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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의 야구노트] 박병호 ‘힘칠기삼’ 어퍼컷, 빅리그서 더 유리해

지난해까지 그는 넥센 트레이닝팀의 아침잠을 깨웠다. 전날 야간경기가 열리면 선수단과 스태프는 오후 2~3시에 출근하지만 그는 오전 11시 서울 목동구장에 도착해 운동을 시작했다. 이지풍 넥센 트레이닝 코치는 “스스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겠다는데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트레이닝팀 출근 시간을 앞당긴 선수”라며 웃었다.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박병호(30·미네소타) 얘기다.

118㎏ 벤치프레스, 45㎏ 덤벨 번쩍
중학생 때부터 가슴·팔 근육 키워
스윙 순간 부위별 근력 한번에 폭발
빅리그 투수들 공 수직 변화 심해
어퍼컷 스윙으로 맞는 면적 넓어져
힘과 기술의 조화로 연일 홈런쇼

올해 박병호는 대한민국의 아침잠을 깨우고 있다. 2일 현재 홈런 6개로 아메리칸리그 홈런 공동 9위에 올라있다. 그는 MLB에서도 스토리가 있는 홈런을 만들어내고 있다. 2호 홈런은 타깃필드 사상 최장 비거리(142m)를 기록했고, 밀어친 3호 홈런은 129m를 비행했다. 5호 홈런은 추위와 강한 맞바람을 뚫고 135m나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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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때린 6호 홈런은 발사각 19도의 라인드라이브였지만 비거리가 133m로 측정됐다. 『야구의 물리학』(로버트 어데어)에 따르면 최대 비거리를 낼 수 있는 타구의 발사각은 35도 안팎이다. 홈런이 되기 힘든 각도였지만 박병호의 타구는 시속 180.2㎞의 어마어마한 속도로 날아가 담장을 넘어갔다.

박병호의 홈런 평균 비거리는 130.8m(MLB 전체 3위)나 된다. 한국에서 온 낯선 신인이 로켓 같은 타구를 펑펑 날리자 MLB가 깜짝 놀라고 있다. “난 2루에서 쳐도 박병호만큼 못 날리겠다” “박병호의 파워는 진짜다”라는 감탄이 쏟아졌다.

박병호가 한국에서 뛸 때 MLB 공식 홈페이지는 그의 홈런 영상을 미국 팬들에게 소개했다. 그러면서 박병호가 MLB에서도 그런 타구를 때릴 수 있을지 궁금해 했다. MLB 투수들은 한국 투수들보다 빠르고 변화가 심한 공을 던지기 때문이다. 박병호의 홈런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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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박병호는 MLB에 데뷔하자마자 괴력을 뽐내고 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그의 홈런은 ‘힘칠기삼(힘 70%, 기술 30%)’에서 나온다. 이지풍 코치는 “박병호는 118㎏의 벤치프레스, 45㎏의 덤벨을 들었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서 박병호에 비교할 만한 파워를 가진 선수는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코치에 따르면 박병호는 엄청난 근력을 타고났다. 게다가 서울 영남중 시절부터 바벨을 들었고, 2012년부터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는 동안에도 근력운동을 쉬지 않았다. 이 코치는 “각 부위의 힘도 좋지만 박병호는 근력을 모아 한 번에 폭발하는 협응력(coordination)이 매우 뛰어나다. 그게 엄청난 스윙 스피드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4월 7일 볼티모어전에서 3타수 3삼진을 당한 후 박병호가 백스윙을 줄였다. 아주 빠르고 영리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심판들은 타자 몸쪽 스트라이크를 잘 잡아준다. 따라서 몸쪽 승부가 많았고 박병호는 (배트 헤드를 빨리 돌리지 않고 허리 회전력을 이용하는) ‘몸통 스윙’으로 어렵게 대응했다”며 “MLB는 몸쪽 스트라이크를 좀처럼 잡아주지 않는다. 덕분에 박병호가 몸쪽에 대한 부담감을 덜었다”고 덧붙였다.

공을 퍼올리는 어퍼컷(uppercut) 스윙도 유리한 요인이다. 허 위원은 “MLB 투수들 공은 대부분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 어퍼컷 스윙 궤적과 만나는 면적이 넓다”며 “투수들이 던질 공이 별로 없을 것이다. 하이 패스트볼(높은 직구)을 자신있게 던지지 못한다면 박병호의 스윙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홈런은 힘과 기술이 조화를 이뤄 만들어내는 타격의 예술이다. 파워를 키우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선 엄청난 노력과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박병호의 에이전트 앨런 네로는 지난 겨울 5년 최대 1850만 달러(약 210억원)의 계약서에 사인한 뒤 “박병호가 쿠바 출신이었다면 1억 달러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실하고 머리 좋은 박병호가 과소평가됐다는 의미였다. 박병호 홈런 행진은 네로의 말이 맞았다는 걸 입증하고 있다.

김식 야구팀장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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