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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국가 이란 라흐바르가 통치


공식 명칭이 ‘이란 이슬람공화국’인 이란의 국가원수는 대통령이 아니다. 최고지도자(라흐바르 에 모아잠)로 불리는 이슬람 시아파 성직자다. 1979년 이란혁명 직후 만든 헌법은 ‘지도자(라흐바르)’가 국가원수와 최고 종교지도자는 물론 군 통수권자와 사법부·입법부·행정부의 상징적 수장을 겸하도록 하고 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은 행정부의 우두머리일 뿐 최고지도자가 종교는 물론 국정까지 좌지우지한다. 사실상의 정교 일치 또는 종교 우위 체제다.


최고지도자는 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을 최종 임명하는 것은 물론 의회의 3분의 2 찬성을 얻으면 대통령을 해임할 권한도 있다. 사법부와 군부의 인사권도 쥐고 있다. 임기 8년의 대법원장과 국영방송 사장에 육·해·공군 수장까지 임명하고 해임한다. 서구에서 이란을 사실상의 신정(神政)국가라고 부르는 이유다.


종신직인 최고지도자는 전문가회의(지도자 선출전문가회의라고도 함)라는 합의체에서 선출한다. 이 회의는 보통·직접 선거로 뽑힌 임기 8년의 의원 86명으로 이뤄졌다. 전문가회의는 최고지도자 다음 가는 최고 권위의 조직이다. 헌법을 해석하고 대통령과 의원 선거를 감독하는데 입후보자 자격을 심사·인증하는 막강한 권한이 있다. 국회가 가결한 법안이 이슬람법인 샤리아에 부합하는지 심사해 합법성을 보증하거나 거부할 수도 있다. 의회 위에 종교조직이 자리 잡은 셈이다.


이런 조직이 생긴 이유는 79년 이란혁명을 주도한 아야툴라 호메이니(1902~89)의 이상 때문이다. 호메이니는 이슬람 율법학자와 세속 법학자를 망라한 법학자들이 지배하는 제정일치의 법치를 꿈꿨다. 최고지도자를 ‘이슬람 율법학자들의 보호자’로도 부르는 이유다.


전문가회의는 최고지도자의 활동을 감독하는 권한도 갖고 있다. 각 주도의 중앙 모스크에서 금요예배를 주도하는 이맘(이슬람 예배지도자이자 종교지도자)을 임명하는 권한도 있다. 하지만, 임기 8년의 의원이 종신직 최고지도자를 견제하기란 쉽지 않다.


이란에는 국민이 뽑은 의회(마슈레스)가 존재하지만 이슬람 법학자 6명과 일반 법학자 6명 등 모두 12명으로 이뤄진 감독자평의회가 있어 상원 역할을 한다. 이슬람 법학자 6명은 최고지도자가 지명하며 일반 법학자는 대법원장이 지명한 사람 중에서 의회에서 최종 선출한다.


이란의 초대 최고지도자는 호메이니가 맡았다. 그가 89년 세상을 떠나자 오른팔이던 알리 하메네이(77)가 자리를 이었다. 하메네이는 어려서 이슬람 종교학교에 다닐 적 호메이니의 제자였다. 그는 혁명 전인 60년대 이슬람 활동으로 친미 샤(이란 군주) 정부에 체포되기도 했다. 샤 정부의 박해를 피해 소련으로 피신했다. 79년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 팔레비 샤가 해외로 망명하자 오랜 망명생활을 끝내고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한 호메이니는 제자인 하메네이를 수도 테헤란의 금요예배 이맘에 임명했다. 자신의 오른팔로 공인한 셈이다.


하메네이는 국방부장관과 혁명수비대 감독관을 지내는 등 혁명 정부의 핵심으로 활동했다. 81년 폭탄을 이용한 암살 기도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그는 그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95%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돼 3대 대통령에 올랐다. 유권자들이 하메네이가 호메이니의 복심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라는 세속 권력을 경험하고 최고지도자를 맡고 있는 하메네이가 이번 유엔 제재 해제를 어떤 기회로 활용할 지 관심이 쏠린다.


 


채인택


논설위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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