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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홍삼이 몸에 안 받나요? 발효하면 흡수 잘돼요

발효홍삼의 건강학

"홍삼에 효소·유산균 넣어 발효
유익한 사포닌 체내 흡수율 쑥↑
혈당 조절, 피부 염증 개선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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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발효식품 시대’다. 김치·된장 같은 전통 발효식품의 우수성이 국내외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백화점에서는 빵·현미를 발효해 만든 식품이 인기리에 팔린다. 발효식품은 음식이 미생물을 만나는 과정을 거치면서 몸에 좋은 물질이 더 풍부해지고 체내 소화흡수율이 높아진다. 한민족이 수천 년간 먹어 온 보약인 홍삼도 마찬가지다. 홍삼을 아무리 먹어도 효과를 느끼지 못한 사람을 위해 발효홍삼이 개발됐다. 홍삼의 유익 물질인 사포닌을 더 잘 흡수할 수 있다. 새로운 인삼 가공기술이 적용된 발효홍삼을 살펴본다.

울 구의동에 사는 유영배(53)씨는 심하게 피곤할 때마다 편도선이 잘 붓고 감기에 걸리기 일쑤였다. 면역력을 끌어올리면 나아지겠지 싶어 2년간 홍삼을 꾸준히 먹었다. 하지만 유씨의 체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인의 권유로 1년 전부터 발효홍삼을 먹었다. 그랬더니 일반 홍삼을 먹었을 때와 달리 몸이 따뜻해지고 혈액순환이 잘 되는 느낌을 받았다. 유씨는 발효홍삼을 먹은 뒤 편도선이 붓거나 감기에 걸리는 일이 없었다. 만성 피로도 많이 가셨다.

우리 국민의 37.5%는 홍삼의 사포닌을 잘 흡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2004년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실린 내용이다. 이 연구에선 건강한 성인 256명이 홍삼을 먹은 후 대변에 사포닌이 발견되는지 여부를 살펴봤다. 실험 결과 96명(37.5%)의 대변에서 사포닌이 조금씩 발견됐다. 사포닌이 체내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홍삼의 사포닌을 흡수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다. 경희대 약학과 김동현 교수는 “사포닌 분자 크기는 인삼>홍삼>발효홍삼 순”이라며 “발효홍삼 사포닌이 홍삼 사포닌보다 몸에 100배 이상 더 잘 흡수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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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속 미생물이 사포닌 분해

사포닌을 분해하는 장내 미생물은 프레보텔라오리스·비피오박테리움 등이 있다. 일반 홍삼을 먹으면 사람의 장내에서 이들 미생물이 사포닌을 분해하는데 이때 사람 건강에 도움을 주는 물질을 많이 만들어낸다. 대표적으로 ‘컴파운드(compound)K’라는 물질이 있다. 컴파운드K는 당뇨병·염증·알레르기성 질환이나 치매를 막고 피부와 간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사포닌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장내에 갖고 있지 않거나 적게 갖고 있다. 일반 홍삼을 똑같이 먹어도 사람마다 흡수율이 달라 홍삼 약효가 다를 수 있다는 것. 김 교수는 “사포닌을 분해하는 장내 미생물이 없거나 적은 사람이 발효홍삼을 먹으면 장내 미생물이 있는 사람처럼 사포닌을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알레르기성 질환 예방 도와

발효홍삼은 사람의 장내와 비슷한 환경에서 효소·유산균 등을 이용해 만든다. 발효홍삼의 사포닌 분자는 발효 전보다 잘게 쪼개진다. 또 홍삼 속 특이 사포닌이 발효 전보다 많아진다. 군산대 기초과학연구소와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연구에 따르면 발효홍삼의 특이 사포닌(Rh1, Rh2, Rg2, Rg3)은 9.8㎎/g으로 일반 홍삼(1.6㎎/g)보다 6.1배 많았다. 또 컴파운드K 같은 사포닌 대사물은 발효홍삼(6.89㎎/g)이 일반 홍삼(0.32~0.41㎎/g)보다 최대 21배나 많이 검출됐다.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최근 발효식품 식단으로 당뇨병 환자의 당을 조절하고 지방간을 개선한 연구결과가 나왔다”며 “발효홍삼 같은 발효식품이 기능성 위장장애나 대사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발효홍삼이 피부의 염증·알레르기 반응을 줄인다는 연구도 있다. 2010년 한국자원식물학회지에 실린 ‘홍삼과 발효홍삼의 항염증 작용 및 항알레르기 효과’ 비교 연구다. 사람 나이 8세와 같은 ‘생후 8주 생쥐’의 피부 각질세포에 발효홍삼 농축액과 일반 홍삼 농축액을 1, 10㎍/mL씩 투여한 후 각질세포가 얼마나 잘 증식하는지 관찰했다. 각질세포가 손상되거나 적어지면 피부 건조 또는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이는 알레르기성 염증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실험 결과 일반 홍삼을 투여한 그룹은 각질세포가 그대로인 반면 발효홍삼을 투여한 그룹은 이 세포가 눈에 띄게 늘었다.

