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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만드는 21세기 신 카스트제도…부자는 천국(heaven)으로, 일반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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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언 크루즈 라인이 올 여름부터 운행하는 크루즈 노르웨이언 이스케이프 [노르웨이언 크루즈 홈페이지 캡쳐]


가격이 오르면, 수요는 떨어진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보이지 않는 손’의 기본법칙이다. 하지만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증가하기도 한다. ‘베블런 효과’다. 미국의 사회학자 베블런이 1899년 『유한계급론』에서 ”상층계급의 소비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행해진다”고 지적한데서 나온 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특권의 시대, 모두가 같은 보트에 타지 못한다”는 제목으로 “기업들이 부자 고객을 상대로 돈에 기반한 카스트 제도를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다는 거다.
 
 
노르웨이언 크루즈 라인의 새 크루즈 이스케이프 영상 [유튜브]

세계 3대 크루즈 선사인 노르웨이언 크루즈 라인이 운영하는 크루즈 여행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4200명의 승객 중 275명의 승객만 선별해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일반 여행비용(3000달러)의 3배가 넘는 1만 달러(1148만원)를 내면 안식처(haven)로 불리는 별도 지역에서 독립 수영장과 식당 등을 이용하게 된다. 이들은 공연도 가장 좋은 자리에서 볼 수 있고 승선과 하선도 제일 먼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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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JFK 공항에서 델타 에어라인이 운영중인 포르셰 환승 서비스 [델타 항공]


뉴욕과 애틀랜타의 델타 항공은 1등석 승객들이 환승할 때 포르셰를 이용해 터미널에서 다른 터미널로 옮겨준다. 다른 승객들이 버스나 공항열차를 이용할 때 이들은 포르셰로 편안하게 이동한다. 월트 디즈니랜드도 지난달부터 폐장 후 특별 손님을 위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공공서비스도 예외는 아니다. 로스엔젤레스 국제공항에서는 1800달러(205만원)를 내면 줄을 서지 않고 출국 수속을 밟을 수 있다.

NYT는 “루스벨트 대통령과 J.P 모건 이래 한 세기만에 소득불평등이 심해지고 경제적 격차가 극도로 벌어졌다”며 “타이타닉호가 다닐 때처럼 계층이 엄격히 분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득불평등으로 인한 경제 격차가 소비 격차를 만들고, 기업들이 돈을 쓰는 고객만을 위한 서비스를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일종의 ‘럭셔리’, ‘프리미엄’, ‘하이-엔드(high-end)’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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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럭셔리 소비지출 현황 [보스팅 컨설팅그룹, 뉴욕타임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상위 5%는 지출을 늘리고 있지만 나머지 95%는 지갑을 닫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상위 5% 부자는 2009년~2012년 소비를 17% 늘린 데 반해, 나머지 95%는 1% 증가하는데 그쳤다. 상위 5% 소비는 전체 소비의 38%를 차지한다. 이는 소득과 연관이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2010~2013년 사이 상위 10% 소득층을 제외한 나머지 90%는 소득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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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상위 5%와 나머지 95%의 소비 격차 확대 [뉴욕타임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니먼 마커스ㆍ노드 스트롬 같은 고급 백화점과 세인트 레지스 같은 고급호텔은 매출이 늘고, 중산층을 타깃으로 삼은 회사들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스미스 트래블 리서치에 따르면 포시즌이나 세인트레지스 같은 고급 호텔 매출은 지난해 7.5% 성장한 반면 베스트웨스턴 같은 중간급 호텔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중산층을 타깃으로 하던 JC페니는 33개 점포를 닫고 2000명을 정리 해고했다.

LA타임스는 미국 사회의 양극화 문제를 지적하며 “미국의 소비가 모래시계 모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내에서 초고가 럭셔리 산업이나 초저가 상품 산업만 장사가 된다는 거다. 중산층의 몰락과 1:99 사회의 출연을 보여주는 예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99%의 대변자’라는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은 “1%의 부자에게 모든 부가 집중되고 99%가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NYT는 “소득불평등과 부의 편중 문제가 올해 대선의 핵심 이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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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의 프리미엄 최상위 카드 더 블랙 [현대카드 홈페이지]


◇한국의 양극화= 한국도 소득불균형의 상황이 심각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아시아 불평등 분석’에 따르면 한국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2013년 기준)로 아시아 국가중 가장 불평등이 심각했다. 한국은 1995년 상위 10%가 29%의 소득을 점유했지만 18년 사이 16%포인트나 뛰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세계 부 보고서(Global Wealth Report)’에 따르면 한국은 최상위 1%의 자산이 전체 가구 총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9%나 된다. 소득불균형이 높아지며 부자를 위한 타깃 서비스도 증가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2014년 만든 색깔별 VVIP카드 중 최상위 카드인 '더 블랙'의 경우 연회비만 200만원이다. 또 국내 백화점들도 3~4단계의 VVIP 등급을 분류해 특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상위 1% 고객의 상품 구입액이 전체 매출의 25% 가량, 상위 20%의 구입액은 매출의 80% 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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