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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어장 포기 못해” 경남·전남 해상경계 다툼에 돈 펑펑

해상경계를 놓고 벌어진 전남도와 경남도의 갈등이 헌법재판소까지 가면서 예산 및 행정력 낭비 논란을 빚고 있다.

전남도는 26일 “경남도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함에 따라 대형 로펌을 통해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도가 지난해 12월 전남도와 여수시를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데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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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는 전남도와 경남도의 해상 경계선 기준을 남해군 세존도 앞이 아니라 이 섬에서 남서쪽으로 약 20㎞ 떨어진 여수시 작도 앞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경계 기준을 남해군 세존도 앞까지로 주장해온 전남도의 손을 들어준 대법원의 지난해 6월 판단을 반박하는 주장이다. 그동안 전남도와 경남도는 멸치와 장어·도다리가 많은 황금 어장의 관할권을 놓고 치열하게 다퉈왔다.

경남도는 해당 해역을 차지하기 위한 권한쟁의심판에서 이기기 위해 국내에서 손꼽는 로펌에 사건을 의뢰했다. 해당 로펌 소속 대법관 출신 변호사 등이 이번 사건을 맡았다. 경남도는 이번 사건에 대한 착수금으로 1억원이 넘는 금액을 이미 지급했으며 성공보수금으로 2억원 이상의 금액을 약속한 것으로 전남도는 파악했다. 착수금은 경남도와 남해군이 경남지역 어업 단체들과 함께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1월 헌법재판소로부터 권한쟁의심판청구 접수통지 공문을 받은 직후 소속 공무원을 통해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반박 의견서를 보냈다.

우선 국토지리정보원이 발행한 지형도의 해상 경계선이 경남도 주장과 달리 남해군 세존도 앞에 그어진 점을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이 전남 해상을 침범해 조업한 혐의로 기소된 경남지역 어민들에 대한 형사 재판에서 유죄 근거로 삼은 기준이다. 전남도는 경남지역 한 기초자치단체가 과거 세존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한 경남지역 어민들에 대해 전남의 해상을 침범했다며 행정처분을 한 점도 근거로 삼았다.

전남도와 여수시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이번 권한쟁의심판이 기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경남도 측 법률대리인에 대항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의 로펌에서 거물급 변호사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전남도 안팎에선 “경남도와 비슷한 수준의 예산을 소송에 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행정력 낭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전남도와 여수시 공무원들은 지난해 7월 경남지역 어민들이 어선 400여 척을 동원해 벌인 해상 시위 때부터 상대 측에 대한 정보 수집과 재판 준비 등에 시달리고 있다. 헌재의 결정이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행정력 낭비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경남도도 마찬가지다.

경남도 이인식 어업진흥과 계장은 “이번 논란은 정부가 해상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며 “이번 권한쟁의심판을 통해 뚜렷한 해상경계가 설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위성욱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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