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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바이오 등 신산업 투자…대기업도 세금 30% 깎아준다

정부가 산업 정책의 방향을 틀었다. 그간은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우선’, 업종별로는 ‘제조업 우선’이었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줄고, 제조업의 빈자리를 메워야 할 서비스업도 좀처럼 성장하지 못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앞으로는 신(新)산업 연구개발(R&D) 투자에선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최고 수준의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의 지원 격차도 확 줄인다. 또 구조조정 촉진을 위해 세제를 다듬고 조선업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는 실업 대책도 검토하기로 했다. 28일 정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경제여건 평가 및 정책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산업 재편’을 목표로 한 이번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신산업 육성 세제’ 도입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사물인터넷(IoT)·스마트카·바이오 등 10여 개 신산업의 R&D 투자에 대해선 세액공제를 세법상 최고 수준(30%)까지 해준다. 기존 ‘신성장 R&D 세액공제’의 경우 중소기업은 30%까지 받았지만 대기업은 20%가 최대였다. <중앙일보 4월 22일자 1, 6면>

이는 대기업 투자 독려책이 ‘채찍’에서 ‘당근’으로 바뀐다는 신호다. 지난해 정부는 투자·배당·임금 인상에 쓰지 않는 사내유보금에 세금을 물리는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30대 그룹의 R&D 투자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그 여파에 경제성장률도 흔들리는 등 부작용이 커졌다. 기획재정부 이찬우 차관보는 “현실적으로 투자는 상당 부분을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하고 있다”며 “시급한 산업 재편을 위해 적어도 신산업 투자 지원에서만큼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언급한 대기업집단 제도를 손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영화·방송 콘텐트 제작비 최대 10% 세액공제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해 각종 규제와 공시 의무를 부과하는 기준을 현재 자산 5조원에서 8조~10조원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비스업에 대한 세제 지원도 확대한다. 일자리 창출 관련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 업종을 그간은 일일이 열거(포지티브 방식)했지만 앞으로는 제외되는 업종만 지정(네거티브 방식)하는 방식으로 대상을 늘린다. 영화·방송 등 콘텐트 제작비의 최대 10%만큼 세금을 깎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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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촉진을 위해선 세제를 다듬고, 국책은행의 자본을 늘려주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구조조정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신속하고 과감하게 ‘썩은 살’을 도려내겠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업종의 고용 불안을 달랠 대책도 준비 중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조선업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에서 검토 중”이라며 “다만 기업들의 구조조정 계획이 구체화돼야 지원 시기와 범위를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 방안들이 현실화하려면 여소야대(與小野大)가 된 국회를 설득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경제민주화’를, 국민의당은 ‘공정경제’를 각각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는 근원적인 대책은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정부 지원도 중요하지만 규제 완화와 노동개혁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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