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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깜짝 놀란 사파리, 달콤했던 우주관람차 추억 새록새록

| 자연농원 40년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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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자연농원은 1976 년 개장 때부터 사자 사파리를 운영했다. 사파리는 지금까지 74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용인자연농원(자연농원)의 역사는 대한민국 테마파크의 역사다. 자연농원이 처음 선보인 놀이기구가 전국의 놀이공원을 점령했고, 캐리비안 베이 등장 이후 캐리비안 베이와 유사한 워터파크가 전국에 20개나 들어섰다. 1976년 자연농원이 개장한 이후 40년을 돌아본다. 살구꽃 피고 돼지 기르던 자연 속 농원이 첨단 놀이기구 빽빽한 테마파크로 거듭나는 사이, 코흘리개 꼬마는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그 아이와 함께 새로운 추억을 쌓는다. 자연농원 40년 자취를 되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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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관람차의 10분

우선 성적표부터 보자. 1976년 4월 18일 개장 첫날 입장객이 2만5000명을 넘었고, 개장 첫해만 88만 명이 다녀갔다. 누적 입장객 수는 2억2300만 명을 헤아린다(캐리비안 베이 포함). 날짜로 보면 94년 6월 5일이 최대 입장 기록을 세운 날이다. 이날 12만443명이 입장했다. 반면 손님이 단 2명뿐인 날도 있었다. 77년 1월 20일. 서울과 수도권에는 폭설과 한파가 들이닥쳤다.

자연농원의 놀이기구는 대부분 국내 최초 시설이다. 이를테면 후룸라이드(81년)·우주관람차(82년)·바이킹(83년)·미러하우스(84년)·지구마을(85년)·비룡열차(86년)·나는 코끼리(87년)·환상특급(88년) 등 자연농원이 8년 연속 오픈한 놀이기구는 모두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첨단시설이었다. 87년 문을 연 눈썰매장도 국내 첫 번째 눈썰매장이었다. 서울랜드(88년 개장)와 롯데월드(89년 개장)가 아직 없던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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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납치됐다 풀려 난 중공(지금의 중국) 민항기 승객들이 롤러코스터 ‘제트열차’를 타고 있다.



자연농원에서 가장 인기 많은 놀이기구는 ‘아마존 익스프레스’다. 94년 설치한 탑승형 놀이기구로, 보트를 타고 580m 길이의 급류를 타고 내려간다. 현재까지 5500만 명 넘게 즐겼단다. 가장 비싼 놀이기구는 ‘T익스프레스(2008년)’다. 300억원 넘게 투입됐다. 국내 최초의 나무로 된 롤러코스터로, 56m 높이에서 시속 104㎞ 속도로 77도 각도의 내리막을 질주한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로 통한다. 주말에는 2시간은 기다려야 탈 수 있다.

현재 에버랜드에는 놀이기구 44종이 있다. ‘쌍바이킹’이란 별명이 더 편한 ‘콜럼버스 대탐험(98년)’은 아직도 작동하고 있다. 꼭짓점까지 올라갔을 때 만세를 부르는 ‘바이킹 내기’도 여전하다고 한다. 2009년 운행을 멈췄지만, 아시아 최초의 행잉 롤러코스터 ‘독수리 요새(92년)’를 기억하는 사람도 많다. 하도 심하게 흔들려 구토를 했다는 사람도 있었고, 비틀거리면서 내렸다고 여자 친구한테 채일 뻔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가장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건 우주관람차(82년) 안에서의 10분이다. 단둘이 허공에 떠 있는 그 짧은 시간에 참으로 많은 역사가 이루어졌다.



3시간을 기다려라

자연농원의 시작은 동물농장에 가까웠다. 사자·사슴·멧돼지 등 동물 200여 종 4500마리가 살았다. 농장에서 키우던 돼지 2만5000마리는 뺀 숫자다. 초창기에는 ‘멧돼지 곡예 쇼’도 있었다. 멧돼지가 공연을 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지만, 축구도 하고 불 붙은 링도 통과했단다. 멧돼지 쇼는 90년대까지 인기를 누렸다.

그래도 동물원의 간판은 ‘사자 사파리 투어’였다. 버스를 타고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사파리를 탐험하는 투어는 지금도 국내에서 에버랜드가 유일하다. 사자만 살았던 사파리에 호랑이(80년)와 곰(90년)이 들어갔고, 2010년에는 기린·얼룩말 등 초식동물도 들어갔다. 현재는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밸리(2013년)’가 운영되고 있다. 로스트밸리에는 백사자·치타·코끼리 등 30종 300마리의 동물이 살고 있다. 이동차량도 일반 버스에서 수륙양용 버스로 교체됐다. 버스에서 내려 기린에게 먹이를 줄 수도 있다. 로스트밸리는 어린이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주말이면 3시간은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다.

