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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story] 고객이 원하면 만든다 … 93세 괴짜 창업주의 정상을 향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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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거트 보일 회장의 독특한 캐릭터가 큰 영향을 미쳤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직접 찾고 그것을 만드는 경험주의적 비즈니스 방식으로 컬럼비아를 100여 국가에서 판매되는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로 도약시켰다. [사진 컬럼비아]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의 창업주 중에는 괴짜 같다는 말을 듣는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이들이 있다. 이들의 발상과 행보는 그 자체로 대중의 관심을 끌기도 하지만 그 독특함이 기업의 핵심가치에 투영되고 제품과 서비스에 담겨 소비자의 지지를 받으며 큰 성공을 거두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낚시꾼 조언 들으며 소재 개발
거친 자연에서 제품력 테스트

전 세계 100여 국가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글로벌 아웃도어 기업 컬럼비아의 수장인 거트 보일(Gert Boyle) 회장도 그런 인물 중 하나다. 여성 ‘괴짜’ 창업주로 알려져 있다.

◆변화무쌍한 자연 속에서 아웃도어 업체로 성장
컬럼비아는 독일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거트 보일 회장의 아버지가 1938년 ‘컬럼비아 햇 컴퍼니(Columbia Hat Company)’라는 작은 모자 회사를 설립하며 시작됐다.

거트 보일의 가족은 히틀러 집권 당시 고향인 독일 아우스부르크를 떠나 미국 오리건 주로 이주했다. 그는 포틀랜드를 가로질러 흐르는 컬럼비아 강의 이름을 따서 컬럼비아 햇 컴퍼니를 창업했다.

이후 거트 보일 가족은 기후가 변화무쌍한 오리건의 포틀랜드에서 사냥·낚시·스키 같은 아웃도어 활동이 인기를 얻는 데서 착안해 스키웨어 같이 아웃도어에 필요한 제품을 팔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1980년대부터 거트 보일과 현 CEO이자 아들인 팀 보일이 출연한‘테스티드 터프’는 화제를 모았다. 거트 보일은 컬럼비아 재킷을 입은 팀 보일을 얼음 밑에 집어넣는 등 유머러스한 방법으로 제품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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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아 만든다
그러던 1970년 그녀의 아버지에 이어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남편 닐 보일이 47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뜨게 된다. 남편의 죽음, 도산 위기에 처한 가업. 감당하기 힘든 비관적 상황에서도 거트 보일은 특유의 호탕함과 유머를 잃지 않고 아들 팀 보일과 고군분투하며 하루하루를 이어갔다.

특히 거트 보일은 제품 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낚시꾼들에게 직접 조언을 들어가며 만든 낚시 조끼, 비가 많이 오는 오리건의 기후에 적합한 소재를 개발해 적용한 레인기어 등을 발명했다. 이들 제품은 큰 성공을 거뒀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직접 찾고, 또 그것을 만드는 것. 이것이 거트 보일만의 경험주의적인 비즈니스 방식이었다.

◆역사적 브랜드 캠페인 ‘테스티드 터프’ 탄생
1970년대, 미국인의 여가생활과 복식문화의 변화에 맞춰 다양한 아웃도어 환경에서 입을 수 있는 옷으로 계속 성장해 가던 중 마침내 거트 보일은 컬럼비아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도약시키는 계기를 만든다.

거트 보일 회장의 기발하고도 엉뚱한 발상으로 엄마의 마음을 표현한 컬럼비아의 역사적인 브랜드 캠페인 ‘테스티드 터프(Tested Tough)’가 탄생했다. 척박하고 혹독한 환경에 자식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어떤 부모든 가장 튼튼하고 잘 만들어진 옷을 입히고 싶어할 것이다.

가능하다면 직접 한 땀 한 땀 공들여 지은 옷을 입히고 싶어할 수도 있다. 테스티드 터프는 이런 부모의 마음을 표현했다. 거트 보일 회장은 자기 자식에게 컬럼비아 제품을 입혀 거친 자연에서 제품력을 테스트하는 브랜드 캠페인을 벌였다.

1984년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가 된 거트 보일은 현재 컬럼비아의 CEO인 아들 팀 보일과 함께 직접 광고에 출연하기로 결정한다. 당시에는 세계적으로 섹스 심벌들이 광고 모델로 활약하고 있었다. 컬럼비아 제품을 입은 채 혹독한 환경에서 테스트를 하는 콘셉트의 이 광고는 방영되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초창기 광고에서 거트 보일은 팀 보일에게 컬럼비아 재킷을 입혀 자동 세차장 기계를 통과시키기도 했고 꽁꽁 언 아이스 링크 얼음 밑에 집어넣기도 했다. 다소 과격하면서도 특유의 유머러스한 방법으로 제품력을 강조했다. 직관적으로 제품력을 강조하던 당시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면서도 거트 보일의 엉뚱한 면모를 잘 보여주는 이 광고 캠페인에 대중들은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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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완벽한 제품을 향한 진정성
어느덧 60대 후반에 들어선 아들 팀 보일은 더 이상 터프한 테스트를 직접 진행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컬럼비아의 거의 모든 임직원들이 그를 대신하고 있다. 올해 93세의 거트 보일은 현재도 컬럼비아 브랜드 캠페인에 직접 출연한다.

강풍이 몰아치는 바위 섬에서 제품 테스트 워크숍을 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드론으로 지령을 전달하는가 하면 추운 새벽에 스키장 리프트 위에서 신제품을 테스트하는 직원들에게 피자를 건네며 테스트를 계속하라고 한다.

때로는 짓궂어 보이기도 하고 혹은 인정사정 없어 보이기도 하는 이 같은 모습에는 그녀의 진정성이 담겨 있다. 사람들이 좀 더 즐겁게 아웃도어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완벽한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그 진정성이 대중에게 유쾌하게 전달되며 대중의 공감을 얻고 있다.

거트 보일은 93세의 고령에도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 현업에서 열정적으로 일한다. 현재도 컬럼비아 PR의 90%를 직접 담당하고 있다.

완벽한 아웃도어를 위한 이 같은 끊임없는 열정이 오늘날 미국·캐나다를 넘어 아시아·유럽 100여 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는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컬럼비아를 있게 한 원동력이다.

김승수 객원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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