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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중독’ 사우디 개조, 31세 왕자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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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파이낸셜타임스(FT)·외신종합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탈(脫)석유’를 선언했다.

사우디는 25일(현지시간) ‘사우디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석유 의존 경제에서 벗어나 도시개발·관광산업·군수산업·광산업 등 새 먹거리를 육성해 제2의 경제 도약을 하겠다는 내용이다. 사우디는 3월 말 기준으로 하루 1019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세수에서 석유 부문의 비중은 70%에 달한다.

사우디는 새 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려고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를 민영화하기로 했다. 사우디는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로 마련한 자금과 국유지·공단을 팔아 모은 돈으로 2조 달러가량의 국부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국부펀드로 새 성장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도 2020년까지 9만 개 이상을 만들기로 했다. 현재 사우디 인구의 70%가량이 30대 이하지만 청년 실업률은 3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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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 가는 나라 곳간을 채우기 위해 전기·석유·물을 쓸 때 지원하던 보조금도 줄였다. 부가가치세도 도입하고 사치품에 추가 세금을 물리는 등 세제 개혁도 추진할 계획이다. 사우디는 이런 개혁으로 국내총생산(GDP)에서 비석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의 16.8%에서 50%로 늘릴 계획이다.

이런 파격적인 정책으로 오일왕국을 개조하겠다고 나선 인물이 올해 31세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다. 그는 지난해 1월 왕위에 오른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아들로 왕위 계승 서열 2위다. 그는 스티브 잡스에게 열광하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으며, 비디오게임을 하며 자란 신세대다. 그는 지난 21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성 세대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꿈도 다르다”며 “사우디는 석유에 중독돼 다른 부문의 성장이 막혔다”고 말했다.

1932년에 건국한 사우디는 개혁과는 거리가 먼 나라였다. 초대 국왕 압둘아지즈에 이어 그의 아들들로 통치가 이어졌지만 변화가 없었다. 든든한 오일머니 때문이다. 석유를 판 돈으로 먹고사는 데 문제가 없으니 변해야 할 동기가 약했다.

사우디에 위기감이 싹튼 건 유가 하락 때문이었다. 2014년 중순까지만 해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하지만 이후 유가가 최고치에 비해 70% 이상 추락하자 사우디의 곳간은 비어 갔다. 2011년 말 연 10% 수준이던 경제성장률도 지난해 말 3.35%까지 내려앉았다. 파산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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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왕자는 압둘아지즈 국왕의 전폭적 지원 아래 개혁의 선봉에 섰다. 그는 세계 최연소 국방장관 타이틀을 단 지난해 3월 예멘 공습을 주도하며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경제개발위원회와 아람코 최고위원회 의장도 맡아 경제정책도 사실상 좌지우지하고 있다. 언론은 이런 그를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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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왕자의 경제 개혁안은 역설적으로 보면 원유시장 내 사우디의 통제력 감소를 반영하는 것이다. 사우디는 더 이상 과거처럼 세계 원유시장을 쥐락펴락할 수 없다. 마켓워치는 “사우디의 개혁안은 원유 수요가 정점에 달했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앞으로 시장점유율 전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젊은 왕자의 도전 앞에 장애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사우디 내에서 아람코의 민영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벌써 나온다. 석유·물·전기에 지급되던 보조금이 사라지면서 여론도 악화됐다. 짐 크레인 라이스대 연구위원은 “빙하의 움직임처럼 변화 속도가 더딘 사우디가 급진적 개혁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무함마드 왕자는 “『손자병법』과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책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가 손자나 처칠처럼 탁월한 전략을 펼칠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
● 1985년생(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아들)
● 사우디 부왕세자(제2 왕위계승자)
● 국방장관
● 경제개발위원회 의장
● 아람코 최고위원회 의장
● 국가변혁 프로그램 위원장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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