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글로벌 신약 도전] 연 1000조원대 세계 의약품 시장 판도 확 바꾼다

기사 이미지

지난해 우리 제약산업은 대박을 터뜨렸다. 비결은 R&D에 대한 집념이다. 한미의 성공에 자극받은 다른 제약사도 R&D 비중을 늘리며 세계시장 공략에 나섰다.


‘우리가 어떻게 신약을…’ 불과 2년 전 국산 신약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제약업계 관계자가 코웃음 치며 한 말이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이런 반응이 180도 바뀌었다. 한미약품을 필두로 녹십자·보령제약 등이 잇따라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복제의약품(제네릭) 중심이었던 국내 제약사들은 저마다 혁신 신약으로 무장해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 출사표


지난해 기술 수출 10조원 넘어
당뇨병 신약 후보물질 3개
독감백신, 고혈압 치료제 선전


지난해 국내 제약업계는 새 역사를 썼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업체가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은 총 26건, 공개된 금액만 9조2880억여원이다. 계약조건상 금액을 공개하지 않은 6건을 합하면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약품·녹십자·보령제약 선봉

신약 개발을 이끄는 주인공은 한미약품이다. 다국적제약사 네 곳과 8조 원에 가까운 기술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3월과 7월 일라이릴리, 베링거인겔하임과 각각 6억9000만 달러, 7억30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정점은 11월 사노피와의 계약이었다. 3개 당뇨병 신약 후보물질을 앞세워 무려 39억 유로(약 5조원)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곧이어 얀센과 당뇨병·비만 치료 바이오 신약을 8억1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해는 성장호르몬과 표적항암제 등에 대해 계약도 추진중이다.

녹십자의 선전도 눈부시다. 2009년 국내 최초로 독감백신을 개발, ‘백신 주권시대’를 연 녹십자는 수출 첫 해 550만 달러의 공급계약을 체결하더니 불과 5년 만에 수출액을 4800만 달러로 9배 늘렸다. 올해는 5000만 달러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올 초 3200만 달러에 달하는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하반기 18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기대하고 있다.

녹십자가 공급계약을 한 곳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 국제기구의 독감백신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제약사는 전 세계를 통틀어 단 네 곳에 불과하다. 녹십자는 내로라하는 글로벌 제약사를 제치고 독감백신 부문 점유율 1위다. 차세대 독감백신이라 불리는 4가 백신의 품목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독감 바이러스 4종을 예방하는 백신을 말한다. 독감백신 부문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국산신약으로 가장 먼저 성공 가능성을 알린 건 보령제약이다. 고혈압치료제 ‘카나브’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선 노바티스·사노피·베링거인겔하임·다이치산쿄 같은 쟁쟁한 글로벌 제약사를 누르고 같은 계열 고혈압치료제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앞장서고 있다.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13개국 중 6개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고, 나머지 국가도 올해 안에 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에선 시장점유율을 10%대로 늘렸다. 동남아 13개국에 기술을 수출하며 1억26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현재까지 누적 수출액은 전 세계 30개국에서 3억2000만 달러 수준이다.

세계 의약품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4대 ‘파머징마켓(Pharmerging Market)’으로 떠오르는 중국·인도·브라질·러시아 진출도 눈앞에 두고 있다. 브라질은 2018년, 중국은 2019년쯤 발매허가를 예상한다.
기사 이미지

세계 시장 1위 미국에 교두보 구축

이런 성공에 힘입어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제약사로 비상할 준비를 마쳤다. 한미약품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R&D투자를 늘리고 제약산업의 본토라 불리는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전 세계 의약품 시장규모(1조272억 달러, 2014년 기준)의 40%(4056억 달러)를 점유하는 미국시장은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관문이다. 미국에서 성공한 신약은 세계적인 파급력을 갖는다. 조 단위의 매출도 거뜬하다. 굴지의 제약사들이 미국 시장에 몰리는 이유다. 국내 제약사도 미국 시장 진출을 시도했다. 과거 몇몇 제품이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다만, 의미 있는 판매실적을 거두진 못했다. 도전 자체에 의미를 두는 분위기였다.

최근 이런 기류가 바뀌고 있다. 차세대 신약후보가 좋은 결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5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램시마의 FDA 승인을 받았다. 셀트리온 측은 ‘연매출 2조원’이란 목표를 세웠다. 녹십자의 면역치료제 ‘IV-글로불린SN’과 SK케미칼의 치매 패치 ‘SID710’는 상용화에 근접했다. 빠르면 상반기 중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도 많다. 녹십자는 혈우병치료제와 헌터증후군 치료제를, CMG제약은 조현병 치료제를, 코오롱생명과학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를 미국 본토에서 임상시험 중이다. 한미약품은 다중표적항암신약 ‘포지오티닙’에 대한 본격적인 임상 시험을 미국에서 시작했다. 종근당의 비만 치료제 ‘벨로라닙’도 최근 임상 3상(제품 출시 전 마지막 임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얻어 FDA 승인이 멀지 않았다.

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