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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초고도비만 2배, 사망률 4배 … 장애인에겐 건강도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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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2급인 박모(26·여)씨가 19일 서울 천호동 장애인 체험홈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박씨의 체질량지수는 27로 비만에 해당한다. [사진 조문규 기자]


19일 오전 서울 강동구 천호동 주택가의 한 아파트. 여성 장애인 4명이 자립을 준비하며 기거하는 체험홈이다. 집 안으로 들어갔더니 박모(26·여·지적장애 2급)씨가 거실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박씨는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27로 비만에 해당한다. 게다가 복부 둘레가 정상 범위를 훨씬 초과했다.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다. 주변에서 임신했다는 오해를 받기 일쑤다.

건강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인들
취업률 낮고 경제적으로 어려워
라면 등 인스턴트 음식에 노출
비만율 높고 만성질환도 취약
“장애인 주치의 제도 필요해”


경제적으로 어려워 라면·탄산음료 등 고열량·저영양 음식에 노출돼 있다. 지적장애가 있어서인지 이런 음식을 제어하지 못한다. 비만 탓에 40~50대에 찾아오는 대사증후군을 2년 전부터 앓고 있다. 복부 둘레,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등 세 가지 이상의 증세를 갖고 있다.

박씨는 “걷는 게 제일 불편하다. 걷다가 넘어질 것 같고 뛰기도 어렵다”고 말한다. 동국대 일산병원 오상우(가정의학) 교수는 “체지방률이 40%인 것을 보면 팔다리 근육은 별로 없고 지방이 배 속에 몰려 있다는 뜻”이라며 “30대가 되면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다”고 했다.

20일은 제36회 장애인의 날이다. 이날을 맞은 장애인의 삶은 여전히 고단하다. 비장애인에 비해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고 사망률도 4배가량 높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재활원은 19일 장애인 건강과 사망률 실태를 공개했다. 장애인 등록 자료와 건강보험·통계청 통계를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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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취업률(36.6%)이 전체 취업률(60.9%)의 절반가량밖에 안 되고 소득도 매우 낮다.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24만원(전체 평균 415만원)에 불과하다. 소득이 낮아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기도 어렵다. 장애인은 걷기 등 신체활동을 하기도 여의치 않다. 건강검진을 받는 비율도 63.3%(전체 인구는 72.2%)로 낮다. 신장 장애인(37.8%)이 특히 낮다.

이런 게 질환으로 나타난다. 2013년 장애인 초고도비만(BMI 35 이상) 환자는 1.07%로 비장애인(0.47%)의 2.3배에 달한다. 10년 새 1.6배(비장애인 1.2배)가 됐다. 여성 장애인 초고도비만 환자는 남성의 약 2배에 달한다. 고도비만 장애인들은 주변에서 “왜 그리 뚱뚱하냐”고 손가락질을 받는다. 비만 인구가 가장 많은 장애 유형은 정신장애인(44.5%)이고 다음으로 지체장애인이다.

비만은 고혈압·당뇨 같은 만성질환과 밀접하다. 고혈압을 앓는 장애인이 43.1%로 전체 인구(29%)의 1.5배에 달한다. 당뇨병 환자는 18%인데 이 또한 비장애인(9.9%)의 1.8배나 된다. 70대 장애인의 고혈압 비율(63.8%)이 가장 높다. 70대 비장애인 노인의 고혈압 비율은 43.1%다.

2012년 등록 장애인 중 사망자는 6만8323명이다. 장애인 10만 명당 2165명꼴이다. 전체 인구 사망률(531명)의 4.1배에 달한다.

게다가 인구 10만 명당 1~9세 장애인의 사망률은 전체 사망률의 38배에 이른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질병과 선천성 기형, 염색체 이상 등으로 인해 숨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장애인 건강 관리는 사각지대나 다름없다. 그간 장애인연금 등 일부 복지에 투자했을 뿐 건강 문제는 거들떠보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엉뚱한 복지에 돈을 쓰느라 정작 필요한 장애인 건강 증진은 방치돼 왔다”고 지적한다.

변용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장애인 건강 관리는 복지 서비스나 비장애인 건강 증진과 다르다. 장애 유형에 따라 달라야 한다”고 말한다. 변 박사는 “장애인 건강 관리는 맞춤형 접근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인력부터 양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회복지법인 SRC보듬터 이지연 사회복지사는 “보건소에 장애인 맞춤운동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 데다 거리가 멀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운동 프로그램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민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사고가 나서 장애와 질환이 생기면 의료비가 많이 들고 경제적으로 무너져 건강 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며 “장애인 주치의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황수연 기자 ssshin@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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