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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으로] 고양시, 당선자 4명 중 3명이 여성 ‘SKY 벨트’ 구축


지역구 여성 당선자 26명 역대 최다초선은 3명뿐
지난 20일 오전 국회 본청 246호. 더불어민주당의 20대 국회 당선자대회는 승리의 환호로 떠들썩했다.

123명 중 24명(지역구 17명, 비례대표 7명)이나 되는 여성 당선자들은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3선이 된 김현미(고양정) 당선자가 “고양시는 당선자 4명 중 3명(심상정·김현미·유은혜)이 여성인 ‘여성들의 도시’가 됐다”고 말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 강남벨트 당선자 8명 중 5명이 여성
더민주 서울 당선자 3분의 1이 여성
전현희 "강남 사지(死地)서 살아왔다”


하이라이트는 서울 지역 당선자 소개 때였다. 더민주 서울 지역 당선자 35명 중 3분의 1인 12명이 여성이다. 특히 서울 강남 벨트에 더민주의 깃발을 꽂은 3명 중 2명은 여성인 전현희(강남을)·남인순(송파병) 당선자였다. 마이크를 넘겨 받은 전 당선자가 감정이 복받치는 듯 울컥하자 옆에 서 있던 한정애(강서병) 당선자가 전 당선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전 당선자가 “아무도 믿지 않았던 강남 사지(死地)에서 살아온 전현희”라고 소개하자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당 전국여성위원장인 서영교(중랑갑) 당선자는 “서울에서 1, 2위 간 득표 차가 가장 많이 나는 1위를 했다”며 “다음번엔 남성과 여성 비율이 반반인 국회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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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은 ‘여소야대(與小野大) 3당 시대’를 열었다. 기록이 또 있다. 당선자 300명 가운데 여성이 51명(17%)으로 19대 총선(47명)보다 4명 늘었다. 숫자로만 보면 역대 여성 당선자가 가장 많다. 지역구 여성 의원은 19대 19명에서 이번엔 26명으로 늘었다.

| 5선 1명, 4선 3명, 3선 7명 다선 많아
추미애·박영선 더민주 당권에 도전
조배숙, 국회 부의장 후보로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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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당 대표, 부의장 시대 열리나=새누리당의 다선 여성 그룹엔 4선의 나경원 당선자와 3선의 이혜훈(서초갑)·박순자(안산 단원을) 당선자가 있다. 나 당선자는 당내 유일한 ‘서울 4선’이자 여성 최다선 의원이란 점에서 유력한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된다. 19대 국회에선 첫 여성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냈다. 나 당선자는 “지금은 자리보다 당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4선 의원으로서 할 일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18대 국회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이혜훈 당선자도 당의 주요 보직이나 상임위원장 자리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 당선자는 “아직 무슨 자리를 하겠다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면서도 “여성 중진이 몇 명 안 되기 때문에 여성 의원들이 한목소리를 내는 데 역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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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는 다선 의원 풍년이다. 여성 당 대표 배출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다. 지역구 첫 여성 5선에 오른 추미애(광진을) 당선자와 19대 국회에서 원내대표를 지낸 4선의 박영선(구로을) 당선자가 후보로 거론된다. 추 당선자는 이번이 세 번째 당권 도전이다. 그는 “호남에선 참패한 만큼 이에 대한 반성이 선행돼야 하고 거기서 제 역할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권교체의 선봉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는 지난 1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에서 대표직 수행 요청이 온다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3선의 김현미 당선자는 첫 여성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을 노리고 있다.

국민의당 4선인 조배숙(익산을) 당선자는 국회 부의장 후보로 거론된다. 20대 국회에서는 국회의장과 부의장 한 석씩을 3당이 나눠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조 당선자는 “선수(選數)가 거듭되면 국회직이나 당직의 기회가 주어지는데 차분하게 당내 여론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 당 수뇌부를 여성이 차지한다면 여성 중진 의원들 간의 소통이 중요한 협상 채널이 될 수도 있다.

나경원 당선자는 “추미애·조배숙 당선자는 판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평소에 교분이 있고, 서로 신뢰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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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무기=강남·서초·송파 3구를 포함한 강남 벨트에선 지역구 당선자 8명 중 5명(63%)이 여성이다. 더민주 전현희 당선자는 새누리당 텃밭인 강남구에서 14대 총선(민주당 홍사덕 의원) 이후 민주당 계열 후보로는 24년 만에 당선됐다. 전 당선자는 유세 기간 중 ‘강남바라기’를 자처하며 해바라기 꽃을 가슴에 달고 다녔다. 그는 당선 비결로 “정말 한 분 한 분 귀하게 생각하고 저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 여러 차례 지역주민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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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지역구를 구석구석 훑은 게 당선 비결이라는 얘기다. 서초갑의 이혜훈 당선자도 “남성 후보들은 아직도 과거 방식으로 유세차에서 마이크 잡고 연설하는데 여성 후보들은 ‘내가 다시는 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없다’는 절박함으로 골목골목을 누비며 주민들에게 친밀하게 접근한다”고 말했다.

