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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야당 득표율 30% 이상인 동, 18대 0곳→20대 압구정동 뺀 모든 동

18·19·20대 강남구 동별 여야 득표율 변화

24년 만에 강남구에 야당 국회의원이 등장했다. 이를 두고 “개포·세곡동을 중심으로 ‘강남을’ 선거구가 새롭게 개편된 탓에 벌어진 해프닝”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말 단순한 ‘해프닝’일까. 중앙일보 江南通新은 18·19·20대 강남구 동별 투표율을 비교 분석해 봤다. 8년 전엔 야당 득표율 30%를 넘긴 동이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리고 8년 후인 이번 선거에서는 야당 득표율 30%를 못 넘긴 곳이 1곳에 불과했다. 선거구 개편으로 이번에 강남을이 된 지역 역시 과거 압도적인 비율로 여당을 지지했던 곳이었다.


개포·세곡 야 득표 8년 전 20%→현 50%
‘타워팰리스’ 도곡 2동도 야 지지 30%로
“여당 권력 집중 문제” 심판·견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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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정당의 ‘강남불패’ 신화가 24년 만에 깨졌다. 이번 20대 총선에서 ‘강남을’의 전현희 당선자는 상대 후보인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를 6624표차로 제치고 14대 총선 이후 처음으로 강남에 야당의 깃발을 꽂았다. 이번 결과를 두고 한편에선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개포동과 세곡동을 중심으로 새로 개편된 강남을의 선거 결과를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18·19·20대 총선 결과를 분석하고 강남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본 결과 더 이상 강남 지역이 보수정당의 ‘집토끼’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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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의 빨간색이 진할수록 여당 득표율이 높고 파란색이 진할수록 야당 득표율이 높은 곳을 뜻한다.



 8년 전까지만 해도 강남·서초는 확실히 여당의 표밭이었다. 18대 총선에서 강남·서초지역에 출마한 야당 후보들은 서초갑의 박찬선 후보(22%)를 제외하곤 나머지 세 곳에서 모두 10%대 득표율에 그쳤다. 개포동과 세곡동 역시 마찬가지였다. 개포1~4동 주민들 60%가 한나라당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통합민주당에 표를 던진 주민은 20%에 불과했다. 세곡동 역시 전체 주민 66%가 한나라당에 투표했고 18%만이 통합민주당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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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의 빨간색이 진할수록 여당 득표율이 높고 파란색이 진할수록 야당 득표율이 높은 곳을 뜻한다.


 
 하지만 19대 총선에서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강남을과 서초을에서 민주통합당의 정동영·임지아 후보가 3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선전을 펼쳤다. 강남갑과 서초갑에서도 야당후보들이 33%씩을 얻어냈다. 개포동과 세곡동 주민은 56%가 새누리당 후보를 선택했으며 민주통합당 후보는 두 곳에서 각각 42%와 4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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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의 빨간색이 진할수록 여당 득표율이 높고 파란색이 진할수록 야당 득표율이 높은 곳을 뜻한다.



 이번 총선에선 야당의 뒤집기가 시작됐다. 비단 ‘강남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서초을의 새누리당 박성중 당선인은 47%의 득표율로 승리했지만 더불어민주당 김기영 후보와 국민의당 조순형 후보의 표를 합치면 50%가 넘어갔다. 만약 야권에서 단일화가 이루어졌다면 결과가 뒤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18대 총선 당시 상대 후보보다 3.5배 많은 득표수를 기록한 ‘강남갑’의 이종구 의원은 이번에 민주당 김성곤 후보를 맞아 7856표차로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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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 강남의 집토끼들을 떠나게 만들었을까. 강남의 주민들은 선거 결과를 두고 ‘심판’과 ‘견제’를 이야기했다. 직장인 송모(29·역삼동)씨는 “솔직히 후보 간 정책적 견해차는 느껴지지 않았고 기억에 남는 공약도 없었다”면서 “여당에 권력이 집중돼있는 현 상태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지역구에서는 2번(더불어민주당)을, 정당 투표에서는 4번(정의당)을 찍었다”고 말했다. 송씨와 마찬가지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뽑았다는 이모(62·대치동)씨는 “새누리당의 이은재 당선인은 언제 어디서 시의원으로 활동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사람이었다. ‘낙하산 공천으로 아무나 내놓아도 강남이면 무조건 승리한다’는 식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모(46·도곡동)씨는 “지역구 투표에서는 사표를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새누리당 후보자에게 표를 던졌지만 정당 투표는 공약이 마음에 들어 정의당을 선택했다”며 “이번 20대 총선의 선거 결과가 강남 지역을 비롯한 여타 지역에서 선명한 공약 경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큰 틀에서 볼 때 정권의 색깔 변화가 강남 지역 투표 성향에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며 “리버럴한 성향을 보이는 강남 지역의 화이트칼라들이 MB정권 출범과 맞물린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줬다면 이번 총선에선 국정교과서 편찬 등 국가주의적 모습을 보이는 박근혜 정권과 여당에 싸늘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에 따른 박 대통령 지지 하락과 적극적 투표층이던 중장년층의 투표율이 하락하고 젊은 세대의 투표율이 상승한 것도 이번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민관 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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