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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국회···의장, 의전형 아닌 실세형 나올 때"

‘여소야대(與小野大)’ 20대 국회의 특징은 의회 권력의 분점이다. 어느 당도 과반(151석)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선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의 콘셉트가 바뀌어야 한다는 요구가 크다.

중앙대 손병권(정치학) 교수는 21일 “과거에는 국회의장이 은퇴를 앞둔 명예직으로 여겨져 무조건 정부·여당 편만 들면서 청와대에 예속된 ‘통법부’라는 말까지 들었다”며 “하지만 여소야대 국회가 되면서 의장이 입법권을 지킬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야권이 과반 의석을 점유했기 때문에 야당 출신 의장이 되는 게 순리”라며 “다만 야당 출신이라고 야당 말만 듣는 의장이 된다면 통법부라는 비판보다 더한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장의 국가 의전 서열은 대통령에 이어 2위지만 가장 명예롭게 후진에게 길을 터주는 코스나 마찬가지였다. 2000년 16대 국회(이만섭·박관용) 이후 17대(김원기·임채정), 18대(김형오·박희태), 19대(강창희·정의화) 국회의장들은 의장직을 마친 뒤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정계를 떠났다.

하지만 20대 국회는 다르다. 국회선진화법이란 틀에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지형이 받쳐주고 있어 ‘의전형’이 아닌 실권을 가진 국회의장이 나올 수 있다.

현재 선진화법엔 “국회 일정은 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정한다”고 돼 있다. ‘합의’가 아니기 때문에 여당이 반대해도 일정을 잡을 수 있다. 법안의 직권상정도 가능하다. 본회의 발언의 허가·중지권도 의장의 몫이다.

이런 국회의장의 영향력은 19대 국회에서도 일부 증명됐다. 여당 출신 정의화 의장은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야기한 테러방지법안을 직권상정했다. 반대로 ‘노동 4법’과 경제활성화 법안 등은 정 의장이 직권상정을 끝까지 거부하는 바람에 정부와 여당이 뜻을 관철하지 못했다.

여소야대 상황에선 이보다 국회의장의 역할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옛날에야 대통령의 산하기관장 비슷했지만 이제는 아니다”며 “여소야대에선 위상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민주 핵심 당직자도 “야당 의장이 나오면 ‘더민주표’ 경제 법안을 주도적으로 통과시킬 수 있다. 이번 의장은 단순한 명예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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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국회의장 자리 우리 몫” 새누리·더민주 의석 수싸움

② 19대 남은 세비 44억 … 임채정 전 국회의장 “당대의 논란 매듭짓는 게 본분”

국회의장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당 대표 경선을 포기하는 중진들도 등장하고 있다. 더민주의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던 정세균(6선)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대표를 3번 했는데 또 나가면 ‘직업 대표’라는 말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20대 국회에선 국회의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국회의장 출마를 놓고 주위와 의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선 도전도 역시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원한 측근 의원은 “대선 출마냐 국회의장이냐를 저울질했지만 정 의원은 의장 쪽으로 기울었다”고 전했다. 더민주 문희상(6선) 의원도 “모든 의원은 의장을 하고 싶어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고, 이석현(6선) 의원도 “의장 출마를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고 밝혔다. 더민주 5선 중엔 박병석·원혜영 의원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우리 당이 의장을 맡아야 국민의당의 입지가 더 넓어진다”며 구애 작전에 나섰다. 새누리당에선 서청원(8선) 의원과 정갑윤(5선) 의원 등이 후보군이다. 지난 19일 부산을 방문해 “총선 민심을 따르는 게 순리”라고 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21일 “어느 당이 국회의장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더민주 지원 입장에서 한 발을 뺐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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