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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타봤습니다] 40도 경사도 거뜬…마세라티 1호 SUV ‘르반떼’ 국내 첫 시승

독일·일본·미국산 수입차가 강세지만 ‘이탈리아산 준마’를 꼽으라면 페라리와 함께 ‘마세라티’를 꼽는 사람이 많습니다. 특유의 ‘삼지창’ 엠블럼을 앞세운 고급 스포츠 세단 ‘기블리’나 ‘콰트로포르테’가 바로 마세라티의 작품입니다.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마세라티가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르반떼’(Levante)를 선보였습니다. 6기통 가솔린·디젤 엔진을 얹은 4륜 구동 중형 SUV입니다.

마세라티는 ‘강남 SUV’로 불리는 포르쉐 ‘카이엔’을 경쟁자로 꼽았는데요. 국내엔 10월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예상 판매 가격은 1억1000만~1억4270만원입니다. 중앙일보가 이탈리아 타비아노 인근에서 국내 종합일간지 최초로 르반떼를 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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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지난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파르마 인근 타비아노의 고성(古城)에서 모습을 드러낸 마세라티 최초의 SUV ‘르반떼’입니다. 마세라티는 이 곳으로 세계 20여개 언론 매체의 자동차 전문 기자단을 초청했습니다. 왜 이곳이냐고요? 1914년 마세라티를 창업한 알피에리 마세라티가 바로 이 근처에서 처음 만든 자동차를 시험 주행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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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둥! 다음날 아침 시승을 기다리고 있는 르반떼 무리입니다. 가솔린·디젤 6기통 3000cc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얹었습니다. 디젤 모델은 최대 출력 275마력, 최대 토크 61.2㎏f·m의 성능을 냅니다. 고성능 가솔린 모델인 르반떼s는 최대 출력 430마력, 최대 토크 59.1㎏f·m를 발휘합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데 5.2초~6.9초가 걸립니다. 복합 연비는 L당 9.2~13.9㎞입니다(유럽 기준). 저는 디젤 모델을 시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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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가까이서 차를 봤습니다. 르반떼란 이름은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에서 따왔습니다. 따뜻하면서도 힘찬 바람이라는데요. 매끈하게 빠진 유선형 디자인이 이름과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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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를 상징하는 ‘삼지창’ 엠블럼이 자리잡은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입니다. 마세라티 매니어가 가장 흥분하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볼로냐의 조각상인 바다의 수호신 ‘포세이돈’이 들고 있는 삼지창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다만 플라스틱으로 마감한 엠블럼이 ‘명차’의 품격과 다소 거리감있게 느껴지긴 합니다.

