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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개는 아픔 모른다 vs 개도 사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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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인지와 데카르트 변호하기
김성환 지음, 지식노마드
380쪽, 2만원

‘동물의 왕국’이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수많은 자연 다큐멘터리는 동물행동에 대한 인간의 오랜 관심과 관찰을 반영한다. 달리 생각하면 동물에 대해선 행동만 연구해왔다고도 할 수 있다. 동물에는 마음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관찰할 수 없다는 믿음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서울대에서 데카르트를 연구하고 대진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일하는 지은이는 철학자로서 이런 도도한 믿음에 의문을 제기한다. 동물의 행동을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치부하는 행동주의 대신 동물의 믿음, 바람, 욕망, 의도 같은 심리 상태로 설명해야 한다는 인지주의를 지지한다. 인지주의자들은 동물에게 감정·호기심·주의·기억·상상·이성·언어·자의식·미감·도덕감 등 마음의 거의 모든 능력이 있다고 여긴다. 이들은 “인간과 고등 동물의 마음의 차이는 매우 크지만 틀림없이 종류가 아니라 정도의 차이”라는 찰스 다윈의 지적을 새긴다. 다윈은 생체 해부를 당하면서 주인의 손을 핥으며 공포를 표현하는 개를 예로 들면서 동물 학대의 비윤리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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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는 인간의 말을 알아듣는 듯이 보인다. 조류의 인지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사진 지식노마드]


하지만, 프랑스 철학자이자 과학자인 르네 데카르트(1596~1650)는 의식·언어소통·자의식은 인간에게만 허용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동물과 인간의 인지 차이는 정도가 아닌 종류의 차이라고 못 박는다. 심지어 동물이 고통을 느낄 수 없는 기계라고 주장하며 수없이 많은 개를 산 채로 해부했다(당시는 마취제가 없었다). 개를 때리면 ‘깨갱’ 하지만 이것이 아픔을 느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무의식 속에서도 이런 행동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데카르트는 이 때문에 실험 과학자들의 양심의 가책을 덜어줬다. 반면 이 때문에 데카르트는 현대 채식주의자들에겐 용서할 수 없는 적이 되고 있다. 현대 인지주의 동물학자들은 그의 주장을 논박하고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을 연구의 주요 목표로 삼을 정도다.

반대로 데카르트의 주장을 증명해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더욱 강화할 수도 있다. 지은이는 양측 주장을 논리적으로 검증한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동물은 인간뿐”이라는 지은이가 데카르트를 화두로 잡고 논리적으로 용맹 정진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침팬지에게 거울을 보여줬더니 …
인간 외의 동물 중 가장 진화했다는 침팬지는 자아를 인식할까? 지은이는 미국 뉴욕 올바니대의 생물심리학자인 고든 갤럽의 1970년 연구를 소개한다. 갤럽은 침팬지에게 거울을 제공하고 행동을 관찰했다.

침팬지들은 처음에는 거울에 비친 이미지를 자신이 아닌 다른 침팬지로 여겼다. 그 앞에서 자신을 과시하거나 상대를 위협하는 행동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거울을 보며 자신의 몸속에 있는 이물질을 파내는 등 자아를 인식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이들을 마취하고 눈썹 위와 귀 위쪽 반에 빨간 염색약을 칠한 뒤 다시 거울을 보여주는 마크 테스트를 했더니 거울 속 대상을 자신으로 여기는 행동을 보였다.

반면 거울을 본 적이 없는 침팬지들에게 똑같은 마크 테스트를 했더니 결과가 달랐다. 거울에 비친 상을 남인 줄 알고 대들기까지 했다.


채인택  논설위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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