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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 여심 사로잡는 송중기의 매력

말 그대로 송중기 천하다. 지난 4월 14일 종영한 ‘태양의 후예’(KBS2, 이하 ‘태후’)가 휩쓸고 떠난 자리엔 차세대 한류 스타 송중기(31)가 남았다. 유시진 대위로 분해 아시아 여성 시청자의 완벽한 이상형으로 거듭난 그를 두고 평단은 ‘준비된 스타’였다며 입을 모은다. 지금의 송중기를 만든, 그의 스타성을 조목조목 파헤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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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늑대소년` 스틸컷]

절대 버리지 않을 수식어 ‘꽃미남’
송중기의 해사한 외모를 빼놓고 그의 매력을 논할 수 없다. “이건 그냥 잘생긴 얼굴이죠”라는 ‘태후’ 속 유시진의 말이 거슬리지 않는 건 꽃 같은 그의 얼굴 덕분이다. 여기에 김은숙 작가 특유의 달달한 대사까지 얹었으니, 유시진이 여성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시간문제였다.

돌이켜 보면 ‘태후’가 처음이 아니다. 송중기는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2012, KBS2)에서 일견 나쁜 남자로 보이지만 속은 지고지순한 ‘순정남’이었다. 영화 ‘늑대소년’(2012, 조성희 감독)에선 사랑하는 이를 몇십 년이고 기다리는 애완동물 같은 ‘귀요미’였다. 그는 스스로 꽃미남이란 조건을 온전히 수용하며 여성 관객의 판타지를 충족해 왔다. 아예 “꽃미남 수식어를 버리고 싶은 생각이 절대 없다”고 못 박기도 했다.

그뿐인가. “유시진을 보며 연애를 배웠어요. 내 남자, 내 남편에게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니까요”라며 김 작가가 만든 판타지의 결정체인 유시진을 옹호했다. 그의 이런 태도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아시아 시장의 여성 관객을 의식한 것인지, 아니면 배우로서의 진심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 수는 없다. 분명한 건, 송중기는 여성 관객에게 ‘예쁘고 로맨틱한 남자’로 소비되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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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NEW]

공부에 운동까지 잘하는 ‘엄친아’
송중기는 똑똑한 배우다. 초등학교 때부터 12년간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한 데다 공부도 잘했다. 고교 시절 전교 부회장 역임, ‘수’로 빼곡한 성적표 등 모범적인 학창 시절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그의 이미지에 후광 효과를 더했다. 그는 수능 400점 만점에 380점이란 우수한 성적으로 성균관대학교 사회과학부에 입학했고, 대학 시절엔 교내 방송부 앵커로 활동했다. 또 대학 2학년 때 교양 프로그램 ‘퀴즈 대한민국’(2002~2013, KBS1)에 출연해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사실 연기와 크게 상관없는 것들이지만, 이 모든 게 ‘송중기 신화’를 구성하는 데 기여한 건 사실이다. 대학 졸업 후 비교적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한 그가 배우로서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도 뭐든 열심히 하는 모범생 기질 덕분이었다. 그리고 기회가 찾아올 때마다 그는 매번 영리한 선택을 했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2010, KBS2)에서 능글맞고 매력적인 한량 구용하 역으로 라이징 스타가 된 직후 선택한 캐릭터는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2011, SBS) 세종 이도(한석규)의 젊은 시절 역이었다.

적은 분량 때문에 지인들은 출연을 뜯어말렸지만, 그는 이 작품에서 열등감에 휩싸인 무력한 왕을 섬세하게 그려 내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지질한 백수를 연기했던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2011, 김정환 감독)에 출연했을 때, 한 인터뷰에서 기자가 “멋있는 역할을 맡은 후 망가지는 모습을 선보이는 게 스타로 가는 정석이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건 흔히 말하는 스펙트럼을 넓히는 방식 중 단기적인 방법 같아요. 그런 추세를 따라가는 건 짧은 생각이죠.”(보그, 2012년 11월호) 송중기의 남다른 면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송중기는 여심을 저격하는 달콤한 남성 스타의 이미지와 연기력까지 갖춘 배우가 되길 원하는 듯 보인다. 작품을 선택하는 전략과 준수한 연기력, 철저한 사생활 관리 등 송중기 자신의 욕심을 이룰 자산은 이미 충분하지 않을까.”(황미요조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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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NEW]

끼보다 노력으로 빛나는 배우
송중기는 ‘성대 얼짱’으로 유명했지만 단번에 주요 배역을 꿰찬 건 아니었다. 졸업 후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를 하며 많은 영화의 단역으로 출연한 탓에, 과거 무명 배우 시절 풋풋한 모습이 여기저기서 속속 발견되기도 한다. 송중기는 “끼가 없다는 콤플렉스가 고민의 기회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연기력을 키웠다. ‘늑대소년’의 철수를 연기할 땐 배우 이준혁의 도움을 받아 ‘동물의 왕국’(2004~, KBS1)을 보며 늑대의 움직임을 연구했고, 덕분에 쉽지 않은 역할을 무리 없이 해냈다. ‘뿌리 깊은 나무’에선 세종의 야사(野史)까지 훑으며 무력한 왕 이도의 내면을 이해하려 했다고. 타고난 재능이 아닌 노력과 성실함으로 빚어낸 연기인 셈이다.

그렇게 그는 “어떤 역할도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소화하는, 그래서 일상성이 느껴지는 연기”(이숙명 영화칼럼니스트)를 완성해 나갔다. 송중기는 또다시 군인을 연기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차기작은 일제강점기 일본 군함도에 징용된 조선인들의 탈출기를 그린 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다. 2013년 현역 입대한 후 지금까지, 실제 삶과 극을 오가며 군복을 입고 있는 송중기. 이번엔 삭발까지 한다.
 
복학생 오빠 같은 넉살은 옵션
송중기는 인터뷰에서 에두르지 않고 답하기로 유명하다. 예민한 질문도 재치 있게 넘어가는 넉살로 기자들의 호감을 얻어 내는 유형이랄까. “전 ‘찐한’ 연애밖에 안 해 봤습니다. 가벼운 연애는 재미없거든요”(에스콰이어, 2012년 12월호)라 밝힌 적도 있고, “비밀 연애를 선호하고, 과감하게 먼저 고백하는 스타일”(한밤의 TV연예, 2011년 10월 19일 방송분)이라 발언한 적도 있다. 말하자면 고운 얼굴 뒤에 적당히 마초 같고 능글맞은 ‘복학생’ 같은 상남자가 보인다.

이런 성격을 바탕으로 스물여섯 살엔 10대를 타깃으로 하는 ‘뮤직뱅크’(방영 중, KBS2)에서 매끄럽게 사회를 봤고,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방영 중, SBS) 초창기에 ‘안 웃기는 예능 초보’ 캐릭터로 활약했다. 하지만 매번 박수만 받은 건 아니었다. 2010년 멜론 뮤직 어워즈에서 사회를 맡은 그는 반말 섞인 멘트와 원활하지 못한 진행으로 쓴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넘치는 자신감이 오히려 독이 된 걸까. 하지만 어떤 상황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듯 여유로운 미소는 송중기의 트레이드 마크다. 여려 보이는 외모임에도 기대고 싶은 남성으로 느껴지는 건 그 때문이다. 다양한 매력으로 무장해 2016년 최고의 스타가 된 송중기. 앞으로 그가 어떤 미남 배우도 가지 않은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 예상하는 이유는 이토록 많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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