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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독설에 공천 학살 주역 … 친박까지 “X맨 이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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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8일 서울 여의도 당사 공천면접장에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할 말이 없다며 손가락으로 ‘X’ 표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새누리당의 ‘4·13 추락’을 놓고 책임자를 찾는 당내 논의 끝에 꼭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바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다.

이 위원장, 불공정 공천 책임론
"탈락 사유 말하면 그 사람 병신 돼”
김무성에겐 “바보 같은 소리”공격
유승민 처리 미적대다 여론 악화
정두언 “진짜 책임은 청와대인데”


친박근혜계 의원인 이 위원장은 일찌감치 지난해 자신의 지역구(대구 수성갑)를 ‘친박 대선주자’를 표방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게 넘겼다. 이 때문에 친박계는 “불출마 선언을 해 사심이 없다”는 명분을 내세워 그를 공천위원장으로 밀었다. 비박계인 김무성 대표는 일주일을 버티다 이 위원장 카드를 수용했다.

공천 칼자루를 쥔 이 위원장은 친박계가 눈엣가시로 여겨온 비박계 의원들을 차근차근 ‘컷오프(공천 배제)’시켜 나갔다. 특히 친박계 핵심 윤상현 의원이 “김무성 죽여버려” 발언 파문으로 인한 여론의 악화로 컷오프 될 때 이재오·진영·조해진 등 비박계 의원 7명을 묶어 함께 날리는 ‘1대 7 트레이드’도 선보였다. 그러는 틈틈이 김 대표의 주장을 “바보 같은 소리”라고 평가절하하는 등의 언행 때문에 수차례 구설에 올랐다.

공천 배제 사유에 대해선 “(사유를) 얘기하면 그 사람은 병신 되는 것(3월 16일)”이라고 하는가 하면, 무소속 연대 가능성에 대해 “대놓고 ‘잘린 사람’ 연대냐”고 거칠게 평가절하했다. 청와대 핵심인사와 만났다는 의혹을 확인하는 취재진에게 “기자들이 왜 이렇게 바보 같냐”고 훈계한 일화도 있다. 공천위원장의 이 같은 모습이 특히 새누리당의 표를 뚝 떨어뜨렸다는 게 비박계 인사들의 평가다. 공천 배제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 당선자는 14일 기자회견에서 “(나 같은 사람이) 공천 배제될 아무 이유가 없었다”면서 “(여당 몰락에 대해) 이한구 위원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목소리는 비박계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유승민 의원의 경우도 ‘죽이든 살리든’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게 친박계 의견이었는데 이 위원장이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위원장은 같은 친박계 공천위원들조차 “유승민 문제를 빨리 털고 가자”고 여러 번 건의했지만, 유 의원이 탈당 기자회견을 할 때까지 방치해 비판 여론을 키웠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천위원도 “큰 틀에서는 분명 이 위원장이 친박계의 의견을 대변하는 듯했지만, 가끔은 ‘청와대도 저렇게 생각할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독단적이었다”며 “주호영(수성을) 의원을 날리고, 북을에 갑자기 양명모 후보를 내리꽂은 대구 공천을 할 때는 특히 그랬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공천 심사기간에는 현기환 정무수석조차 이 위원장과 통화가 잘 안 돼 답답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국 친박계조차 이 위원장을 ‘X맨’으로 지목한 셈이다. X맨은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행한 말로 같은 편인 것 같지만 결국은 해가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하지만 이런 이 위원장에 대한 비난을 책임 전가로 보는 시각도 있다. 비박계 정두언 의원은 “진짜 책임져야 할 쪽은 청와대인데 이제 와 이한구 위원장 욕을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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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공천을 마친 뒤 지인들에게 자주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한다. “‘잃어버린 20년’을 거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일하는 국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일단 당 내부에서 ‘총질’하는 사람들은 걸러내는 게 옳다고 봤다” 등 판단의 정당성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하소연 끝에 이 위원장은 “그래도 새누리당이 150석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낙관적 전망이 깨진 데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14일 이 위원장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이 위원장은 답하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공천 직후 일본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뒤 경기도 분당 집에 머물고 있다. 공천 직후 ‘이한구 총리설’이 여권 내에 돌기도 했지만, 개표 결과가 나온 뒤에는 여권 내 인사들은 대부분 그를 ‘공적(公敵)’으로 지목하고 있다.

남궁욱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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