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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균제 반박 보고서 만드는 데 옥시, 용역비로 최소 7억 썼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는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질병관리본부의 유해성 역학조사에 대한 ‘반박 보고서’들을 만들기 위한 연구 용역비로 최소 7억~8억원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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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 28일 서울의 한 약국에 ‘옥시 불매운동’ 참여 안내문이 내걸렸다. [뉴시스]


28일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에 따르면 옥시는 2011~2012년에 걸쳐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인산염’에 대한 동물 생식·흡입 독성 실험과 이에 대한 분석 용역을 4~5건 의뢰했다. 용역비는 건당 수천만~3억원 수준이라고 한다.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 미상 폐 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판단된다”는 2011년 8월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를 반박하기 위한 것이었다. 옥시 측 요청에 따라 2011년 10~12월 서울대 수의과대 조모 교수 연구팀은 PHMG 저농도 실험을,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은 PHMG 고농도 실험을 진행했다. 다국적 컨설팅 업체인 ‘그래디언트’에도 PHMG 실험에 대한 전문가 분석 의견을 묻는 용역을 의뢰했다. 20여 페이지 분량의 이 실험 결과 보고서에는 ‘쥐와 인간의 실험 결과는 다르다’는 등의 옥시에 유리한 내용이 담겼다. 이듬해 9월에는 호서대 유모 교수 연구팀에 가습기 살균제 노출 평가를 의뢰했다. 옥시 직원 10여 명의 집에서 살균제를 틀어놓고 현장 실험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추가적인 연구 용역 결과를 근거로 옥시는 “폐질환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 아닌 황사·꽃가루·간접흡연 등 7~8가지 사유로 유발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사팀은 옥시가 자사에 유리한 연구 결과만 남기고 불리한 내용은 은폐한 게 사실이면 증거 조작·인멸 혐의로 사법처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현재 수사 중인 2001년 살균제 개발·제조 당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와는 별개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 옥시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옥시가 KCL의 실험 결과가 담긴 e메일을 삭제한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e메일에는 ‘동물 흡입독성 실험 과정에서 실험 대상 쥐의 폐가 심각하게 손상됐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한편 검찰은 28일 가습기 살균제 브랜드 ‘세퓨’를 판매한 버터플라이이펙트의 전 대표 오모씨 등 2명을 소환조사했다. 세퓨 제품을 사용한 사망 14명 등 피해자 27명으로 집계됐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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