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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도움 없이 독박 육아, 아이에게 화 내고 자괴감"

“아이가 이유 없이 울 때 제일 힘들어요. 어떻게 달래줘도 계속 울면 저도 같이 울어요.”

출산한 지 한 달 된 초보 엄마 김보라(33)씨가 조심스레 속내를 털어놨다. 김씨는 “아이가 생겼으니 행복해야 하는데 왜 매일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며 흐느꼈다. 그러자 6살 아이를 둔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여성이 위로의 말을 건넸다. “우는 모습을 보니 6년 전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쓰럽네요. 믿기지 않겠지만 조금만 더 버티면 괜찮아질 거예요. 힘내세요.” 주변에서 격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도곡동 EBS 공개홀에서 열린 육아정책연구소 주최 토크 콘서트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야’의 한 장면이다. 이날 행사에는 영·유아 자녀를 둔 20~40대 여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엄마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자녀 양육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전문가와 또래 엄마들과 해결 방안을 찾아보는 자리였다.

아나운서 박지윤씨와 소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 박사가 진행을 맡은 이날 행사에서 엄마들은 다양한 고충을 털어놨다. 남편이 육아에 참여하지 않아 24시간 홀로 ‘독박 육아’를 하고 있다는 사연, 모유를 먹이고 싶었지만 젖이 잘 나오지 않아 아이에게 죄책감이 든다는 사연 등이 쏟아졌다. 한 엄마가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화를 내게 돼 자괴감을 느낀다”고 고백할 때는 많은 엄마들이 함께 눈물을 흘렸다.

서 박사는 “TV나 책에 나오는 완벽한 육아법을 따라 하려고 무리할 필요가 없다”며 “그런 게 결코 모범답안이 아니니 자신감을 가져라”며 힘을 북돋웠다. 그러면서 “엄마와 아빠가 먼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엄마들은 “육아가 결코 쉽지 않지만 아이를 낳아 기르는 건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12살ㆍ9살ㆍ7살 된 세 남매의 엄마 황혜숙(48)씨는 “큰애는 손을 잡고, 둘째는 유모차를 태우고, 막내는 업고 다니며 ‘극한 육아’를 경험했다”면서도 “아이들이 잘 자라 서로 의지하는 모습을 볼 때는 정말 행복하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주부 김미연(35ㆍ서울 서초구)씨는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엄마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육아에 자신감이 생겼다.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아나운서 박지윤씨도 “얘길 듣다 보니 셋째를 갖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행사를 주최한 육아정책연구소 우남희 소장은 “저출산 시대를 맞아 육아의 가치와 아이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처음 하는 육아에 서투르고 힘든 엄마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유아 엄마 토크 콘서트는 부산(17일)ㆍ인천(19일)ㆍ광주(31일)에서도 계속된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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