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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 400회 "공포에 잠 못 자"···도요타 공장 생산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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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규모 7.3의 2차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한 여성이 마시키마치의 무너진 집 앞에서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다. [구마모토 AP=뉴시스]


일본 규슈(九州) 구마모토(熊本)현에서 규모 7.3의 2차 강진이 발생한 16일. 어둠이 깔리자 비가 내리고 바람도 강하게 불었다. 두 차례 강진을 이겨낸 주택과 건물들은 이어지는 여진에 계속 흔들렸다.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추가 산사태와 건물의 붕괴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응급 구조차와 소방차·경찰차는 쉴 새 없이 사이렌을 울리며 도로를 오갔다. 주민들은 대피소와 차량 안에서 공포에 떨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이정헌 도쿄특파원 구마모토현을 가다]
“집 요동치더니 장롱이 얼굴 덮쳐”
추가붕괴 우려 … 이재민 24만 명
아베 “특별재해지역 조기 지정”
한국 정부 “국민 피해 확인 안 돼”


17일 새벽까지 규슈 일부 지역에는 시간당 최고 30㎜의 호우가 쏟아졌다. 돌풍이 부는 곳도 있었다. 오전 5시 호텔을 출발해 마시키마치(益城町)로 향했다. 전날 오후만 해도 한쪽 벽과 지붕만 부서진 채 버티고 서있던 전통 가옥은 완전히 주저앉았다. 골목길은 무너진 돌담과 건물 잔해에 파묻혔다. 전날 산사태로 7명이 숨진 미나미아소무라(南阿蘇村)로 이어지는 도로는 이틀째 끊겼다. 쏟아져 내린 토사가 일부 구간을 뒤덮은 데다 곳곳이 파손돼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이날 미나미아소무라에선 주민 등 11명의 연락이 끊겨 자위대와 경찰이 수색작업을 벌였다.

통행금지 표지판을 뒤로한 채 부근 산골 마을로 발걸음을 옮겼다. 커다란 돌멩이들과 지붕에서 떨어진 기왓장, 뿌리째 뽑힌 나무들이 뒤엉켜 마을 어귀에 들어서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멀쩡한 집은 한 채도 없었다. 부서진 집 주변을 둘러보던 70대 초반의 우에무라(植村)는 “전날 집에서 잠을 자는데 집이 갑자기 요동치더니 옆에 있던 장롱이 넘어지면서 얼굴을 덮쳤다”고 말했다. “전기와 물이 들어오면 부서진 집을 정리할 수 있을 텐데 아직 기약이 없다”고 덧붙였다.

우에무라를 따라 소학교에 마련된 대피소를 찾았다. 운동장엔 주민들이 타고 온 승용차와 트럭이 가득했다. 경승용차 운전석에 앉아 있던 50대 여성은 충혈된 눈으로 지진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집이 전부 무너졌어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교실 임시 숙소에서 이불과 담요를 정리하던 80대 할머니는 “지독한 지진에 대한 공포 때문에 이틀 정도 잠을 못 잤다”며 “피로가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울상을 지었다.

지난 14일 밤 첫 강진 이후 17일까지 구마모토현 등 규슈에서 발생한 지진은 이미 400차례를 넘어섰다. 연쇄 지진으로 최소 41명이 숨지고 중상자 180명 등 1000명가량이 다쳤다. 추가 지진 우려로 24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비상재해대책본부 회의에서 구마모토현에 대해 “격심재해(특별재해) 지역으로 조기 지정하고 예비비를 신속히 투입해 복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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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으로 경제적 피해도 속출했다. 도요타자동차는 부품 공급 차질로 18일부터 일주일간 일본 내 자동차 공장의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혼다는 구마모토현 오즈마치(大津町)에 있는 오토바이 공장의 가동을 다음주 초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가전업체 파나소닉과 타이어 제조업체 브리지스톤의 구마모토 공장도 가동을 멈췄다.

이날 한국 외교부는 구마모토현에 신속대응팀을 파견하고 주후쿠오카 총영사관에 비상대책반을 설치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우리 국민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4명으로 구성된 팀을 현지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정헌 도쿄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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