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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간 화살 4000발, 바늘구멍 뚫은 6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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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은 국가대표 선발전이 올림픽 본선만큼이나 어렵다. 리우행 티켓을 딴 김우진·구본찬·이승윤·최미선·장혜진·기보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19일 대전 유성 LH 연수원 운동장. 마지막 화살을 쏜 장혜진(29·LH)은 감격의 눈물을 터뜨렸다. 4년 전 올림픽 선발전에서 4위로 고배를 마셨던 그는 이번엔 3위로 리우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장혜진은 막판까지 경쟁을 펼친 강채영(20·경희대)에게 다가가 위로의 말을 건넸다. 강채영의 눈가도 젖어 있었다. 올림픽 본선보다 어렵다는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 풍경이다.

올림픽보다 어려운 대표 선발전
런던 금메달 오진혁도 6위로 탈락
4년 전 4위로 고배 마신 장혜진
3위로 리우 티켓 딴 뒤 눈물 펑펑


양궁 대표 선발전은 8개월간의 대장정이었다. 지난 9월 1차 선발전에서 64명(남녀 각 32명)을 가렸고, 11월 2차 선발전을 통해 16명이 남았다. 전년도 국가대표 16명이 합류한 3차 선발전에선 32명 가운데 절반이 탈락하고 다시 남녀 8명씩 16명의 선수가 국가대표가 됐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건 국가당 남녀 각각 3명에 불과하다.

1차(1~5일·동해)와 2차(15~19일) 최종 평가전 성적을 합쳐 남녀부 3위 이내에 든 선수만이 리우에 갈 수 있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쏜 화살수만 약 4000발, 과녁까지 이동한 거리는 180㎞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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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부에서는 세계랭킹 1위 최미선(21·광주광역시청)·기보배(28·광주광역시청)·장혜진이 1~3위를 차지했다.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기보배는 “다시 한 번 올림픽에 가고 싶었다”며 활짝 웃었다. 한 끗 차이로 탈락한 신예 강채영은 펑펑 눈물을 흘렸다. 그는 “너무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며 아쉬워했다.

남자부에서는 김우진(24·청주시청)·구본찬(23·현대제철)·이승윤(21·코오롱)이 바늘구멍을 통과했다. 김우진은 “선발전은 정말 힘들다. 하루 경기를 마치면 곧바로 잠든다. 훈련 때와 비슷한 리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우진은 “오늘 같은 날이 제일 힘들다. 누가 가고, 못 가는지 가려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도 4년 전 4위로 탈락했던 경험이 있다. 그는 구본찬을 가리키며 “단 번에 대표팀에 선발되다니 부럽다. 4년 전 나는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우진은 “그땐 정말 괴로웠다. 술도 한 잔 하고, 여행을 하면서 탈락의 아픔을 이겨냈다. 일주일도 안 돼서 돌아와 다시 활을 잡았다. 그 덕분에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본찬은 “꿈꿔왔던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2012 런던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오진혁(35·현대제철)은 ‘올림픽 챔피언’이라고 쓰여진 화살통을 차고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그는 6위에 머물러 리우에 갈 수 없게 됐다. 아무리 경력이 뛰어난 선수도 선발전에선 아무런 혜택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여자부 기보배도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해 선수가 아닌 해설자로 나선 적이 있다. 김기찬 대한양궁협회 부회장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성적 우수자에게 주는 가산점(2점)이 전부다. 공정한 경쟁이 모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역설적이게도 가혹한 선발전은 한국 양궁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자산이다. 문형철 양궁 대표팀 총감독은 “선발전도 결국 연습이다. 우리나라 선수들만큼 좋은 경쟁자도 없다”며 "예선과 결선, 그리고 한 발로 승부가 나는 상황에서도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를 찾기 위해 매년 치열한 선발전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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