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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어떻게 소설을 써왔냐고요?"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이따금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장은 번역 투'라는 말이 들립니다. 번역 투라는 게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건 어떤 의미에서는 맞는 말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빗나간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한 장 분량을 실제로 일본어로 '번역했다'는 단어 그대로의 의미에서는 그 지적도 일리가 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실제적인 프로세스의 문제에 불과합니다."(51~52쪽)



세계적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67)의 자전적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가 번역 출간됐다.



무라카미 하루키만큼 오해받아온 작가도 없을 것이다. '하루키스트'라는 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세계적으로 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으나, '사회적으로 무책임' '제국주의적' 등 많은 평론가들에게 혹독한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왔던 그가 입을 열었다. 1979년 등단 이후 최초로 자신의 작가론적, 문단론적, 문예론적 견해를 청중에게 말을 건네는 듯한 소박한 형식으로 풀어놓은 것.



문인이라는 구태의연한 허상을 벗어던지고, 생업으로서의 소설가에 대해 말한다. 35년 동안 지속적으로 소설을 써내기 위한 일상적인 실천, 건전한 야심을 품고 해외시장에 도전한 개척자로서의 모험과 성공, 소설로 먹고살기 위해 작가가 자신의 생업에 대해 지녀야 할 자질과 태도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아무리 거기에 올바른 슬로건이 있고 아름다운 메시지가 있어도 그 올바름이나 아름다움을 뒷받침해줄 만한 영혼의 힘, 모럴의 힘이 없다면 모든 것은 공허한 말의 나열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가 그때 몸으로 배운 것은, 그리고 지금도 확신하는 것은, 그런 것입니다. 말에는 확실한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힘은 올바른 것이 아니어서는 안 됩니다. 적어도 공정한 것이 아니어서는 안 됩니다. 말이 본래의 의미를 잃고 제멋대로 왜곡되어서는 안 됩니다."(40~41쪽)



"왜 소설가가 예술가가 아니어서는 안 되는가. 대체 누가 언제 그런 것을 정했는가. 아무도 정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방식으로 소설을 쓰면 됩니다. 우선 '딱히 예술가가 아니어도 괜찮다'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훨씬 편안해집니다. 소설가란 예술가이기 이전에 자유인이어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좋아하는 때에 나 좋을 대로 하는 것, 그것이 나에게는 자유인의 정의입니다. 예술가가 되어서 세간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부자유한 격식을 차리는 것보다 극히 평범한, 근처를 어슬렁거리는 자유인이면 됩니다."(150~151쪽)



저자는 "무라카미가 어떻게 소설을 써왔는지를 이야기한 책"이라며 "그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이야기하는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소설을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 구체적인 힌트와 격려가 되리라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모색하는 사람에게(즉 거의 모든 사람에게) 종합적인 힌트와 격려를 건네주는 책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굳이 이대로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하고픈 대로 하는 게 가장 좋아요'라고 암시해주는 것을 통해서." 양윤옥 옮김, 336쪽, 1만4000원, 현대문학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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