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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story] 업무 생산성 높아지고 가정에 충실 … 전환형 시간선택제 효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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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4일 강남 스마트코워킹센터에서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우수사례 경진대회’가 열렸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한 회사들과 실제 사용하는 근로자들이 모여서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은 시간선택제 일자리 경진대회 본선 수상팀의 단체 촬영 모습. [사진 고용노동부]

#1 조혜영씨는 워킹맘이다. 지난해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천안고용노동콜센터에 재입사해 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조씨는 출산 전까지 상담팀장으로 일했다. 출산 후엔 전업주부가 됐다.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까지 썼지만 낯가림이 심한 아이를 어린이집에 떼 놓고 출근할 수 없어 복직신청서 대신 사직서를 썼다.

육아와 일, 두마리 토끼 잡았다?

지난해부터 둘째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조씨. 육아와 병행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마침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시간선택제 근무자를 모집하고 있었다. 조씨는 이를 통해 재입사에 성공했다. 조씨는 “하루 4시간 근무로 육아와 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면서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경력단절여성인 나를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희망이 됐다”고 전했다.

#2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식품가공업체 홈델리는 높은 직원 이직률로 고민에 빠졌다. 숙련된 인력이 학업·건강·퇴직준비 등 개인 사유로 이직하면서 제품 생산에 차질이 있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복지·생산성 저하 등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홈델리는 이를 해소하고자 지난해 10월 전환형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했다.

퇴직준비·학업·육아 등의 사유가 있는 생산직 직원 4명을 시간선택제로 전환했다. 월 40시간이던 근로시간은 월 30시간으로 단축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업무 공백은 대체 인력 직원 2명을 추가 채용해 해결했다. 홈델리 관계자는 “전환형 시간선택제 운영 결과 현재까지 이직자가 없어 직원 이직률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면서 “제품 생산성과 품질 저하 문제도 해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또 전환형 시간선택제로 인해 직원들이 결혼·육아·학업 등의 개인적인 사유 때문에 퇴직하지 않아도 된다는 평생직장의 개념을 가지게 돼 회사와 근로자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선 일하는 문화에 대한 개선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조사에 따르면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취업 희망비율은 2013년 63.5%에서 2015년 78.4%로 올랐다. 시간선택제로 근무하는 근로자의 만족도(2015년)는 신규형이 4.3점, 전환형이 4.4점으로 나타났다. 시간선택제 운영 기업의 만족도는 2015년 상반기 4.05점에서 하반기 4.4점으로 상승했다.

특히 피크타임대의 업무를 분산하고 유연근무를 통해 숙련인력의 이직이 감소하면서 업무생산성과 근로자의 일·가정양립 복지 지원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도입하면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생산성·근무만족도 등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장시간근로를 통한 일 중심의 근로문화가 아닌 근로시간 단축과 유연근로를 통한 일과 가정이 균형을 이루는 선진국형 근로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환형 시간선택제 일자리란 기존의 전일제 근로자가 육아·출산·학업·퇴직준비 등의 이유로 근무시간을 자발적으로 줄여서 일하는 제도다. 업무시간이 줄어들면 이에 비례해 임금도 감소한다. 하지만 퇴직 없이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다. 본인의 희망에 따라 전일제로 복귀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는 만 8세 이하의 자녀가 있는 근로자가 1년간 신청할 수 있다. 전환형 시간선택제는 신청에 특별한 제약이 없다.

우리나라는 근로시간은 최고 수준이나 노동생산성은 최하위 수준이다. 일과 삶의 균형지표는 OECD 38개국 중 34위로 최하위권에 있다. 출산·육아 등의 사유로 직장을 떠나는 경력단절여성은 205만 명을 웃돈다.

네덜란드·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이 시간제일자리·단축근무 등 근로시간 유연화를 통해 단기간에 고용률을 높이고 일과 가정 균형을 유지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에도 시간선택제를 도입해 효율적으로 인력 활용과 생산성 향상 등 기업 경영에 도움을 받은 사례가 있다. 자동차 수리 공구를 제작하는 중소기업인 프론텍은 외국인·비정규직 근로자 대신 정규직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활용해 시간당 생산성이 69% 증가하고 고용창출(20여 명) 효과도 거뒀다고 밝혔다.

◆일·가정양립 정책 도입 확대를 위한 수요조사 실시
고용노동부는 일·가정양립 정책의 도입 확대를 위해 근로시간 단축근무, 남성육아휴직 등에 대한 인식과 활용 의향을 묻는 공공·민간부문 일·가정양립 수요조사를 지난 6일 시작했다.

조사는 오는 6월 7일까지 약 두 달간 실시한다. 이번 수요 조사는 공무원·교사·민간기업근로자 등 430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정부와 경제 5단체가 협력해 모든 공공기관(중앙부처·교육기관·지자체·공공기관·지방공기업 등)과 근로자 500인 이상이 근무하는 대기업 등 총 1만2000여 개소 전체 종사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기관 및 기업의 인사담당자와 근로자를 대상으로 전환형 시간선택제, 남성육아휴직, 대체인력 활용 등에 대한 활용 현황과 추후 활용 의사를 물을 예정”이라면서 “이는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활용해 장시간 근로관행 개선과 일·가정양립 문화를 정착하고, 저출산 저성장 시대에 고용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단순히 제도 안내나 수요 파악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도 활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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