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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식 호텔·공원 발상지 … 100여 년 전 문화·생활상 엿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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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교차하는 인천 중구 개항장 일대. 일본풍의 옛 일본 조계지 거리와 중국 전통 문화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차이나타운(왼쪽).



차이나타운을 낀 인천 개항장 일대는 다양한 문화가 교차하는 동네다. 군침 도는 ‘먹방 여행’만이 아니라, 근사한 건축 투어와 뜻 깊은 역사 투어도 가능하다.
인천 개항장 일대는 무엇보다 아픈 역사를 깨우치는 공간이다. 개항 133년 역사 동안 차곡차곡 쌓인 세월의 상처가 깊다. 지금 인천에서는 개항기의 역사와 문화를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역사의 상처 또한 생생한 근대문화 유산이자, 체험거리다.
 


한국 근대의 시작 인천 개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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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1호선과 수인선의 끝, 인천역을 빠져나오자 딴 나라였다. ‘중화가(中華街)’라는 이름을 단 패루(중국식 전통 대문)를 시작으로 화려한 중국풍 건물과 낡은 벽돌집, 낮은 목조건물이 줄기차게 이어졌다. 차이나타운을 품은 인천 개항장 일대의 풍경이다.

한국의 근대는 인천 부둣가, 다시 말해 개항장에서 잉태했다. 지금의 중구 관동·북성동·선린동·해안동 등 응봉산 자유공원을 둘러싼 일대다. 1883년 개항한 인천은 한양과 가까워 관문 노릇을 했다. 한적했던 어촌이 이내 낯선 이국의 땅처럼 변화했다. 외국인 전용 거주 지역이 만들어졌고, 그들의 무역회사와 은행이 지어졌고, 바다 건너온 물건을 다루는 상점과 창고가 들어섰다. 최초의 서구식 호텔(대불호텔·1888년), 서구식 공원(각국공원·1888년), 외국인 사교클럽(제물포구락부·1891년) 등이 잇달아 터를 잡았다. 당시 청나라 사람이 치외법권을 누리며 거주했던 조계지(租界地)가 지금의 차이나타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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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개항박물관(옛 일본제1은행)


개항장 일대는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장소가 수두룩하다. 1890년에 들어선 ‘일본18은행’이 근대건축전시관으로 탈바꿈해 관광객을 맞고 있다. 그러나 관광객은 대부분 차이나타운만 기웃대다가 떠난다. 근대 문화에 대한 관심이 짜장면의 인기를 따라잡지 못한다.

그래서 개항장 일대에선 근대 역사에 문화와 예술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차이나타운의 관광 열기를 주변 지역으로 확장하려는 바람이다. 다음달 14~15일 개항장 아트플랫폼에서 열리는 ‘2016 개항장 문화지구 근대거리 페스티벌’도 취지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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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플랫폼



축제장인 아트플랫폼은 개항기 문화재와 1930∼40년대 지어진 건물을 리모델링한 복합 문화예술공간이다. 일본우선주식회사(1888년)·대한통운 창고(1948년) 등 옛 건물 13동이 예술가의 레지던시·공연장·아카이브·전시장으로 부활해 있다. 오래된 붉은 벽돌 건물이 늘어선 아트플랫폼 안쪽에 서 있으면 100여 년 전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이 절로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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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플랫폼 미디어파사드 공연 모습.



