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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쇄신파 “대통령, 이제 국민한테 져야”…현기환 “정치인한테는 안 질 것 같다"

“대통령이 국민한테 이제 져야 해요. 그럴 수 있겠어요?”

지난 25일 밤 18대 국회 때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내 소장의원 모임이었던 ‘민본21’ 회원들의 만찬 회동에서 나온 말이다.

한 새누리당 의원이 자리에 참석한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18대 의원 출신인 현 수석은 민본21 회원이었다. 현 수석은 “국민한테야 당연히 그런 모습을 보이실 건데, 정치인들한테는 안 그럴 것 같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날 만찬에는 김성태·황영철·신성범·박민식 의원, 주광덕 당선자 등 4·13 총선 이후 여권의 총체적 개혁을 주장하는 쇄신파가 많아 대화 주제가 자연스럽게 ▶총선 책임론 ▶당·청 관계 재정립 등으로 번졌다는 게 참석자들 얘기다. 참석자들은 현 수석을 향해 청와대의 국정운영과 관련된 다양한 지적을 쏟아냈고 현 수석은 경청하는 자세를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얘기가 박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는 데 이르자 현 수석은 ‘박 대통령이 정치권을 향해서는 총선 전처럼 강경기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취지로 박 대통령 의중에 대한 관측을 전했다고 한다.

이런 현 수석의 발언에 “정치인들이 국민의 선택을 받아 전달하는 건데 그걸 안 듣겠다는 것이냐”는 반응이 따랐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대통령이 국회를 바라보는 눈이 지금 같아선 안 된다” “당·청 관계가 바뀌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안 된다” 등의 비판적인 의견이 이어졌다고 한다. “여당의 독립성을 박 대통령이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현 수석은 주로 듣는 편이었지만 중간중간 “당도 자생력을 길러야 한다”는 식의 반응을 내놨다고 한다. 쇄신파들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셈이지만 고성이 오가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들은 “언론에는 비밀로 하자”고 약속하고 공개적으론 말을 아꼈다.

만찬을 마친 뒤 황영철 의원은 기자들에게 “어려운 때일수록 여당과 청와대가 하나로 가야 되지 않겠느냐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현 수석도 기자들에게 “오늘은 전직 의원 자격으로 온 것”이라는 말만 하고 사라졌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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