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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연봉제 거부 땐 공공기관 인건비 동결

올해 안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않는 공공기관은 내년도 인건비가 동결된다.

기획재정부는 9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이런 방침을 정했다. 시한도 제시했다. 공기업은 올 6월 말까지, 준정부기관은 올 12월 말까지다. 기재부는 대신 성과연봉제 우수기관엔 기본 월봉의 10~30%를 더 얹어주는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적용 시기는 올 하반기나 내년이다. 8일 현재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공공기관은 한국전력, 한국마사회 등 53개다. 전체 대상 공공기관(102개)의 절반이다. 그러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이에 반발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반응을 내놨다.

민간기업에서도 임금체계 개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자동포장기계를 만드는 ㈜리펙은 지난해 임금체계를 바꿨다. 해만 바뀌면 자동으로 월급이 오르는 호봉제를 생산직과 관리·연구개발직으로 나눠 직무에 맞게 뜯어고쳤다. 생산직은 호봉급을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숙련도가 성과와 직결된다는 현실적 고민을 반영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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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근속연수에 따른 자동승급을 폐지하고 성과평가에 따라 차등승급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른바 고과호봉제다. A등급을 받으면 2호봉 올리고, 최하위 등급은 동결하는 식이다. 관리직과 연구개발직에는 성과연봉제를 적용했다. 평가결과에 따라 기본급 인상률이 2배 차이 난다. 또 과장급과 같은 중간층에 대한 보상을 강화했다. 고위직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적게 오르지만 정년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효과는 기대이상이었다. 10%에 달하던 이직률이 2%로 뚝 떨어졌다. 임금체계를 바꾸고는 성과에 따라 월급봉투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일할 맛이 나니 굳이 돈을 조금 더 주는 직장이 있더라도 옮길 이유가 없었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매출은 동반 상승하게 마련이다. 2014년 246억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에는 306억원으로 24.4% 증가했다. 덩달아 직원이 더 필요해졌다. 같은 기간 102명이던 직원은 128명으로 불었다.

유전개발지원서비스 업체인 ㈜코엔스는 외국계 경쟁사가 출현하면서 우수인력 유출이 심해지자 임금체계 개편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각종 수당을 기본급으로 통합하고, 연공서열 대신 성과평가에 따라 승급이 달라지는 방식을 채택했다. 성과평가가 좋으면 직무등급이 올라가고, 그에 따라 임금도 상승한다. 성과가 낮으면 낮은 등급으로 이동한다. 직무에 적응하지 못해 성과가 낮은 것으로 판단되면 다른 직무를 찾아준다.

회사 관계자는 “수 개월에 걸쳐 직무분석을 하고, 설명회 등을 통해 직원과 교감하며 임금체계를 바꿨다”며 “이직률도 줄고, 직원수도 178명에서 198명으로 늘어나는 등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부품업체인 충북 청원의 J사, 인쇄회로기판을 가공하는 서울 마포의 S사도 임금체계를 성과연봉제나 숙련급으로 바꾼 뒤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2년 75.5%에 달하던 호봉급이 지난해엔 65.1%로 줄었다. 임서정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능력과 성과를 존중하는 임금체계가 산업현장에 확산되는 추세”라며 “이로 인해 기업과 근로자의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달 말 회원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최근 3년간 임금체계를 바꾼 기업은 73%에 달했다. 임금피크제 도입이 59%로 가장 많고, 호봉제를 손질한 업체가 31.3%였다. 포스코건설은 역할급을 도입했고, 네오바이오텍은 직무급을 채택했다. 임금체계를 바꿀 때 가장 큰 걸림돌은 노조의 반대(56%)였다. 임금정보가 부족하거나 관련 지식이 부족하다는 응답도 10곳 중 세 곳에 달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조현숙 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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