그만하라고 맞불집회를 벌였다. 전직 대통령 부관참시 퍼포먼스를 하거나 현직 정치인 화형식 퍼포먼스도 거침없이 진행한다. 진보노인단체 폭행, 사복 입은 경찰서장 폭행, 진보단체의 서명운동 저지 등 물리적 폭력도 수차례 보도된 바 있다. 그리고 약자들을 공격하는 일에 또 다른 사회적 약자인 탈북자들을 일당을 주고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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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정
상명대부속여고 교사
숭실대 철학과 겸임교수

이 단체는 스스로를 ‘어버이’라 칭했으나, 그 활동은 어버이의 방식이 아니다. 지금은 잠적해 행방을 알 수 없는 추선희 사무총장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자신들을 ‘회초리를 든 아버지’라 불렀다. 그러나 폭력·욕설·위협·멸시·조롱·검은돈은 어버이의 방식이 아니다. 도덕적 명분, 공익성, 투명함 모두가 부족해 보이는 단체가 이토록 승승장구했던 배경에 청와대·국정원·전경련 등의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 정·재계 권력의 비호와 지원이 이들의 방식을 부추겼다면 철저히 따져 물어 바로잡아야 한다. 4각 커넥션의 연결이 해제되고 각자가 제자리로 돌아갈 때 자유롭고 정의로운 민주주의도 회복될 것이다. 앞으로 두 번, 네 번이 아니라 열 번도 더 강조될 일이다.

권희정 상명대부속여고 교사 숭실대 철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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