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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페이스북에 갇힌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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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리
뉴디지털실장

50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이하 페북) 창업자가 지난달 말 실적발표에서 밝힌 전 세계 페북 이용자의 하루 평균 사용시간이다. 그깟 50분이 뭐 그리 대수냐고? 그렇지 않다. 전 세계 70억 인구 가운데 16억5000만 명이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페북을 이용하는데, 그들이 일평균 50분을 쓴다는 것이니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책 볼 시간 없다며 하루에 겨우 20분 내외(미국 노동부 조사 19분, 한국 국민독서실태조사 22.8분)만 독서에 할애할 때, 그 질리게 많다는 중국 인구(13억7000만 명)보다도 훨씬 많은 수가 페북에 매일 50분씩 쏟아붓는다. 책은 읽을수록 내 머릿속을 채우지만 페북은 하면 할수록 나의 관심사나 습관 같은 사적인 정보를 공짜로 제공해 사실상 페북 돈벌이만 시켜 주는 구조인데도 말이다.

그렇다 보니 ‘중국 사람이 동시에 발을 구르면 대륙이 움직인다’는 우스갯소리나 ‘중국이 움직이면 세계가 바뀐다’는 비유는 이제 중국 대신 페북으로 바꿔 넣어도 별로 이상하지 않을 정도가 됐다. 지난 10여 년 동안 네이버가 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페북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져만 간다. 이용자가 늘면 활동적이지 않은 신참들 탓에 통상 그 사이트 안에서 머무는 평균시간은 줄어들기 마련인데 페북은 이 법칙도 거스르고 있다. 이용자가 매년 크게 늘고 있지만 평균 이용시간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40분(2014년)에서 50분으로 껑충 뛰었다.

그런데 페북은 이 50분으로도 만족하지 않고 이용자를 더 오래 페북 안에 잡아두겠다며 최근 알고리즘(일종의 작동방식)을 또 바꿨다. 사실 ‘시간’은 페북뿐 아니라 모든 디지털 미디어의 화두다. 오래 잡아둘수록 이용자의 반응을 끌어내는 데는 물론 광고 유치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뉴욕에서 열렸던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의 빅데이터 콘퍼런스에서 파이낸셜타임스(FT)의 광고 책임자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얼마나 얻기가 어려운지를 “(제 아무리 대단한) 저커버그라도 어쩔 수 없는 게 바로 모두에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의 시간”이라는 표현을 써 가며 이야기했다. 과연 그럴까. 페북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알고리즘 변경을 앞세워 시간싸움에서도 이미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2위인 유튜브의 평균 이용시간은 페북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모든 걸 빨아들이고 있는 페북. 그 갇힌 세계가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스스로 페북 입맛에 맞게 조련당하는 우리에게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솔직히 좀 두렵다.

안혜리 뉴디지털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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