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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으로 듣는 음악, 혼 스피커라 가능하죠

OMA의 창립자 조나단 바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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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타칭 ‘오디오 환자’들은 크게 빈티지 문파와 하이엔드 문파로 나눌 수 있다. 양 문파는 서로의 특색이 분명히 있어서, 하이엔드 오디오의 매력을 전달하는 일을 주업으로 삼고 있는 필자도 가끔 빈티지 오디오의 강렬한 매력에 매혹되곤 한다. 1950년대 이전 극장에서 쓰던 미국의 웨스턴 일렉트릭, 독일의 자이스 이콘의 압도적인 사운드에 한번 매료되면 좀처럼 헤어나지 못한다.


1930년대부터 50년대까지 미국 빈티지 오디오를 ‘오디오의 황금시대(Golden Age)’라 규정하고 이에 경도되어 살아가는 OMA(Oswalds Mill Audio)의 주재자 조나단 바이스(Jonathan Weiss?52)도 그런 부류의 사람이다. 영화감독으로 활동하던 중 우연히 설계·디자인·제조 각 분야의 최고 장인을 만나게 되면서 오디오 제조사인 OMA를 설립, 다른 어느 메이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디자인과 독창적인 사운드를 선사하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다른 빈티지 제조사와 달리 OMA가 의미 있는 점은 빈티지의 장점에 최신 하이엔드 오디오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의 기준으로 그는 두 문파의 경계에서 놀라운 밸런스의 무공을 선보이며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혼(horn) 스피커 제조사로 명성을 얻고 있는 OMA의 조나단 바이스가 최근 한국 파트너인 ODE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2016 서울리빙디자인페어(3월 30일~4월 3일)는 아시아 최초로 한국 론칭을 앞두고 OMA 오디오를 공개하는 자리였다. 가느다란 목재를 쌓아올려 만든 OMA의 부스는 유럽의 작은 채플을 연상시켰다.


▶OMA 세계에게 가장 아름다운 혼 스피커를 제조하는 오디오 브랜드로 유명한 OMA는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1950년 이전의 빈티지 오디오를 베이스로 최신 하이엔드 오디오 기술을 접목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크래프트맨십’을 강조하며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제품 전량을 생산한다. 스피커를 시작으로 진공관 앰프·턴테이블·오디오랙까지 오디오의 모든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제품군을 생산하고 있으며 비스포크(bespoke) 서비스 같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오디오 시스템을 제공한다.

MONARCH


이번에 한국을 찾은 이유는. “한국 파트너인 ODE의 초청으로 방문했다. 때마침 리빙디자인페어가 열려 이 전시회를 통해 한국인들에게 OMA 제품을 소개하고 들려주는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다.”


프린스턴대에서 국제 정치를, 런던정경대에서 국제법을 공부했는데 영화 제작자 및 감독으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오디오 비지니스로 뛰어든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들은 영화와 오디오 비지니스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내게는 똑같다고 여겨진다. 영화를 제작할 때 내가 직접 촬영하고 편집하지는 않지만 내가 구상한 주제와 컨셉트를 촬영·조명·편집 전문가들에게 설명하고 관철시켜 내가 원하는 수준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것은 오디오 비지니스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나는 최고의 오디오 설계자와 디자이너, 목공 및 주물 장인과 함께 일한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이들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오디오 시스템을 하나씩 만들어 가고 있다.”


브랜드 이름인 OMA는 ‘오스왈드 밀 오디오(Oswalds Mill Audio)’의 약자로, OMA 제품이 생산되는 제분소 이름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라고 들었다. “지인을 만나기 위해 펜실베이니아를 자주 찾았는데 우연히 제분소가 매물로 나와 있다는 것을 들었다. 100년 전 작업 환경이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는 곳이다. 이런 곳은 북미에 1곳, 전 세계를 통틀어도 10곳이 채 되지 않는다. 또 펜실베이니아는 최상급의 목재, 최상급의 점판암(slate·턴테이블 등을 만드는데 쓰인다)이 나는 곳일 뿐만 아니라 이들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최고의 장인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조지 나카시마의 공장도 바로 이 지역에 있다. 나는 이곳이라면 내가 원하는 세계 최고의 오디오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제분소 인수를 두고 모두 미친 짓이라 했지만 나는 바로 결단을 내렸고 그것이 OMA의 시작이었다. 제분소가 없었다면 아마 OMA도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다른 오디오 메이커처럼 중국이나 제 3세계에서 생산하지 않고 펜실베이니아에서 장인들이 직접 설계하고 직접 제조한다. 나는 우리의 크래프트맨십(craftmanship·장인정신)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IMPERIA


OMA 스피커는 직선형의 원뿔 혼(horn) 유닛만 사용한다. 특별히 혼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나. “혼 유닛을 쓰는 것만으로 우리를 빈티지만 쫓는 메이커라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가 혼 유닛을 쓰는 이유는 지금 시점에서 가장 뛰어난 사운드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먼저, 혼의 다이내믹스는 다른 어떤 유닛보다 탁월하다. 혼의 사운드를 경험하면 결코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또 하나의 장점은 효율이다. 유닛의 진폭이 매우 작아 앰프의 단 1W 출력으로도 충분한 소리를 낼 수 있다. 그래서 우리의 앰프는 출력을 늘리기보다 풍부한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데 전력을 다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혼은 소리의 직진성이 강해 분산이 적다. 일반 스피커는 소리가 스피커에서 나오는 시점에서 절반 이상이 분산돼 청취자에게 바로 들리는 직접음의 비율이 무척 낮아진다. 하지만 혼은 다르다. 우리는 이런 혼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혼의 측면 부를 직선형으로 디자인하고 더욱 크게 설계했다. OMA 혼 스피커의 사운드를 직접 감상한다면, 귀뿐 아니라 온 몸으로 음악을 체험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IRONIC


