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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수령결사옹위 위한 ‘만리마 속도전’

함경남도 흥남의 흥남비료연합기업소에 노동당 제7차 대회 준비를 위한 ‘70일 전투’를 독려하는 대형 선전물이 설치돼 있다(3월 13일 촬영). [AP=뉴시스]


북한이 다음달 초 노동당 제7차 대회를 개최한다. 1980년 10월 10일 제6차 당 대회를 연 지 36년 만이다. 제7차 대회 소집은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30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로 결정했다.북한은 이번 당 대회를 위해 지난 2월 23일부터 ‘70일 전투’에 들어갔다. 제6차 당 대회가 열리기 전에 벌인 ‘100일 전투’와 비슷한 속도전이다. 36년 전 김정일은 속도전을 “모든 사업을 전격적으로 밀고 나가는 사회주의 건설의 기본 전투 형식”이라고 정의했다. 북한은 큰 행사를 앞두거나 위기 국면마다 ‘70일 전투’ ‘100일 전투’ ‘150일 전투’ 등 다양한 속도전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정권 공고화와 생산 증대의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제6차 당 대회를 앞두고 벌인 ‘100일 전투’에서 북한은 ‘100일 전투 과제를 25일 동안에’ ‘소대가 중대의 몫을’ ‘하루 과제를 매일 2배로’ 등의 구호로 공업 생산을 전년에 비해 142% 성장시켰다. 북한은 이번에 ‘만리마속도’ ‘자강력 제일주의’ ‘30일을 8일로’ 등의 구호로 생산량 증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 대회는 북한의 공식적 최고의사결정 기구다. 중국은 5년마다 열리는 전국대표대회가 그 역할을 한다. 북한의 당 대회는 ▶당 중앙위원회·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 보고 ▶당 강령·규약 채택 또는 수정 ▶당 정책 결정 ▶당 중앙위원회·중앙검사위원회 선거 등 크게 네 가지 행사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당 중앙위원회나 정치국이 내린 결정을 사후적으로 추인하는 형식적 기능을 수행한다. 당 중앙검사위원회는 당의 재정관리 사업을 감사하는 기구다.


당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당 제1인자의 사업총화 보고와 당 중앙위 정치국 명단 발표다. 김일성은 제6차 대회에서 장황한 사업총화 보고를 했다. 장장 5시간을 연설했고 특집으로 발행한 노동신문은 전체 18개 면 가운데 11개 면에 그의 사업총화 보고를 실었다. 김일성은 사회주의 경제 건설 10대 전망 목표를 제시했고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을 제안했다. 아울러 마지막 날에는 김정일을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하면서 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평안북도 태천군 은흥협동조합의 농업근로자들이 ‘당 제7차 대회’ 팻말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노동신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다음달 초에 열리는 제7차 당 대회의 첫날에 80년부터 2016년 사이에 이룩한 성과와 결함을 검토하고 그 전망과 과업을 담은 사업총화 보고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연구원 현안대책팀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을 관통하는 업적으로 과거의 ‘경제·국방 병진노선’에 기초한 ‘경제·핵 병진노선’이 올린 성과를 총화하고 핵 무력에 기초한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을 목표로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제7차 대회는 위대한 수령님들(김일성·김정일)의 현명한 영도 밑에 우리 당이 혁명과 건설에서 이룩한 성과를 총화하고 우리 혁명의 최후 승리를 앞당겨 나가기 위한 휘황한 설계도를 펼쳐 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그동안 당 대회 때마다 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했듯이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며 올해 신년사의 구체적인 실천방안, 인민생활 향상, 금융시스템 변화 등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또 “농산과 축산, 수산을 3대 축으로 인민생활을 획기적으로 높이려는 당의 의도를 실천적인 성과로 받들어 제7차 대회가 황금산·황금벌·황금해의 새 역사를 펼치는 중요한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은 금융시스템의 변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전국 재정은행 일꾼대회를 25년 만에 개최했다. 그 행사에는 박봉주 내각 총리, 오수용 당 계획재정부장, 김천균 조선중앙은행 총재, 김성의 조선무역은행 총재 등과 공장·기업소 지배인, 함경북도 은행 등 지방은행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재정은행 사업에서 이룩한 성과와 경험을 분석했고 강성국가 건설을 재정적으로 담보하기 위한 과제 방법을 토론했다. 조 연구위원은 “전국 재정은행 일꾼대회는 제7차 대회를 앞두고 공장·기업소와 은행 간의 금융시스템 변화를 위한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당 대회의 최대 관심은 새로 교체될 가능성이 큰 당 중앙위 정치국 명단이다. 현재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정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이다. 이 가운데 김영남이 고령(88세)으로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그 자리에 박봉주 내각 총리의 진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수용 외무상의 ‘깜짝 발탁’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 외무상은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 시절부터 그를 돌봐 준 사람으로 김정은이 가장 편하게 대하는 인물이다. 현재 그는 김정은이 언급한 ‘휘황한 설계도’를 구상하는 실무적인 책임자로 이번 당 대회에서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도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원 가운데 김양건(사망)·박도춘(교체 가능성), 후보위원 가운데 이영길(처형) 등이 빠져 변경 요인이 생겼다. 새로 진입이 예상되는 인물은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김영철 당 비서 등이다.


북한은 제7차 당 대회를 준비하면서 특히 두 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의 유일영도체계와 수령결사옹위다. 북한 언론들은 “경애하는 원수님(김정은)의 영도 밑에 김일성-김정일주의가 우리 당의 영원한 지도사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당 대회를 통해 김정은을 수령으로 부각시키려고 한다. 수령결사옹위는 북한에서 김정은에 대한 충성과 자신에게 주어진 과업을 수령의 지시로 여겨 이를 목숨으로 관철할 것을 요구하는 정치구호다. 북한은 대북제재 속에서 치러지는 당 대회인 만큼 김정은의 옹호 보위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김정은은 북한 정권이 36년 만에 당 대회를 치를 정도로 정권이 공고화됐다는 것을 자축하고 과시할 것”이라며 “대내외에 김정은과 북한 정권을 인정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이번 당 대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2270호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 치르게 됐다. 북한은 지난 3일 이를 의식한 듯 국방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일방적인 제재보다 안정 유지가 급선무이고 무모한 군사적 압박보다 협상 마련이 근본 해결책”이라며 대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ko.soo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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