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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불안 걷어주고 추임새 넣으면 재밌는 얘기 털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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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은 “재미만 있으면 허무하고, 의미만 있으면 지루하다”고 했다. 좋은 방송이 뭐냐고 묻자 나온 답이었다. 그는 관객에게 마이크를 넘겨주는 ‘톡투유’에서 이야기의 재미와 공감의 의미를 찾았다.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우리 사회에서 엑스트라 취급받고 사는 사람들이 ‘끽 소리’ 내는 프로그램이에요. 그 목소리를 전달하는 ‘마이크’가 제가 할 일이고요.”

JTBC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일 밤 11시)’ MC 김제동(42)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원래 주인공인 사람들을 자기 자리로 돌려놓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톡투유’는 방청객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청중 중심’ 토크 프로그램이다. 매주 유명인사 패널이 등장하긴 하지만 무게 중심은 ‘일반인’ 관객에게 놓여 있다. 지난해 2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였고, 같은 해 5월 3일 정규 편성됐다. 진행 1주년을 앞둔 그를 만났다.
 
일반인의 이야기가 밋밋하진 않을까 걱정은 없었나.
“‘톡투유’의 핵심은 ‘재미’다. 처음부터 재미만큼은 자신있었다. 누구의 인생이든 책으로 써놓으면 베스트셀러고, 영화로 만들면 1000만 영화가 될 만큼 드라마틱한 요소를 갖고 있다. ‘내 얘기가 재미없을지 모른다’는 관객들의 불안감을 걷어내주는 게 MC의 역할이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비난받지 않는다, 조롱받지 않는다’는 확신만 심어주면 반드시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2009년부터 전국을 돌며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를 진행하고 있다. “결혼해서 아내가 반대하지만 않는다면 평생 계속하고 싶다”고 할 만큼 애착을 갖고 있는 일이다. 지금까지 273회 열어 3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만났다.

그의 토크콘서트와 ‘톡투유’는 경청과 공감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지향점이 같다. 방송에 서툰 일반인들이 말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추임새를 넣어주는 것은 이벤트 진행자 출신인 그의 장기다.

그는 “중간중간 침묵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잠깐의 침묵 뒤에 진짜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고, 대화 중 침묵은 그 자체가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믿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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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톡투유’ MC 김제동이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방청객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 JTBC]

 
 1주년을 맞는 소감은.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는 걸 알게 됐다. 매주 4000명 넘게 방송 참여를 신청한다. 이 중 300∼400명씩만 방청객으로 뽑힌다. 지방에서 예닐곱 시간씩 걸려 녹화장에 오시는 분들을 보면 고맙고 미안하다.”

2002년 KBS ‘윤도현의 러브레터’로 방송에 데뷔한 그는 정치적 성향과 행보 때문에 종종 화제가 되는 인물이다. SBS ‘힐링캠프’를 진행 중이던 지난해 11월엔 ‘엄마부대봉사단’이 그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제주 해군기지 등에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는 이유로 방송사 앞에서 MC 하차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육아·교육 얘기하다가도 결국 정치
정치성향 드러내는 게 헌법정신 부합

 
정치 성향을 드러낸다는 게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정치 성향을 밝혀 이익이냐, 손해냐를 따지기 전에 누구나 정치 성향을 갖고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 각자 자신의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게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육아와 교육 문제, 등록금 고민 등을 이야기하다 보면 결국 정치 이야기로 귀결된다. 나는 그저 순간순간 상황이 왔을 때 피하려 하지 않았을 뿐이다. 정치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 중엔 정치하는 사람들이 많다. ‘너네가 관심을 안 가져야 우리끼리 맘대로 할 수 있다’는 속내가 보인다. 간혹 내게 야당은 왜 비판 안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그동안 야당이 존재감이 없어 뭐하는지 몰라 비판을 못했다. 그리고 힘 있는 쪽을 대상으로 해야 풍자가 되지, 약자를 풍자한다고 나서면 그건 조롱과 멸시가 돼버린다.”

그에게 2016년은 새 출발의 해다. 7년 동안 함께 일한 소속사와 계약을 끝내고 독립했다. 또 비영리법인 ‘김제동과 어깨동무’를 발족, 본격적인 사회 활동에 나섰다.
 
주력 사업은 무엇인가.
“‘우리를 돕는 사람을 돕는다’는 게 모토다. 소방공무원과 경찰공무원, 군대에서 다친 청년 등을 도울 계획이다. 또 통일에 대한 희망적인 분위기 조성에도 나설 생각이다. 현재 80대는 독립운동 세대, 60∼70대는 산업화 세대, 40∼50대는 민주화 세대라는 세대적 자부심이 있다. 청년 세대는 통일세대가 될 수 있다. 세대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생기는 순간 추진동력도 생긴다. 부부싸움 끝나고 대동강 가서 맥주 한 잔 마시는 즐거운 상상을 해보라. 가슴이 뛰지 않나.”

글=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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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