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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전망 2.8%로 내린 한은 “2분기 이후 경기회복 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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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생각에 잠겨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로 낮췄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19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이 상반기에 그 해 성장률 전망을 2%대로 조정한 건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1월 에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낮췄다. 대다수 국내외 경제기관은 이미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2%대 중후반에 머물 걸로 봤다. 예상대로라면 한국 경제는 최근 5년간 2014년(3.3%)을 제외하고 줄곧 2%대 성장에 맴돌게 된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1.4%에서 1.2%로 0.2%포인트 낮췄다.

2%대로 조정한 건 3년 만에 처음
"금리 인하는 아직 때가 아니다”
금리 동결에 원화 1130원대 급등


이주열 한은 총재는 “1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세계 경제 성장률도 예상보다 낮아졌다”며 성장률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오는 26일 발표할 올 1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0.6%)를 밑도는 걸로 한은은 판단하고 있다. 수출 부진이 심화된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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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수출액는 전년 동기보다 13.1% 줄었다. 수출 급감은 투자 감소로 직결됐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을 전년 대비 0.9%로 추정했다. 1월 전망치(3.8%)보다 대폭 줄었다. 서영경 한은 부총재보는 “수출이 생각보다 더 좋지 않았고 철강, 조선업 등에서 재고가 쌓이며 기업의 연간 투자 계획이 줄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글로벌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한국 경제도 2분기 이후 회복 기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기저효과(비교 대상 수치가 워낙 낮아 현 수치가 좋아 보이는 현상)를 빼면 2분기가 1분기보다 낫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수출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심상렬 광운대 동북아통상학부 교수는 “수출 환경이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아 당분간 수출 부진은 이어질 것”이라며 “엔고(円高)에 따른 국내 기업의 가격경쟁력 강화는 긍정적이지만 환율 효과는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저성장 흐름을 되돌리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그래서 한은의 ‘역할론’이 제기된다. 당장 시행할 수 있는 게 금리 인하다. 구조조정은 시간이 걸리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은 ‘여소야대’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하지만 이 총재는 “아직 때가 아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날 한은은 성장률 전망을 낮췄음에도 기준금리는 연 1.5%로 묶었다. 10개월째 동결이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만으로는 성장세 지원에 한계가 있다”라며 “재정정책 및 구조개혁과 같이 가야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공약으로 제시했던 ‘한국판 양적 완화’에 대해서도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없어서 지금은 (한은이) 나설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은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실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지금은 한은이 경기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상황”이라며 “금리정책은 물론 대출이나 채권 매입과 같은 부분에 대해서도 보다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동결 영향으로 이날 달러 당 원화가치는 5개월 만에 1130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달러당 13.9원 오른 1136.3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당 원화가치가 종가 기준으로 1130원대로 오른 건 지난해 11월 5일(1135.1원) 이후 처음이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이 총재의 간담회 이후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접고 손절매에 나선 물량이 대거 유입되며 원화 가치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하남현·이승호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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