2005년 에버랜드는 국내 최초로 체험형 동물원 ‘애니멀 원더월드’를 개장했다. 사막여우·버마비단뱀 등 희귀동물을 만져보고 먹이도 주는 동물원이다. 반딧불이도 산다. 에버랜드가 98년 인공 번식에 성공했다. 여름방학 기간에 반딧불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하루에 반딧불이 약 1000마리를 날려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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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버랜드가 지난 21일 공개한 판다 아이바오.



동물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물은 판다였다. 94년 11월 한·중 수교를 기념해 판다 한 쌍이 들어왔는데, 그 해 연말까지 50여 일 만에 130만 명이 관람했을 정도다. 그러나 판다는 99년 중국으로 돌아갔다. 판다를 들여오는 조건으로 중국에 연 100만 달러씩 연구기금을 주는 것이 문제가 됐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온 국민이 외화벌이에 나선 시절이었다. 지난 21일 모습을 드러낸 판다 한 쌍도 같은 조건으로 들여왔다.

사실 자연농원을 상징하는 동물은 사자다. 사파리도 사자부터 시작했고, 아기 사자 ‘여비’의 추억도 있다. 야구선수 이승엽의 이름을 딴 여비는 한동안 에버랜드의 마스코트 역할을 했다. 자연농원 개장부터 오늘까지 공식 마스코트는 모두 8개다. 이 중에서 6개 마스코트의 모델이 사자다. 그러나 1대 마스코트 ‘파미&랜디’부터 지금의 4대 마스코트 ‘레니&라라’까지 그다지 알려진 이름은 없다.



수영복을 단속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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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해골 바가지`로 불리는 캐리비안 베이의 어드벤처 풀. 한꺼번에 2.4t의 물 폭탄이 쏟아진다.



놀이공원의 꽃은 사실 퍼레이드다. 화려하고 이국적인 볼거리가 ‘꿈과 환상의 나라’라는 놀이공원의 테마를 완성한다. 자연농원도 90년대부터 퍼레이드에 공을 들였다. 80년대까지는 고적대 행진이 고작이었지만, 90년대 들어 퍼레이드에 동물 가면을 쓴 캐릭터가 등장했다. 퍼레이드에 늘씬한 외국인 연기자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96년 ‘페이블 환타지 퍼레이드’가 처음이었다. 일부 여성 연기자는 팬클럽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지금은 연기자와 이용자가 물총싸움을 하는‘스플레쉬 퍼레이드’처럼 참여형 퍼레이드가 인기다.

장미축제(85년)도 빠뜨릴 수 없다. 국내 최초의 본격 꽃 축제다. 시방 방방곡곡에서 열리는 지방 꽃축제의 원조인 셈이다. 사실 꽃놀이는 창경원(창경궁)에서 시작됐다. 60∼80년대 벚꽃 피는 봄날 창경원은 야간개장을 감행했고, 뭇 청춘이 밤벚꽃을 즐기며 데이트를 했다. 창경원 밤벚꽃 놀이의 아성에 자연농원은 ‘스타 파워’로 맞섰다. 당시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라디오 프로그램의 공개방송을 유치한 것이다.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 쇼’와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 출연하는 스타를 보러 장미원 일대는 장사진을 이뤘다. 장미축제가 시작된 이후 모두 5000만 본(本)이 넘는 장미 묘목을 심었다고 한다.

초창기 캐리비안 베이에는 전설처럼 내려오는 에피소드가 많다. 캐리비안 베이 한 번 가보는 게 소원이던 지방의 청춘들이 여름이면 캐리비안 베이 앞에서 밤을 샜다. 동시수용 인원 제한 때문이었다(현재 2만 명). 지금도 케이비안 베이는 동시수용 인원이 차면 추가 입장을 제한한다. 대신 7월 말에서 8월 초에는 오전 7시 30분에 문을 열고 오후 10시에 닫는다.

‘워터 봅슬레이’에서는 예기치 않은 봉변이 수시로 일어났다. 26m 높이에서 111m 길이의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시설인데, 워낙 빨리 떨어지는 바람에 수영복이 흐트러진 것도 모르고 일어나는 여성 탑승자가 많았다. 지금은 시속 100㎞ 가까운 속도로 추락하는 신종 기구 ‘아쿠아루프(2011년)’가 더 심하단다. ‘옷을 단속하고 일어나라’는 안내방송이 계속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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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석희 기자 seri1997@joongang.co.kr
사진=중앙포토·에버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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