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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옆 경사로가 자전거 길? 일산역서 막힌 ‘두 바퀴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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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천 고양시아파트연합회 회장이 일산역에서 자전거 경사로를 이용해 긴 계단을 위태롭게 내려오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경의·중앙선 전철 일산역. 자전거도로와 맞닿은 일산신도시 후곡마을 방면 1번 출구 쪽 엘리베이터 앞에 남녀 시민 2명이 자전거를 잡고 서 있었다. 엘리베이터 옆 벽면에 붙은 ‘자전거 휴대 승차 금지’를 알리는 안내문구가 무색하다.

후곡마을~일산시장 잇는 통로
가파르고 위험, 아무도 이용 안해

엘리베이터는 일반 승객과 마찰
자전거 이용객 “전용시설 설치를”


전철 승강장 겸 이동통로로 올라가는 이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70대 남성과 40대 여성이 자전거를 가지고 탔다. 기자도 함께 탔다. 비좁은 엘리베이터 안은 몸을 움직이기 힘들었다. 엘리베이터 안에도 ‘자전거 탑승 금지’라고 붉은 글씨로 쓴 안내문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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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안에도 ‘자전거 탑승 금지’라고 붉은 글씨로 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 전익진 기자]


이때 엘리베이터 안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시민 이모(73)씨가 자전거를 휴대한 사람들에게 항의했다. “이 안내문 안보이세요. 자전거는 안되잖아요. 가뜩이나 좁은데…“ 하며 혀를 찼다. 자전거를 가지고 탄 시민도 볼멘소리를 냈다. “자전거 경사로는 위험해 도저히 이용할 수 없어요. 이해해 주세요”라고 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일산시장 방면의 건너편 일산역사에서도 빚어졌다.

자전거 천국이라고 불리는 일산신도시에서 자전거가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산신도시는 도시 전역에 자전거 도로가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고, 일산역 앞쪽 경의·중앙선 철길 옆으론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있다. 경의·중앙선 전철 역사에는 자전거보관소가 마련돼 있다. 일산역에는 공공 자전거 시설도 있다.

이런 일산에서 일산역을 비롯한 전철역을 중심으로 자전거를 둘러싼 다툼과 민원이 최근 매일 같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계단 옆에 설치된 자전거 경사로를 자전거 이용객들이 외면하는데서 비롯됐다. 이날 오후 취재진이 2시간 동안 1번 출구 쪽에서 관찰한 결과 10여 명이 자전거를 휴대한 채 엘리베이터를 이용했지만, 바로 옆의 자전거 경사로를 이용한 시민은 한 명도 없었다.

현장을 안내한 채수천(72) 고양시아파트연합회 회장은 계단 옆에 설치된 경사로를 이용해 자전거를 올리고 내리는 시범을 해보였다. 엉덩이를 뒤로 뺀 채 온 힘을 다해 자전거를 밀며 올라가는 과정에서 몇 걸음 만에 숨을 몰아쉬었다. 조금 오르다 내려오는 시범을 보일 땐 위태롭기까지 했다.

채 회장은 “자전거 경사로를 이용하는 게 이렇게 힘든데 누가 이용하겠느냐”며 “이런데도 일산역 측이 자전거의 엘리베이터 이용을 일방적으로 금지시켰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그는 특히 “자전거를 휴대한 채 일산역을 가로질러 가지 못할 경우 후곡마을과 일산시장 방면을 오가는 자전거 이용객들은 1㎞쯤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그래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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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아파트연합회 측은 일산역도 인근 풍산역처럼 엘리베이터를 사람과 자전거가 동시에 이용토록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회는 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자전거용 리프트’를 경사로에 설치하거나 자전거 전용 엘리베이터 설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임택 일산역장은 “ 자전거를 휴대한 노약자나 짐을 실은 자전거의 경우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곧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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