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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 소통에 그친 총선

20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가 지난 4월 13일 있었다. 선거는 말없는 민심의 말문이 트여 나라 전체의 소통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핵심 요소다. 그러나 후보자들의 말만 일방적으로 시민들에게 전달한 소통이라는 점에서 이번 총선도 이전의 선거와 다를 바 없었다.



어떤 소통 노력은 필사적이었지만 공허했다. 도처에서 난무하는 큰 절 공세가 그러했다. 광주를 찾아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막내를 대동하고 노천에서 큰 절을 두 번이나 올린 야당의 대선 후보 정치인, 여권의 심장이라고 자부해온 대구에서 집권 여당의 입후보자가 합동으로 잘못했으니 한번만 봐달라면서 고사 지내듯이 큰 절을 올리는 장면은 낯이 뜨거울 정도로 게걸스러웠다. 대한민국의 미풍양속인 큰 절이 남용과 오용으로 고생이 막심했다.



소통 카페

어떤 소통은 민심을 분노케 했다. 대표에게 쌍말을 하며 죽여야 한다던 후보자는 사과하러 나타나서는 취재기자들에게 살생부 논란을 들먹이며 자기는 하늘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했다. “우러러 보아서 하늘에 부끄럽지 아니하고, 굽어보아서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군자의 즐거움이라고 한 맹자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는 영원한 동심의 윤동주 시인을 거론할 것도 없이 장삼이사(張三李四)가 듣기에도 부끄러웠다. 그걸 변명의 소통이라고 떠든 후보자가 실세라는 것이다. 그 뿐인가. 여당 공천위원장은 완장을 채워주자 북치고 장구 치며 이견을 내는 대표에게 “바보 같은 소리”라고 독설을 내뱉었다. 여당이 참패한 선거결과에 대한 사과는 커녕 “다시 해도 같은 공천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후안무치의 극치다.



좋은 소통을 보여준 사례가 없는 건 아니다. 후보자의 진정한 말과 유권자의 성숙함이 조응하여 대구에서 당선된 더민주당 후보자가 보여준 경우이다. 우리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계몽의 소통, 언행의 일치를 실천하며 기다리는 인내의 소통, 막무가내로 소속 정당만을 강변하지 않는 상생의 소통이 그것이다. 진실보다는 한 쪽의 입장을 강변하는 방법과 논리 개발에 열중하는 소피스트의 말(수사학)을 비판하고 건전한 합의와 공동체의 발전을 찾는 것이 수사학의 책임이며 권한이라고 믿었던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의 명맥을 잇는 소통철학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소통과 관련한 최고 실패작은 후보자의 의견만 난무하고 유권자의 의견이 실종된 것이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바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어떤 변화를 요구하는지 모르는 선거가 더 이상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선거는 결과 못지않게 시민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민주주의를 확장해 가는 통로다. 모든 민주적 선거는 후보자와 유권자의 말이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후보자가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만 하는 선거소통에서 민심은 배제된다.



3개 정당이 절묘하게 정립하여 어느 당도 완승 혹은 단독 지배를 할 수 없게 된 이번 총선의 결과를 예측한 전문가는 없었다. 이분법적 정치 현상에 길들여진 정당, 후보자, 전문가, 정치선전꾼들의 고정관념이 선거소통을 지배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가 중히 여기는 이슈와 효율적인 해결을 위한 능력과 진정성을 지닌 국회의원을 가질 수 있다.



 



김정기한양대?신문방송학과 교수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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