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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공 상담소] 공인외국어성적 거의 안 보는데 괜히 준비했나

외국어 특기자전형 축소

대학들이 2018학년도 대입 전형안을 속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매년 달라지는 입시제도 때문에 학부모와 학생들은 한숨만 늘어 갑니다. 이번 입시안의 가장 큰 변화는 수능 영어 과목 변별력 약화입니다. 15년 전에는 ‘한 과목만 잘해도 대학 가게 하겠다’고 했던 정부는 8년 전 국가영어능력시험(NEAT)을 개발해 수능 영어 과목을 대체하겠다고 하더니 이제는 영어 과목이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절대평가 전환을 결정했습니다.

토플이나 토익·텝스 등 공인외국어시험 성적을 활용하는 게 가능했던 특기자전형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공인외국어시험 성적으로 대학 갈 마음을 먹었던 학부모들은 혼란스럽습니다.

Q1 중학생 때부터 준비한 토플, 입시에 쓸모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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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자녀를 둔 직장맘입니다. 초4 때 대치동으로 이사했습니다. 당시 대치동에는 ‘초등학교 때까지 영어를 끝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다른 학부모처럼 유명한 학원에 보내려고 애를 썼고,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자연스럽게 토플을 준비했습니다. 주변 엄마들이 “공인외국어시험 점수를 따 놓으면 대학 가는데 유리하다”고 입을 모았고, 정보가 부족한 탓에 선배 학부모들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중2 때 본 시험에서 나쁘지 않은 점수가 나왔고, 앞으로 꾸준히 영어 공부를 계속해서 이를 활용할 마음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는 사이 대입제도가 많이 바뀌더군요. 공인외국어성적은 학교생활기록부에도 기재할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이 점수는 아무 쓸모도 없어진 건가요.
(김모씨·46·서울 대치동)

Q2 ‘절대평가’ 영어 공부할 시간에 딴 과목 봐야하나요

대학교 1학년과 중학교 2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입니다. 아이들이 어학에 소질이 있어 어렸을 때부터 영어와 중국어를 가르쳤고, 첫째도 어학특기자전형으로 대학에 갔습니다. 둘째도 외고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요. 특기자전형 비중이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영어 과목을 뛰어나게 잘하면 뭔가 도움이 될 거라 믿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얼마 전 뉴스에서 접한 소식 때문에 혼란이 생겼습니다. 2018학년도부터 수능 영어절대평가 시행으로 변별력이 약해진다는 뉴스였습니다. 서울대 같은 경우에는 영어 과목에서 100점과 0점의 점수 차가 4점밖에 안 나 수학 과목에서 한 문제 틀린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더군요. 그 뉴스를 접하니 지금까지 준비한 모든 게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 과목은 학교 공부 외에 더 할 필요가 없어진 게 아닐까요. 그 시간에 국어나 수학 과목에 집중하는 게 훨씬 효율적일 것 같습니다. (이모씨·51·서울 가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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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고려대·서강대·한국외대 등 올해 입시엔 활용

공인외국어시험이 주목받던 때가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강남 대치동에 있는 영어인증시험 대비 학원들이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미취학 때 영어유치원을 졸업한 뒤 미국 교과서로 수업하는 영어학원을 다니던 학생들은 중학교에 올라가 토플이나 텝스와 같은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그때는 외국어인증시험 점수가 특목고나 대학 입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자격이었습니다. 하지만 2015학년부터 고입 자기소개서에는 외국어 인증시험을 포함한 외부 수상기록을 기재하면 0점 처리됩니다. 대입에서도 특기자전형을 제외하고는 마찬가지입니다.

대입 수시에서 하나의 축을 담당했던 외국어특기자전형 선발 인원은 점점 줄고 있습니다. 2016학년도에는 30개교에서 1454명을 모집했지만, 2017학년도에는 26개 대학에서 1388명을 뽑습니다. 어학 성적을 활용했던 특기자전형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변경해 국제인재전형이나 글로벌리더전형으로 선발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교 공교육 정상화 정책으로 학교생활기록부에 공인외국어성적을 기재하지 못하면서 이런 분위기는 더욱 강화됐습니다.

어학특기자전형으로 학생을 뽑을 때도 외국어 성적뿐 아니라 비교과 영역과 영어 에세이 작성 등을 통해 학생을 폭넓게 평가합니다. 실제로 일부 대학에서는 공인외국어성적이 만점에 가까운 학생은 불합격하고, 어학 성적이 낮아도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학생이 합격한 사례도 나왔습니다. 또 영어뿐 아니라 다른 언어 성적과 교내 수상실적 등 다양한 비교과 평가 요소를 갖춘 학생이 합격한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인외국어시험 성적이 아예 의미가 없는 건 아닙니다. 2017학년도에도 이를 활용해 학생을 뽑는 대학이 있습니다. 대부분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고 서류와 면접으로 전형이 이뤄지기 때문에 어학에 특기가 있는 학생이라면 한 번 노려볼 만합니다. 대체로 1단계에서 서류나 공인외국어시험 성적을 보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과 면접을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합니다.

전형별 특징은 학교별로 천차만별입니다. 국민대·성신여대·아주대 등은 공인외국어시험만으로 1단계에서 모집 정원의 3~8배수를 뽑습니다. 또 동국대는 공인외국어성적이 지원자격 요건일 뿐 영어 에세이를 작성하는 게 중요한 평가항목입니다. 대학마다 지원자격과 선발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지원자격에 맞는지, 제출서류는 무엇인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면접은 학생부종합전형과 유사하게 지원동기, 입학 후 학습계획에 대한 질문도 있지만, 언어에 대한 지식과 문화, 사회적인 현상 등을 알아야 대답할 수 있는 문제들도 출제됩니다. 예컨대 ‘한국어와 외국어의 차이점을 예시를 들어 설명하시오’나 ‘한국과 외국의 교류사례를 설명하고 본인은 어떤 분야에 이바지하고 싶은지 말해보시오’ 등 입니다.

공인외국어인증시험을 꼭 대학을 목표로 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신 시험과 수능 시험의 변별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자녀의 영어 실력을 점검하고 돌아볼 기회로 삼는 것도 방법입니다.

정부에서 2018학년도 수능시험 영어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한다고 발표하면서 두 번째 사례처럼 ‘영어 공부를 특별히 하지 않아도 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기에 대한 답은 ‘대학이 끝이 아니다’입니다. 앞으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늘어날 테고, 영어 실력 없이는 경쟁력을 갖기 어려집니다.

수능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데는 큰 도움이 안 되더라도, 영어 실력을 키우는 건 분명히 중요한 일입니다. 또 앞으로 대입제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대학별로 학생의 영어 실력을 파악할 방안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깁니다.

도움말: 이종서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 김철용 스카이에듀×바른길 대표 컨설턴트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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