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28번 수술받고도 다시 클럽 잡은 못 말리는 골프 사랑

마크 케이오(짐바브웨)의 인생에서 2010년 9월 24일은 가장 지우기 힘든 날이 됐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자신의 차를 몰던 케이오는 시계가 오후 8시20분을 가리킬 무렵 차선을 바꿔 그의 차로로 침범한 경찰차와 충돌했다.
기사 이미지

처참했던 사고 상황을 대변해주는 그의 차량.

사고는 치명적이었다. 사고 현장에서 의식을 찾은 그는 산산이 부서진 오른쪽 다리와 거의 잘려 나간 채 달랑거리고 있는 왼쪽 발을 발견했다. 친구의 비명 소리와 아수라장이 돼버린 사고 현장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그 날의 사고는 케이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놨다. 숨이 붙어있는 게 기적일 정도로 큰 부상을 당한 케이오는 3주간을 중환자실에서 보냈다. 이후에도 3달을 병원 침상에 누워 보내야 했고, 부셔진 뼈를 맞추고 피부를 이식하기 위해 무려 28번의 대수술을 받았다.

사고 이전의 케이오는 장래가 촉망한 선수였다. 1978년생인 케이오는 18세였던 1996년 프로로 전향한 뒤 남아공 프로골프투어인 션샤인 투어에서 9승을 거뒀다. 유러피언 2부 투어인 챌린지 투어에서도 3승을 기록하면서 닉 프라이스 이후 짐바브웨 최고의 선수가 될 거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기사 이미지

2005년 NEC 인비테이셔널에서 타이거 우즈와 함께 경기하는 마크 케이오(왼쪽).

케이오는 2005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NEC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했다. 1, 2라운드 때 그의 동반자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였다. 최근 케이오의 근황을 전해들은 우즈는 "믿기지 않는 일이다. 그렇게 큰 사고를 당한 뒤 다시 클럽을 잡은 그의 열정은 정말 대단하다. 그를 지켜보는 것은 큰 즐거움"이라고 했다.

케이오의 치료 과정은 어둡고 긴 터널 같았다. 오른 쪽 대퇴골에 큰 부상을 입은 그는 6번의 수술을 받았고, 왼쪽 대퇴골에 비해 약 3cm가 짧아졌다. 피부 이식 수술이 이어졌고, 수십 개의 철심을 몸에 박아 조각난 뼈를 맞추는 수술도 했다.
기사 이미지

마크 케이오.

그러나 힘겨운 재활을 하면서도 케이오의 골프 열정은 꺾이지 않았다. 케이오는 사고 이후 4년 간 목발 없이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웠지만 목발과 카트에 의지해 다시 클럽을 잡았다.

2013년 고국에서 열린 짐바브웨 오픈 프로암에 나가 75타를 쳤다. 이 날의 라운드로 오른 쪽 무릎에 삽입한 특수 강철판이 부셔져 다시 병원 신세를 졌지만 그건 문제도 아니었다. 케이오는 "1949년 버스 사고를 당했지만 1년 뒤 US오픈에서 우승한 벤 호건의 이야기에 깊은 영감을 받았다. 포기하면 결국 아무 것도 만들어 낼 수 없다. 다시 복귀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2014년 가을 목발 없이도 생활할 수 있게 된 케이오는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9홀을 걸어 라운드도 했다. 그 날의 여파로 다시 4일 간 침대 신세를 졌지만 그의 의지는 점점 더 돌처럼 단단해졌다. 케이오는 지난 해 5월 사고 이후 처음으로 18홀을 걸걸으면서 라운드를 돌았다. 드라이브 샷 거리는 20야드 짧아졌지만 그의 스윙은 사고 이전과 비교해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다.

케이오는 지난 해 12월 아내를 캐디로 동반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IGT 투어 퀄리파잉 스쿨에 응시해 컷을 통과했다. 올해 4월에는 짐바브웨 오픈에 출전해 1라운드에서 2언더파를 쳤다. 케이오는 "사실 내 스토리는 비극이었다. 그러나 나는 다시 돌아왔다. 골프를 통해 두 번째 인생을 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