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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재벌 3세 변호사야”… 여성들과 의뢰인에 수억 원 뜯어낸 20대 남성 검거

“A조선사의 경영본부장입니다. 할아버지 회사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셈이죠.”

지난해 한 남성이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하겠다고 찾아왔습니다. 이 남성은 스스로 재벌 3세라고 소개하며 재직증명서를 내밀었습니다. 재직증명서에 따르면 이 남성은 양모(29)씨로 대형 조선사의 경영본부장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결혼정보회사는 양씨의 말을 믿고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양씨에게 두 명의 여성을 소개했습니다. 양씨는 여성들을 만나는 자리에 고급 수입차를 타고 나가 자신을 재벌 3세라고 소개했습니다. "사치를 하는 바람에 부모님 집에서 쫓겨나 잠시 강남 특급 호텔에서 묵고 있다"는 거짓말도 했습니다. 여성들은 그에게 호감을 갖고 이후에도 여러번 만남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양씨는 재벌 3세도, 기업의 경영본부장도 아니었습니다. 직업이 없는 20대 청년이었죠. 양씨는 여성들을 상대로 대범하게 사기 행각을 벌입니다. "재벌가 자제 중 주식투자 전문가들이 많은 건 알지? 내 친구들이 전부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데 같이 투자하면 무조건 돈을 벌 수 있어." 달콤한 말로 여성들을 속인 겁니다.

두 명의 여성은 양씨에게 속아 2억2000만원을 투자금으로 내놓습니다. 결과요? 예상하시는대로 양씨는 주식 투자를 하지도 않았고 투자금을 받아들고 잠적했습니다.

양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양씨는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온 글을 뒤지며 법률 상담을 원하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실제 로펌 변호사의 이름으로 명함을 만들어 가지고 다니며 변호사 행세를 시작한 겁니다. 양씨는 소송 관련 고민을 올린 사람들에게 "** 변호사입니다. 의뢰인의 경우 법률가의 도움이 조금만 있으면 승소하실 수 있겠네요"라며 접근했습니다. 대범한 가짜 변호사는 두 명에게 증거조사 비용 명목으로 각각 6500만원, 3500만원을 받아서 또 잠적했습니다. 이렇게 양씨가 피해자 네 명에게서 뜯어낸 돈은 3억2000여만원입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양씨를 사기와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구속했다고 1일 밝혔습니다. 경찰은 드러난 것 외에도 양씨의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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