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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작가 리우웨이 작품으로 플라토 미술관 8월까지 ‘고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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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국전을 위해 플라토 미술관 공간에 맞춰 새로 제작한 ‘파노라마’ 앞에 선 중국 작가 리우웨이. 일종의 원형극장을 연출했다. [사진 플라토 미술관]


중국 전통 산수화의 재림인가 싶었다. 봉곳봉곳 솟은 봉우리 사이 골 깊은 고산준봉의 장관이 펼쳐진다. 가까이 다가가면서 관람객은 피식 웃게 된다. 산처럼 보였던 유려한 묵선(墨線)의 정체는 맨 엉덩이였다. 게다가 둔부 이곳저곳에 붙어있는 모기들 모습이 묘하다. 중국 작가 리우웨이(劉?·44)의 사진작품 ‘풍경처럼(Looks like a Landscape)’은 기발하면서도 기괴하다. 그의 비디오 작품 ‘참을 수 없는’에서는 벌거벗은 사람들이 바닥을 짐승처럼 기어 다닌다. 개방 이후 불확실한 중국 사회에 대한 풍자일까.

서울 세종대로 플라토 미술관에서 28일 개막한 ‘리우웨이: 파노라마’는 최신의 중국 미술 동향 가운데 하나를 보여주는 개인전이다. ‘죽의 장막’ 너머 근현대사를 배경에 깐 중국적 이미지로 한동안 국제미술시장을 흔들었던 선배 세대의 불꽃놀이가 잦아든 그 지점에서 리우웨이는 문제 제기처럼 등장했다. 그는 “예술의 정치성이 꼭 정치적으로 보여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그는 일종의 보증상표인 ‘중국 계급장’을 떼고 자본주의의 파노라마에 몸을 맡긴 채 그 흐름을 유연하게 넘나드는 태도를 보인다. 안소연 플라토 부관장과의 대담에서 그는 새 시대의 예술의 기능에 대해 말한다.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려고 시도(…) 이러한 탈주와 구축의 시도가 바로 예술을 대하는 저의 태도로서, 예술이야말로 새로운 가치관의 모든 가능성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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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로댕 갤러리로 개관해 50여 건의 기획전을 선보이고 8월 말 폐관하는 플라토 미술관 외관.


1999년 데뷔작부터 플라토 미술관을 위해 이번에 제작한 ‘파노라마’까지, 자신의 진화 과정을 한자리에 내놓은 리우웨이는 점차 간결해지는 표현 양식을 ‘감축(減縮)’이란 단어로 요약한다. 베이징 외곽에 버려진 건축 폐기물들을 쌓아올린 ‘하찮은 실수’, 내다버린 교과서 무더기를 돌처럼 사용한 ‘룩! 북(Look! Book)’, 상서로운 기운을 동네 사람들 손을 빌려 촘촘하게 엮은 ‘동녘’ 등 그의 작업은 땅과 현실에 굳건하게 발 딛은 채 감각적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그는 이제 화가나 조각가라기보다는 연출자의 기능을 구현하는 문화번역가처럼 보인다. 그는 “저항만으로는 부족하다. 정확한 인식이 중요하다. 그것이 나의 예술론”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8월 14일까지. 1999년 로댕 갤러리로 출발해 2011년 플라토 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국내외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담았던 이 공간은 이번 전시를 마지막으로 8월 31일 문을 닫는다. 리우웨이는 자신의 개인전이 플라토 미술관의 굿바이 전시임을 알고는 “이렇게 깨끗하고 전문적인 공간이 폐관한다니 유감”이라고 애석한 마음을 표했다.

근대 조각의 거장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의 ‘지옥의 문’과 ‘칼레의 시민’ 상설 전시에 보내준 관람객의 성원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무료다. 6월 25일과 7월 9일 오후 2시 로댕 작품 특강도 열린다. 1577-7595.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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