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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뿌리인 공급 과잉 해소할 근본적 대책 안 내놔”

조선·해운업체들은 26일 발표된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계획이 기존과 크게 다를 바 없다며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기업별로 이미 추진 중인 자구안에서 크게 나아진 것이 없는 데다 위기의 근본 원인인 업계 전반의 공급 과잉과 저가 수주 관행에 대해선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구조조정안은) 3개의 트랙을 구분하는 원론적인 입장 표명에서 벗어나 보다 빠르게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대형 조선사들은 “근본적인 산업 구조 재편 없이 이번에도 혈세를 투입해 하위업체를 살려놔 봐야 결국 경쟁 과잉으로 인한 저가 수주의 악순환으로 다시 접어들게 될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같은 대형 조선사들은 특히 구조조정의 핵심은 ‘대우조선해양’이라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원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1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될 정도의 부실이 났던 회사”라며 “두 차례나 대규모 공적자금을 받아 겨우 연명하는 회사와 비록 지금 적자를 보더라도 자체 생존의 길을 걷고 있는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을 동일선에 놓고 대책을 내놓는다는 것 자체가 구조조정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입장은 달랐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일단 정부가 인위적으로 기업의 사업부 구조조정 관련 내용을 해당 기업에 맡기고, ‘인원을 추가로 감축해야 한다’는 선에서 개별기업에 요청하고 있다는 점은 바람직한 것 같다”며 “하지만 언제까지 얼마만큼의 인력을 줄여야 하고 앞으로 어떻게 ‘발주 가뭄의 시대’를 넘겨야 하는지에 대한 청사진은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해운업계 역시 실망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다만 정부가 해양수산부·금융위원회·KDB산업은행이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해운 얼라이언스(동맹) 재편 과정에서 국적 해운사를 지원한다고 밝힌 점에는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공동 TF를 구성해 구조조정 중이더라도 얼라이언스 관련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의지를 밝힌 점은 긍정적”이라며 “전 세계 화주들이 해운업을 살리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느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기·문희철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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