 발효홍삼이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낮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한지숙 교수팀은 발효홍삼이 제2형 당뇨병(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 환자의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홍삼 추출물을 유산균으로 발효한 발효홍삼을 제2형 당뇨병 환자 20명에게 아침저녁 식전에 한 캡슐씩 하루 780㎎을 먹게 했다. 또 다른 18명에게는 가짜 약을 같은 양으로 복용하게 했다. 그랬더니 발효홍삼을 먹은 그룹은 공복혈당이 136.29㎎/dL에서 127.71㎎/dL로 줄었다. 혈당 수치에 비례하는 당화혈색소(헤모글로빈 수치)는 7.36%에서 6.96%로 감소했다. 이 연구결과는 2011년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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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희대 약학과 김동현 교수
"홍삼 발효시키면 사포닌 체내 흡수율 100배 증가"
미생물이 사람에게 유익한 물질을 만들어내면 ‘발효’, 유해한 물질을 만들면 ‘부패’다. 미생물이 주로 탄수화물을 먹으면 발효, 단백질을 먹으면 부패에 해당한다. 미생물이 홍삼을 만나면 ‘발효’한다. 홍삼의 기능 성분인 사포닌 분자가 주로 탄수화물이기 때문이다. 경희대 약학과 김동현 교수는 홍삼 발효 전후 사포닌의 체내 흡수율을 연구해 왔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요지.

-발효음식이 왜 건강식으로 통하나.
“사람이 밥(탄수화물)을 먹어 칼로리를 내며 생존하듯 미생물도 탄수화물을 먹고 증식한다. 이때 다른 미생물이 자신의 먹이(주로 탄수화물)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특별한 ‘물질’을 만들어낸다. 이 물질이 사람에게 유익하다. 이 미생물이 탄수화물을 먹고 칼로리를 낸 후 남은 ‘찌꺼기’도 사람 몸에 도움을 준다. 김치·된장·식초·젓갈 같은 발효식품에 발효 전 배추·콩·술·해산물보다 유익물질이 많은 이유다.”

-홍삼을 발효하면 어떤 점이 좋아지나.
“인삼의 사포닌 분자 크기가 1000이면 일반 홍삼은 800, 발효홍삼은 450이다. 그런데 사포닌이 체내 흡수되는 비율은 발효홍삼이 일반 홍삼의 100배 이상이다. 이는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각종 염증 및 암을 예방하는 사포닌의 효과를 더 잘 볼 수 있음을 뜻한다.”

-누구에게 발효홍삼을 권장하는가.
“사포닌을 흡수하는 장내 미생물이 없는 사람에게 권한다. 홍삼을 먹어도 피가 잘 도는 느낌이 들지 않거나 피곤함이 가시지 않으면 사포닌을 흡수하지 못해서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사람이 발효홍삼을 먹은 뒤 몸이 따뜻해지거나 혈액순환이 잘 되는 느낌이 든다면 사포닌의 체내 흡수율 차이 때문일 수 있다. 실제로 몸이 따뜻해지는 건 면역기관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집에서 홍삼을 발효해도 되나.
“권장하지 않는다. 또 불가능하다. 우선 홍삼을 잘 발효할 수 있는 유산균을 찾기가 힘들다. 만약 적합한 유산균을 넣었다 해도 발효 조건이 까다로워 일반인이 만들 수 없다. 인삼은 땅속의 악조건에서 강한 생명력으로 살아남은 터라 사포닌은 균을 잘 죽인다. 인삼·홍삼의 사포닌이 유산균을 죽이지 않도록 하면서 유산균의 먹이(탄수화물 등)를 넣어줘야 한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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