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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터졌다, 빅리그 첫 한국인 연장 끝내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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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가 시애틀의 영웅으로 거듭났다. 체중을 15㎏나 줄인 뒤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14일 텍사스와의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날렸다. 팀 역사상 루키가 끝내기 홈런을 날린 것은 이대호가 처음이다. 동료들이 홈인한 이대호(10번)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시애틀 AP=뉴시스]


이대호(34·시애틀)가 홈플레이트를 밟은 뒤 더그아웃 쪽으로 달려가자 스콧 서비스(49) 시애틀 감독이 그를 와락 부둥켜 안았다. 경기가 끝난 뒤 이대호는 동료들이 끼얹은 맥주에 흠뻑 젖었다. 클럽하우스엔 이대호를 축하하기 위해 ‘강남 스타일’이 울려퍼졌다.

텍사스전 10회말 대타 투런 홈런
후보 설움 날리고 팀 5연패 끊어

MLB, 홈피 메인에 사진 올려 소개
미국 전역에 실력과 스타성 알려


14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시애틀과 텍사스와의 경기. 이대호는 2-2 로 맞선 10회 2사 1루의 찬스에서 대타로 나섰다. 왼손 투수 제이크 디크먼(29)은 빠른 공 2개로 0볼-2스트라이크를 만들었다. 3구째는 역시 빠른 공. 시속 156㎞의 강속구가 다소 높게 날아오자 이대호는 부드럽게 스윙했다. 배트에 정확히 맞은 타구는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시애틀의 5연패를 끊는 끝내기 홈런이자 한국인 빅리거 첫 연장 끝내기 홈런이다.

서비스 감독은 “그가 어떻게 그 공을 넘겼는지 모르겠다. 실력을 증명한 건 분명하다”며 “스프링캠프에서 이대호를 처음 봤을 때 의문이 많았다. 계속 지켜보니 이대호가 적응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기 후 MLB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에는 이대호의 사진이 크게 떴다. 미국 전역에 그의 실력과 스타성을 알린 것이다.

정규시즌 9경기에서 이대호는 타율 0.231(13타수 3안타)를 기록 중이다. 주로 왼손투수가 나올 때 기용되기 때문에 타격감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대호는 안타 3개 중 2개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이제 이대호는 메이저리그에 ‘안착’했다.

이대호는 지난 2월 4일 시애틀과 계약했다. 마이너리거 신분으로 MLB 캠프에 초청되는 조건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MLB 로스터에 들어갈 확률은 10% 안팎이었다. 게다가 시애틀에는 넬슨 크루스(지명타자), 애덤 린드(1루수) 등 쟁쟁한 경쟁자가 많다. 시범경기 활약을 통해 다른 구단에 가는 게 이대호에겐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였다.

그러나 체중이 130㎏를 넘는 이대호는 우선 15㎏ 정도를 감량하면서 몸을 만들었다. 날렵한 주루와 부드러운 1루 수비를 보여주며 타격만 잘하는 ‘반쪽 선수’라는 이미지를 깨뜨렸다. 이대호는 시범경기 타율 0.264, 1홈런에 그쳤지만 기대보다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 개막전 로스터에 진입했다. 거인이 바늘구멍을 통과한 것이다.

이대호도 처음엔 MLB 투수들을 쉽게 상대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9일 오클랜드전에서 첫 홈런을 때려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12일 텍사스전 9회엔 디크먼과 9구까지 가는 접전(2루 땅볼)을 벌였다. 디크먼이 던진 공 9개는 모두 155~156㎞의 빠른 공이었다. 이날 디크먼과의 두 번째 대결에서 이대호의 부드러운 스윙이 강속구를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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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부터 그는 수차례 고비를 넘었다. “한국 최고의 타자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것은 굴욕적”이라는 말이 나와도 이대호는 “다 내려놓고 꿈을 향할 뿐이다. 실력으로 MLB에 가겠다”고 말했다. 계약부터 MLB 로스터 진입에 이어 끝내기 홈런이 나오기까지 지난 70일 동안 이대호에게 쉬운 일은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한 번도 흔들리지 않고 도전했고, 전략을 세웠고, 그걸 실행으로 옮겼다.

이대호는 2006년 롯데 시절 타격 3관왕에 오른 뒤 10년 동안 정상을 지켰다. 산전수전을 겪은 그는 위기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가장 뒤에서 출발했던 그가 멋진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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