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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데이, '자장면'과 '짜장면' 중 어느 쪽이 표준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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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

언제부터인가 4월 14일은 '블랙 데이'라 불리며 짜장면을 먹는 날이 됐다. 블랙 데이는 2월 14일 밸런타인 데이, 3월 14일 화이트 데이에 연인과 선물을 주고받지 못했던 사람들이 외로움을 달래는 날이라고 한다.

그런데 짜장면을 먹다보니 마음에 걸리는 문제가 있다. 어디선가 '자장면'이 표준어이고 '짜장면'은 틀린 말이라고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자장면'과 '짜장면', 어느 쪽이 맞는 말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은 '짜장면'과 '자장면' 둘 다 표준어에 해당한다. 하지만 '짜장면'이 표준어로 인정받기까지는 많은 논쟁이 있었다.

짜장면의 어원은 '볶은 장을 얹은 면'이란 뜻의 중국어 '작장면'(炸醬麵·zhajiangmian)이다. 1986년 국어연구소(당시 국어원)는 'zh음을 ㅈ으로 쓴다'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자장면을 유일한 표준어로 정했다. 이 결정에 따라 1950년대 이후부터 많은 이들이 써왔던 '짜장면'은 졸지에 틀린 말이 됐다.

이에 많은 이들이 반발했다. 원칙에 집착하느라 대중의 언어 습관과 너무 다른 표기를 내세웠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시인 안도현은 소설 '짜장면(2002년)'에서 "나는 우리나라 어느 중국집도 '자장면'을 파는 집을 보지 못했다"고 쓰며 짜장면 표기를 고집했다. 인터넷에서는 '짬뽕은 표준어로 인정되는데 왜 짜장면은 안 되나'는 질타가 이어졌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은 '기존 원칙을 바꾸는 것은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현 규칙이 오히려 대중에게 불편을 준다'는 주장이 학계 등지에서 발표된 후에야 짜장면 표준어 인정안은 2010년 2월에야 국어심의위원회의 안건으로 올라갔다.

그 후 1년 반의 검토를 거쳐 마침내 2011년 8월31일, 국립국어원은 '자장면'만 표준어로 삼는다는 원칙을 변경해 '짜장면'도 복수 표준어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당시 국어원 관계자는 "국어원은 "1999년 국민 언어생활의 길잡이가 되는 표준국어대사전 발간 이후 언어생활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은 단어를 꾸준히 검토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서 관계자는 "표준어를 새로 인정하는 일은 신중하게 해야 하는 일이어서 어문 규정에서 정한 원칙, 다른 사례와의 관계, 실제 사용 양상 등을 시간을 두고 조사했다"고 밝혔다. 짜장면을 틀린 표현으로 규정한 1986년 외래어 표기법 고시 이후 '자장면은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이란 수많은 지적에 미동도 않던 국어원이 25년 만에 결정을 내린 것이다.

당시 네티즌들은 "짜장면을 짜장면이라 부를 수 없었던 슬픔도 이제 끝입니다" "8월 31일을 짜장면 광복절로 제정해야 합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환호했다. 이제 우리는 TV에 출연한 아나운서들도 '짜장면'이라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자장면'이냐 '짜장면'이냐, 더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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