그릴 안쪽이 닫혀있는 것도 눈에 띕니다. 천천히 달릴 땐 그릴을 닫고, 빠르게 달릴 땐 그릴을 열어 주행 성능을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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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을 뜯어봤습니다. 전장(길이)이 5m, 휠베이스(축간거리)가 3m에 이르는 중형 SUV의 위풍당당함이 느껴지시나요. 요즘 유행하는 자동차 디자인처럼 차체 옆을 가로지르는 날카로운 선이 없는 게 오히려 여유롭게 비치기도 합니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경쟁차인 카이엔보다 더 크고 여유로운 느낌을 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앞바퀴 휀더 뒤의 물방울처럼 이어진 3개의 ‘사이드 벤트(공기 구멍)’도 마세라티의 트레이드 마크 답게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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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입니다. 역시 이름과 어울리게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딱히 강렬한 개성은 없습니다. 대신 불필요한 선을 확 줄이고 통통한 볼륨감을 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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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짝, 열어봤습니다. 유리창 위로 천장과 닿는 부분에 철제 빔이 없습니다. 스포츠 쿠페가 이런 디자인을 많이 쓰는데요. 마세라티는 풍절음(공기소음)을 없애기 위해 두껍게 이중으로 이어 붙인 유리를 적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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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을 들여다봤습니다. 카이엔처럼 가운데 조작부 위 동그란 아날로그 시계를 배치했습니다. 최근 출시한 차들처럼 가운데 터치 스크린이 크거나 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무난한 느낌을 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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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봉을 중심으로 한 가운데 조작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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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주변 암레스트(팔걸이) 입니다. 요건 좀 설명을 해야겠습니다. 마세라티는 실내 가죽 시트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협업해 만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가죽에 보이는 숨구멍도 예사롭게 보이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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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 가죽이지만 비단같이 매끄럽습니다. 통풍·열선 다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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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엔진 보닛과 천장을 잇는 A필러 안쪽 부분입니다. 보통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는데 명차답게 맨질맨질한 ‘스웨이드’ 소재로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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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 넓습니다. 시승 구간 절반을 뒷좌석에서 타봤는데 성인 남성이 앉기에 무릎 공간(레그룸)이나 머리 공간(헤드룸) 모두 여유로웠습니다. 안쪽 창문의 선 바이저(햇빛 가리개)는 창문 버튼을 조작해 자동으로 올리고 내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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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입니다. 운전자가 차 키를 가진채 발을 뒷 범퍼 밑에 갖다 대면 자동으로 열리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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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키는 왼쪽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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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질나셨죠? 이제 드디어 달립니다! 시승 구간 총 185㎞. 창업자인 알피에리 마세라티가 처음 개발한 차인 ‘티포 26’을 타고 달렸다는 산 등성이 길도 포함됐습니다. 급경사와 자갈밭이 이어지는 오프 로드(험로) 코스도 달려봤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200㎞까지 시원하게 밟아봤습니다. 속도계 눈금이 쭉쭉 올라갔습니다. 디젤 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6.9초 걸립니다. 다만 200㎞를 넘자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도 좀처럼 속도계 눈금이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마세라티 특유의 ‘우르릉’하는 배기음은 여전하더군요. 그러면서도 소음은 제대로 잡았습니다. 거친 길이 많았는데도 상당히 조용하더군요. 디젤 자동차 치고 상당히 부드러운 주행감이 특징이었습니다. 길이가 긴 데도 SUV답게 기블리나 콰트로포르테보다 운전하기 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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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시간 중 셀프 카메라 한 장 찍었습니다. 이탈리아는 봄 햇살이 따가워 선글래스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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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프 로드(험로) 주행입니다. 르반떼의 주행 모드에는 ‘오프 로드’가 있습니다. 이 버튼을 누르면 차체가 높아집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움직임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앞뒷바퀴 구동력도 50대 50으로 배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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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 40도를 시속 10~20㎞의 속도로 오르는 모습입니다. 흙바닥을 오르는데도 바퀴가 헛돌지 않고 거침없었습니다. 억지로 오르기 위해 가속 페달을 밟거나 멈췄다 다시 오를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저 원하는대로 밟는 만큼 올랐습니다. 내리막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뒷좌석 동승자는 “어? 어? 이야~”하는 탄성을 연발하더군요. 오프로드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이게 어떤 의미인지 알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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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이 205㎞를 달렸다고 알려줍니다. 평균 연비는 L당 8.8㎞ 나왔습니다. 고속 주행을 반복한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수준입니다.

마세라티가 ‘기블리’를 처음 선보였을 때 자동차 매니어들은 (1억원에 육박하는데도) 명품 브랜드가 ‘보급형’ 스포츠카를 선보였다며 떠들썩했습니다. 르반떼는 마세라티가 선보인 ‘SUV의 기블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운전하기 편하고 빨리 달리는, 그러면서도 이탈리아 종마의 감성을 놓치지 않은 SUV 말입니다. 그래서 마세라티가 르반떼를 두고 ‘마세라티의 SUV’(The SUV of Maserati) 대신 ‘SUV의 마세라티’(The Maserati of SUV)라고 부르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타비아노=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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