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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300억 내놨는데 … 조양호엔 “더 강한 자구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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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가 고통을 분담하는 모습을 보여야 자율협약을 수용할 수 있다.”

산업은행(한진해운 주채권은행)이 지난 22일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하기로 한 한진해운에 전한 메시지다. 채권단이 한진해운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 포기 약속 말고도 사재 출연을 비롯한 고강도 자구책을 선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달 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조양호 회장을 만나 요구한 경영정상화 방안의 연장선상이다. 산업은행은 예정대로 25일 현대상선이 자율협약을 신청하면 이번 주 안에 채권단 회의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자율협약 수용 여부는 다음달 초 다시 회의를 열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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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진해운을 대하는 채권단의 태도는 현대상선보다 싸늘하다. 현대상선은 자율협약을 신청하기 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사재 300억원을 내놓은 데 이어 자회사 현대증권을 매각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부채가 현대상선보다 많은 점을 감안하면 더 강한 자구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한진해운의 독자적 행보에 대한 채권단 내부의 불편한 심기도 작용한다. 채권단이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의사를 들은 건 이사회 결정 하루 전인 21일이다. “시간이 너무 촉박하니 자구책과 자율협약 방식 등을 사전 협의한 뒤 신청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는데도 한진해운이 이사회를 강행했다는 게 채권단의 주장이다.

최은영(조양호 회장의 제수) 전 한진해운 회장과 두 딸의 주식 매각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자율협약 신청 전 2주(6~20일)에 걸쳐 보유 주식 96만 주를 전량 매각해 27억원을 현금화했다. 금융감독원은 주식 매각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활용했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주주 일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부실기업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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