‘엄마’와 ‘주부’가 가진 살림꾼 이미지도 강점이다. 송파병에서 당선한 더민주 남인순 당선자는 유세 기간 동안 “송파 똑순이 남인순”을 외치고 다녔다. 경기도 고양시도 19대에 이어 20대 총선에서 지역구 4석 중 3석을 여성이 차지해 ‘여성특구’로 자리 잡았다. 국회 재입성에 성공한 정의당 심상정(고양갑·3선) 당선자와 더민주의 김현미(고양정)·유은혜(고양병) 당선자의 영어이름 앞 글자를 따서 ‘SKY 벨트’로 불리기도 한다. 더민주 김·유 당선자는 선거기간 동안 교통·경제·문화·교육 분야 10대 공통공약을 함께 발표하며 공약 연대를 했다. 일산시장 등에서 공동 유세도 세 번이나 펼치며 서로 힘을 보탰다.

| 여성 할당제 안지켜 초선 배출 저조
“후보 30% 여성 공천 의무화하고
여성 우선추천 지역 일찍 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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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선은 3명뿐=여성 의원 최다 배출에는 그늘도 있다. 지역구 여성 당선자 26명 가운데 초선은 새누리당 김정재(포항북) 당선자, 더민주 백혜련(수원을)·손혜원(마포을) 당선자뿐이다. 김 당선자는 서울시의원을 지낸 데다 포항시장 출마 경험이 있고 백 당선자는 3수 끝에 당선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고신인에 가깝다.

초선 여성 의원 배출이 저조한 건 우선 여성 후보가 적었기 때문이다. 공천 신청자 현황을 보면 새누리당은 822명 중 78명(9.5%), 더민주는 379명 중 35명(9.2%)에 불과했다. 본선에 참가한 여성 후보자 98명 중에선 26명(26.5%)만 당선됐다.

새누리당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우선추천지역을 활용해 당선될 지역에 여성을 보내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지만 말뿐이었다. 우선추천지역구 12곳 중 3곳의 여성 후보자만 당선됐다. 특히 전·현직 의원을 컷오프한 지역에 여성을 보내 낙선을 자초했다. 손수조(부산 사상) 후보는 정제원 전 의원에게, 이인선(대구 수성을) 후보는 주호영 의원에게, 황춘자(용산) 후보는 더민주로 탈당한 진영 의원에게 각각 패했다. 새누리당의 유일한 초선 의원이자 포항 지역 첫 여성 의원이 된 김정재 당선자는 2년간 지역에 머물며 유권자를 만난 것을 가장 큰 승리 요인으로 봤다. 김 당선자는 “여성 우선추천이라 상대 후보들이 처음엔 낙하산처럼 몰아붙여 곤혹스러웠다”며 “여성에 대한 편견이 여전하지만 유권자들은 참신한 정치인이 영입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나경원 당선자는 “이번 공천에서 여성 우선추천 후보를 희생양으로 삼은 점이 아쉽다”며 “일찌감치 여성 우선추천지역을 정해 후보들이 미리 지역에서 노력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민주 서영교 당선자도 “새로운 여성 정치인들을 많이 못 찾았다”며 “신인·여성 가산점도 중요하지만 지역구에 여성 후보 30% 공천 할당을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대 이나영(사회학) 교수는 “여성 후보 할당제를 제대로 지키는 것뿐 아니라 비례대표 후보를 선정할 때부터 진짜 여성을 대변할 사람을 뽑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래야 당선 후 자신이 발탁된 이유를 생각해 여성과 소수자를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정치권의 문턱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더민주·국민의당 ‘비례 1번’ 공통점은?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의 비례대표 1번은 여성 중에서도 과학기술 분야 출신이란 공통점이 있다. ‘비례 1번’은 각 정당의 비전을 상징하는 얼굴이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1번으로 20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 송희경 당선자는 지난해 KT에서 개발 부문 첫 여성 전무로 승진해 KT 평창동계올림픽지원사업단장,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을 지냈다.

더민주의 비례대표 1번인 박경미 당선자는 김종인 대표가 영입한 인물이다.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 출신으로 교육부 정책자문위원과 대학구조개혁위원을 지냈다. 박 당선자는 20일 당선자대회에서 “교육안전망 복원 등 교육계와 과학계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당선자는 1호 법안으로 ‘기초학력책임보장법’을 준비 중이다. 국민의당은 신용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을 비례대표 1번으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제2의 과학기술 혁명을 선도하겠다”는 당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정의당의 비례대표 1번 이정미 당선자는 과학기술 분야 출신이 아니다. 민주노동당 시절뿐만 아니라 진보정의당, 정의당에서도 대변인을 맡았었다.

20대 국회의 여성 비례대표 의원은 이들을 포함해 총 25명이다. 정당 득표율대로 새누리당이 9명,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7명, 정의당 소속 2명이 배지를 달게 됐다. 전체 비례대표 당선자 47명 중 53%에 이른다. 더민주는 여성 비례대표 후보들로만 유세단을 꾸려 여성 지역구 출마자 21명을 집중 지원했다.

박유미·위문희·박가영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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