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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 뭐가 필요하신가요…언론은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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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제온라인저널리즘 심포지엄
대만의 컴퓨터 제조사 에이수스(Asus)는 1990년대 중반 미국 델(Dell)컴퓨터에 서킷보드 제작을 자사에 아웃소싱할 것을 제안했다. 에이수스가 델보다 20% 저렴하게 서킷보드를 만들 수 있어 델은 기꺼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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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뒤 에이수스는 델 측에 마더보드도 만들겠다고 제안했고 델은 이 제안 역시 받아들였다. 이런 식으로 델은 에이수스에 컴퓨터 조립·운송·디자인 기능을 차례로 넘겼다. 델의 브랜드를 제외한 모든 제작공정을 넘겨받은 에이수스는 2005년 자체 브랜드 컴퓨터 생산을 시작했다. 델의 컴퓨터 제조사업은 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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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벨 컬럼비아대 디지털저널리즘 센터장이 패널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 ISOJ에는 세계 유수의 온·오프라인 언론사 책임자들이 모여 미디어의 미래를 논의했다. [사진 박성우 기자]


지난달 15~16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에서 열린 제17회 국제 온라인 저널리즘 심포지엄(ISOJ)에선 언론사를 델에,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업체를 에이수스에 비교하는 논의가 이어졌다. 언론사가 트래픽을 늘리고 브랜드를 알리는 주요 창구로 소셜미디어에 의존하다 보면 껍데기만 남을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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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스콕 보스턴글로브 디지털국장

데이비드 스콕 보스턴글로브 디지털국장은 “많은 사람이 몰리는 만큼 소셜미디어를 활용해야겠지만 그렇다고 자체 유통채널 구축과 기술혁신을 게을리하면 언론사는 결국 존재 가치가 없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해법은 뭘까. ISOJ 패널들이 내놓은 솔루션은 크게 세 가지다. ▶유저 개개인이 필요로 하는 콘텐트를 적합한 시간과 장소에서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 마인드’를 가질 것 ▶디지털 혁신을 위해 필요한 방안들을 신속하게 실행할 것 ▶스타트업 같은 날렵한 조직으로 전환해 기술기업이 되고, 의사결정을 원활하게 할 것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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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지 윌슨 뉴욕타임스 부사장

킨지 윌슨 뉴욕타임스(NYT) 부사장은 “세상에 콘텐트가 넘쳐나는데 언론사가 콘텐트를 어떻게 팔 수 있을까 고민하는 건 모순”이라며 “음악스트리밍서비스 스포티파이처럼 콘텐트를 팔고 싶으면 ‘유저에게 필요한 것을 충족해주겠다’는 서비스 마인드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사가 단순히 기사를 공급하는 게 아니라 유저 개개인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가고, 유용하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얘기다.

윌슨 부사장은 NYT가 최근 도입한 NYT 쿠킹(Cooking) 서비스를 소개했다. 그는 “NYT 쿠킹은 오늘 저녁에 뭘 먹을까, 뭘 요리할까를 정해주고 알려주는 신개념 서비스”라며 “구글에서 레시피를 검색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엔 TV·영화 ‘뭘 볼까’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윌슨 부사장은 이처럼 유저 개개인의 일상생활·습관·필요에 맞춘 콘텐트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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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Cooking 앱. 그저 레시피를 제공하는게 아니라 고객 맞춤형으로 뭘 먹을지, 요리할지 알려준다.

보스턴글로브의 스콕 국장은 언론사가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도 신속히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언론사가 콘텐트를 ‘자사 홈페이지에, 페이스북·트위터에, 아 그리고 종이신문도 있었지, 거기도 써라’라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컨센서스가 생긴 게 벌써 수년 전인데 아직도 종이신문 제작 중심으로 운영되는 언론사가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아는 것도 빨리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셜미디어와 경쟁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며 “언론사도 기술기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몸을 가볍게 하라는 주문도 있었다. 서머 앤 버튼 버즈피드 수석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는 “75%의 트래픽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들어오는 버즈피드에 소셜미디어는 브랜드를 알리는 곳이 아니라 콘텐트를 제공하는 주된 미디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페리스코프에 최적화된 콘텐트를 한창 개발하고 있는데 페이스북 라이브가 출시되면 난감해진다”며 “이런 변화에 맞춰 좀더 날렵하게 움직일 수 있는 조직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스페인어 방송인 우니비시온(Univision)의 보르하 에체바리아 디지털국장도 “우리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수가 늘어도 수익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며 “데이터 중심 문화를 구축하고 스타트업 같은 날렵한 조직을 만드는 게 페이스북 ‘좋아요’ 수 늘리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ISOJ에선 언론사가 일방적으로 뉴스를 공급하는 게 아니라 유저 개개인의 취향과 니즈에 맞춰 콘텐트를 제공해야 한다는 논의가 특히 심도 있게 이뤄졌다.

온라인 경제미디어 쿼츠(Quartz)의 재크 수어드 편집장 겸 부사장은 최근 출시한 채팅앱을 소개했다. 봇(bot)을 활용해 채팅으로 뉴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유저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친구와 채팅하듯 답변해 준다.

수어드 편집장은 “많은 언론사가 제공하는 푸시 서비스가 유저의 짜증을 유발한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메시징앱에 최적화된 콘텐트를 제공하는 한편 앞으로 유저의 질문을 예상하는 기능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문자메시지로 정치뉴스를 알려주는 서비스 ‘퍼플(Purple)’의 사례도 소개됐다. 올해 ISOJ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선발과정과 지원을 거쳐 일간지 가운데 중앙일보가 유일하게 참가했다.
 
쿼츠(Quartz)=2012년 출범한 온라인 경제 매체. 모바일에 최적화된 기사 길이, 출입처 중심의 기존 방식과 다른 기사 분류, 숫자와 도표의 적극적인 활용 등을 통해 혁신적인 미디어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초 내놓은 뉴스 앱은 대화형 메시지로 화제가 됐다. 모기업 애틀랜틱 미디어는 1857년 창간 이래 장장 159년의 역사를 지닌 잡지 ‘애틀랜틱’도 펴내고 있다.

오스틴=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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