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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인사이드', 모바일 시대에는 '인텔 아웃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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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로고 [인텔 홈페이지 캡쳐]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에 붙었던 찬사다. 인텔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전자제품이 작동하는 데 필요한 ‘작은 두뇌’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했다. 개인용 컴퓨터(PC) 시대도 그 덕에 가능했다. 기업 역사상 최고의 카피(광고 문구)로 꼽히는 ‘인텔 인사이드’는 세상을 움직이는 인텔의 힘을 보여주는 강력한 한마디였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한 기업의 생존은 늘 위태로워진다. 인텔도 예외는 아니다. 모바일 시대에 편승하지 못해 '인텔 인사이드'는 '인텔 아웃사이드'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인텔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 이유다.

인텔은 전체 인력(10만7000명)의 11% 가량인 1만2000명을 감원한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2005∼2009년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최대 규모다. 이달 초에는 덕 데이비스 부사장과 커크 스카우겐 부사장에게 해고 통보를 했다.

몸집을 줄이는 것과 함께 사업의 무게 중심도 이동한다. 브라이언 크르재닉 최고경영자(CEO)는 임직원에게 보낸 e-메일에서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구조조정을 하기로 했다”며 “데이터센서용 칩과 ‘커넥티드 디바이스(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로 사업 중심을 옮긴다”고 밝혔다.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스테이시 스미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제조 및 영업 부문장으로 임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인텔의 구조조정은 모바일기기와 결합된 유연하고 분산된 기술 세계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하는 시대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고 보도했다.

인텔의 위기는 PC산업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텔 CPU(중앙처리장치)를 쓰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OS)인 윈도를 채택한 '윈텔(윈도+인텔)' PC는 세계 표준이었다. 2000년까지 세계를 호령했다. 하지만 닷컴 버블과 뒤이은 스마트폰 시대를 맞으면서 인텔의 시대는 쇠락하기 시작했다.

PC의 CPU처럼 스마트폰에서 두뇌역할을 하는 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다.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AP는 12억 개가 출하됐다. 현재 이 시장을 퀄컴, 삼성전자 등이 장악하고 있다. 인텔은 주력 제품인 PC용 프로세서에 집중하다 모바일 시장을 놓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텔은 2007년 아이폰이 처음 공개된 뒤 모바일 시장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했다”며 “이제 판을 뒤집기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모바일 시장을 잡지 못한 인텔의 위기는 악화하는 실적으로 드러난다. 19일(현지시간) 인텔이 내놓은 2분기 매출 전망치는 135억 달러로 시장 전망치(142억 달러)에 못 미쳤다. 실적이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쪼그라드는 PC 시장이다. 정보기술(IT)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대수는 6480만대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6% 줄었다.

그 결과 인텔의 PC 부문 매출은 전분기 대비 14% 감소했다. 인텔의 전체 매출에서 PC 매출의 비중은 여전히 60%에 이른다. PC 시장의 수요 부진이 이어지는 동안 인텔은 AMD 등 경쟁업체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고 서버 칩에서 매출을 늘려왔다. 하지만 나빠지는 실적을 개선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 결과 과거 인텔의 혁신을 이끌었던 ‘무어의 법칙(Moore’ law)’도 사실상 폐기됐다. 인텔의 공동창업자인 고든 무어가 “반도체 집적 회로의 성능은 18개월마다 배로 증가한다”고 밝힌 무어의 법칙은 컴퓨터 업계의 바이블로 여겨지며 생산성 향상을 이끌었다.

하지만 전자기기가 소형화하면서 반도체 크기도 작아져야 했다. 이로 인해 회로 내에서 데이터 간섭이 발생해 오작동 가능성이 커지면서 초소형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게 됐다. 공정 전환 주기도 2년6개월 정도로 늦어졌다. 결국 인텔은 “공정 전환 주기를 2년에서 3년으로 바꾼다”고 공식 발표했다. 혁신의 동력이었던 무어의 법칙을 폐기하고 ‘모어 댄 무어 법칙(More than Moore’ law)’ 시대를 천명한 것이다.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다. 마크 흥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경쟁자들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과거 인텔이 했던 것과 같은 속도로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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