OMA의 라인업에는 CD 플레이어나 고해상도 플레이어도 없이 턴테이블뿐이다. “우리가 바이닐(Vinyl?LP)을 고집하는 이유는 바로 단 하나, 현존하는 포맷 가운데 최고이기 때문이다. 바이닐은 CD보다 더 많은 정보량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음질도 더 뛰어나다. 게다가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도 뛰어나다. 지난해 미국 음반 시장에서는 바이닐 판매량이 30% 늘고 CD는 20%가 줄었다. 머지않아 CD의 수명은 끝나게 될 것이다. 블루투스나 고해상도 음원 플레이어는 우리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지만 아직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이르지는 못 했다. 아직은 바이닐의 아날로그 사운드가 가장 뛰어나다. 다른 제품의 계획은 당분간 없다.”


당신의 제품에는 과거 ‘명가(名家)의 명기(名機)’로 불리웠던 전설적인 부품들이 쓰인다. “개인적으로 1930년대부터 50년대 극장용 오디오 시스템에 관심이 무척 많다. 이때 극장에서 쓰인 혼 스피커들이 최고라 생각하지만 지금은 애석하게도 이런 드라이버를 아무도 생산하지 않는다. 이 유닛의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초고역과 초저역을 표현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유닛을 쓰되 현대의 하이엔드 오디오 기술을 투입해 초고역과 초저역을 모두 재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의 스피커,에는 각각 빈티지 혼, 우퍼 유닛을 사용하지만 이를 보강하기 위해 세계 최고의 리본 트위터를 특주하여 쓰고 있다. 다만, 상태가 좋은 빈티지 유닛을 확보하는 일은 무척 어려워 두 제품 모두 한정된 수량만 생산된다.”


디자인이 무척 유니크하고 완성도도 높다. “스피커는 음악을 재생하지 않을 때도 그 가치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 인테리어 관점에서 가구 혹은 디자인 오브제로 충분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스타인웨이 그랜드 피아노가 연주되지 않을 때도 미학적으로 충분히 아름다운 것처럼 말이다. 이런 내 생각이 우리의 파트너인 산업 디자이너 데이비드 딤페리오(David D’Imperio)와 일치했다. 그의 독창적인 디자인은 역설적으로 그가 오디오를 잘 모르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가 오디오를 잘 알았다면 기존 오디오의 구태의연한 디자인을 반복했을 것이다. 오디오를 잘 몰랐기에 나의 의견을 반영해 세상에 없던 유니크한 디자인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아이로닉(IRONIC)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온다. “친구 중 유명한 빈티지 오디오 컬렉터가 있는데 우연히 그가 소장하고 있는 1930년대 쥬크박스에 장착된 15인치 우퍼의 사운드가 대단히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20개의 유닛을 구해 스피커를 제작했는데 역시나 그 사운드가 놀라울 정도로 훌륭했다. 이것이 바로의 프로토 타입이다. 이 우퍼는 인클로저가 없어도 되는 구조이지만 최적의 사운드를 내기 위해서 인클로저 대신 견고하게 유닛을 고정해 줄 디자인 장치가 있었으면 했다. 딤페리오가 가져온 디자인이 바로 지금의 그것으로 매우 맘에 들었지만 당시 기술로는 제품화가 불가능했다. 먼저 주물 장인에 요청해 제품을 만들어 봤더니 견고하기는 했지만 재질에서 오는 고음역 노이즈가 거슬렸다. 연구를 거듭해 다른 소재를 융합해 만들었더니 노이즈는 사라졌지만 주물 작업시 압력을 가하면 굳지 않고 으스러져 버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흥미진진하다. 그래서 어떻게 해결했나.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아도 해결이 안되던 차,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기 시작하던 3D 프린터를 떠올렸다. 최고의 산업용 3D 프린터를 구매해 여러 번에 걸쳐 만들어보니 그제서야 으스러지지 않고 강도가 유지됐다. 당초 문제가 됐던 고음역 노이즈가 사라진 것은 물론이다.을 개발하면서 천문학적인 개발비가 투입됐고 수많은 시행 착오를 겪었다. 누군가 나에게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개발을 시작하라고 한다면 절대 못한다고 답할 것이다(웃음). 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었기에 투자가 전혀 아깝지 않다.을 통해 다른 스피커에서는 들을 수 없는 사운드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한국의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의 오디오 팬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영광이고 행복했다. 한국의 오디오 문화가 발전할 가능성이 있고 나의 미학 기준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생각해 이전에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어린아이부터 주부까지 부스를 찾아 스마트폰으로 제품을 촬영하고 음악을 집중해 감상하는 열정에 크게 감동했다. ●


 


 


글 이현준 오디오 평론가·오디오매거진 대표 audiomagazinekr@gmail.com, 사진 ODE·ⓒCynthia Van E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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