이번 페스티벌의 대표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한 ‘미디어파사드’다. 전북 전주 풍남문에서 매주 목·금요일 밤 진행되는 미디어파사드 공연과 같은 형식이다. 개항장 아트플랫폼에선 옛 삼우인쇄소(1902년)와 옛 금마차다방(1943년) 건물 외벽을 캔버스 삼아 대불호텔·제물포구락부·만국공원 등에 얽힌 이야기를 영상 콘텐트로 풀어놓는다. 개항시기의 생활상과 문화가 낡은 건물 위에서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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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왼쪽).옛 일본 조계지 거리(오른쪽)



맛따라 멋따라 … 개항장을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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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장에 들 땐 배는 비우고 체력은 비축한 상태이어야 한다. 짜장면부터 월병·팥빙수 등 먹거리 천지고, 이국적인 길을 따라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인천 중구청에서 차이나타운 쪽으로 걷다 보면 자유공원으로 향하는 계단길이 나온다. 공자상이 놓인 이 계단을 기준으로 왼편이 차이나타운이고, 오른편이 일본·러시아를 비롯한 각국의 조계지가 있던 지역이다. 차이나타운은 홍등 아래 붉은 지붕과 간판을 한 중화요리 집이 메우고 있어 걸어다니다 보면 어지러울 정도다. 게다가 맛있는 냄새가 계속 코를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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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반점의 인기 메뉴 찹쌀탕수육(위)과 간짜장.

 짜장면 발상지인 이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집이 현재 ‘짜장면박물관’으로 리모델링된 ‘공화춘(1908년)’이다. 공화춘 창업자의 외손녀가 인근 ‘신승반점’에서 자장면(5000원)의 맛을 이어오고 있다. 짜장면 매니어가 성지 순례하듯이 다녀가는 집인데, 게살샥스핀(4만5000원)·찹쌀탕수육(1만8000원) 등도 반응이 뜨겁다. 중국식 길거리 음식도 다양하다. 화교중산학교 앞에서 4대째 공갈빵(3000원)과 월병(5000원)을 빚어온 ‘복래춘’, 항아리를 이용한 화덕만두(2000원)를 파는 ‘십리향’이 명물로 꼽힌다.

일본 조계지 쪽은 왁자지껄한 차이나타운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차이나타운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비탈을 따라 식당과 상점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면, 잘 닦인 도로와 2~3층 규모의 목조건물이 길게 늘어선 일본 조계지 쪽의 거리는 영락없이 일본풍이다. 차이나타운이 생동감이 넘친다면, 일본 조계지의 풍경은 한가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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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일본 목조건물의 흔적이 남아있는 카페 ‘팟알’.



지은 지 100년이 훌쩍 넘는 적산가옥도 남아 있다. 1885년 한 하역회사의 사무실 겸 숙소로 지은 3층 목조 건물인데, 지금은 ‘팟알’이라는 이름의 카페로 바뀌었다. 내부와 외부 모두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드문 건물이다. 카페 안쪽으로 작은 정원과 안채가 있고, 건물 2∼3층으로 작은 다다미방이 이어진다. 고풍스런 분위기에 반한 20~30대 여성 손님이 많단다. 인기 메뉴는 팥빙수(7000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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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팟알



아트플랫폼과 신포국제시장 사이 구석진 골목에 있는 카페 ‘빙고’도 드문 장소다. 건축가 이의중(38)씨가 1920년대에 지은 얼음창고 건물을 카페로 복원했다. 냉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설계된 좁은 문과 두꺼운 담벼락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카페엔 커다란 테이블 하나만 두고 있다. 모르는 사이라도 둥그렇게 둘러앉아 커피(4000원)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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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인천역 앞 도로 건너편이 차이나타운 초입이다. 다음달 14~15일 이틀간 인천 중구 개항장 내 아트플랫폼 거리에서 ‘2016 개항장 문화지구 근대거리 페스티벌’이 열린다. 문화장터 ‘수레마켓’과 먹거리장터 ‘만국야시장’이 운영되고, 미디어파사드 공연, 근대 의상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미디어파사드는 오후 8시와 9시 20분씩 공연된다. 개항장 일대에 짜장면박물관·한중문화관·인천개항박물관 등 문화시설이 다양하다. 인천시 중구청에서 개항장 일대 도보 여행을 돕는 무료 해설 프로그램(032-773-7511)을 운영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 일주일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글=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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