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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작가 이호철 "북두칠성을 보면 생각나는 어머니…"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소설가 이호철(84) 씨는 대표적인 분단 작가다. 1955년 소설가 황순원(1915~2000)의 추천을 받아 문단에 들어오게 된 작품 제목도 '탈향'이다.



이 씨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과 국제펜망명북한펜센터가 5일 오후 서울대 신양인문학술정보관(4동) 302호 국제회의실에서 펼친 '남북 작가들, 고향의 그리움을 말하다'에서 분단의 한반도를 살아오면서 느낀 소회를 털어놓았다.



함경남도 원산 출신인 그는 1950년 인민군으로 6·25동란에 참전했다가 월남했다. '탈향'을 시작으로 '판문점' '닳아지는 살들' 등 남북 분단을 다룬 작품을 써왔다. 등단 60주년을 맞은 지난해 새 장편 '남과 북 진짜 진짜 역사 읽기'를 펴내는 등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이 씨는 "요즘도 나는 가을밤, 북서쪽 하늘에 엇비슷 걸린 북두칠성을 볼 때마다, 우선은 어머니를 떠올린다"고 했다. "북두칠성을 보면 생각나는 어머니는, 이미 이승에 살아 계시는 어머니가 아니다. 슬픔, 한(恨), 아픔, 울음, 기다림 등의 원형으로서, 지금에 와서는 이미 나처럼 노년으로 접어든 어머니"라고 소개했다.



시집오자마자 딸 셋을 연이어 낳은 그의 어머니 시집살이는 자신을 낳고서야 제 길로 들어섰다며 "그 뒤로도 어머니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천지신명과 칠성님께 빌지 않은 날이 없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이제는 아들을 낳게 해 주신 고마움으로 줄곧 그렇게 빌었을 것"이라고 여겼다.



이씨의 어머니는 그를 등에 업고 외가에 갈 때나 조금 더 큰 그의 손을 이끌고 윗골 텃밭 같은 곳으로 갈 때도 주위가 호젓한 곳에 이르면 어김없이 천지신명에게 기도했다고 했다.



"우람하게 큰 바위만 보아도 그냥 지나치지는 못하셨다. 물론 어린 나는 그 내용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 영향은 나에게도 차츰 알게 모르게 아예 더뎅이가 지듯이 묻어 왔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도 시골길 같은 데를 가다가 서낭당 돌무더기 옆을 지날 때면, "그냥 지나치지를 못하고, 반드시 돌 하나를 주워 얹곤 한다"며 "또 나무에 빨강, 파랑, 노랑 색 헝겊 조각을 매단 것과 어쩌다 만나게 되어도, 나는 무의식적으로 긴장되며 그냥 무심할 수만은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씨는 "어떤가. 우스운가"라고 되물었다. "이 21세기 개명된 세상에서 세계 여러 나라에 장편소설이며 단편소설이며 여러 권이 번역 출간돼 있다면서도 이따위 구태의연한 미신에 그대로 안주하고 있다니 싶어 이런 내 모습이 어이가 없는가"라는 질문이다.



하지만 "현 우리나라 남북 관계의 이 어려운 국면을 앞에 두고서는 이런 우리네 자연, 우리네 남북의 이 지연, 우리네 남과 북의 저 무궁한 하늘 이승과 저승. 이런 경지에 진정으로, 진정으로 우선 공부터 들여야 할 것이 아니겠는지"라고 여겼다.



북한군 대위를 지냈으며 예술선전대 작가로 활동한 탈북작가 김성민(54)은 이날 '어느 탈북자의 고향 이야기'를 통해 "탈북자들이 떠올리는 고향은 살아있는 사람들에 대한 추억이 아니라 그 땅에서 죽어간 사람들의 가슴 아픈 사연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고향은 슬픔의 대명사"라고 말했다.



이날 정길연 등의 남한 소설가와 김정애, 장해성 등의 탈북작가도 고향에 대해 얽힌 이야기를 꺼냈다. 김수영 문학상을 받은 황인찬과 '는' 동인으로 시작활동을 하고 있는 최정진 등의 젊은 시인은 남한의 자신들 고향에 대한 추억을 노래한 시를 낭송했다. 2015년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제81차 국제펜 총회'에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한 이윤서, 오은정 등 탈북 시인이 참여했다.



소설가 윤후명, 이길원 한국펜 명예이사장이 축사, 이지명 국제펜망명북한펜센터 이사장과 방민호 서울대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인사말을 보탰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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